
옆에 사진이 뭔지 아시겠습니까? 제가 이름 붙이기에 "못버리 애"입니다. 여기서 '애'는 그냥 지칭하는 말입니다. 겨울내내 잘 먹은 감자 박스를 열어보니 골라 먹고 남은 가장 못생긴 감자알들이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날이 따뜻해져서 인지 싹이 많이 났더군요. 그래서 먹지도 못하고 또 식물이지만 버리지도 못하고 몇주를 가지고 있다가 봄맞이 베란다 대청소에서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계속 편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그중에 한 알을 화분에 심기로 했습니다.
감자는 칼집을 내서 눈을 갈라서 심어야 하는데 초보에게 쉬운 일입니까? 그리고 예전에 한알 통째로 화분에 심어본 적이 있는데 키가 장대 농구선수처럼 자라버린 것입니다. 흙이 좋아서 인지, 아니면 알에 영양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하여간 크게 자라버리고 감자는 달랑 2-3개 작은 알이 맺힌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실험을 해봅니다. 아파트 화단에 난화분을 버린 것이 있길래 난화분 자갈을 가져다 왔습니다. 화분 가득 난화분의 자갈을 담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심어봤습니다. 이렇게 키우면 키가 좀 적게 자랄까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한뼘이나 두뼘정도만 자랐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감자꽃이 관상용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흰색의 약간의 분홍빛이 나는 감자꽃. 오랜만이라 보는 재미가 솔솔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흙한줌 없는 저런 자갈 밭에서 잘 자랄지 모르겠습니다. 감자 역사상 가장 척박한 화분일 것입니다. 그래도 걱정이 가득했는데 일단 저렇게 이파리가 나왔습니다. 감자알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감자꽃이나 한번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주워온 애입니다. 지난 한여름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황량한 아스팔트 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르막 길이라 죽자 살자 힘을 주며 겨우 겨우 올라가고 있는데 언덕에 있는 꽃집이 보입니다. 문이 닫힌 꽃집에서 종이컵 도의 작은 화분에 담긴 말라 비틀어진 것 나를 발견했습니다. 명색이 꽃집인데 제대로 물주고 키우면 될텐데 꽃이 진 후라 그냥 버린 듯합니다.
그냥 두면 쓰레기가 되거나 말라 죽을 것 같아서 몇개 되었지만 다 가져오기는 그렇고 하나를 가지고 집에 왔습니다. 며칠 물을 주니 입이 살아나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몇달 있다가 입과 줄기가 다 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화분을 비워보니 알뿌리가 있더군요. 망태에 넣어두었다가 늦가을에 다시 심은 겁니다. 이름도 모르고 꽃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식물이었는데 그냥 새화분에 옮겨심고 열심히 물을 주었습니다. 초보자가 할 줄 아는게 뭐있습니까? 화분의 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게 전부지요. 그렇게 열심히 애기와 번갈아가며 물을 주었더니 이번에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런데 꽃이름을 모르겠네요. 꽃이 펴도 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보는 꽃인데 나리도 닮았고 백합도 닮았습니다. 향기는 없는만 꽃하나는 큼직히 화려하게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