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갑자기 며칠전 교통 사고가 기억이 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그때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목욕탕에 갔는데 온몸이 멍이고 목도 아프고..."
"그날 병원 안갔습니까?"
"할아버지가 알면 뭐라고 해서... 견딜만 해서 견디고 있어..."
"목만이라도 엑스레이 찍어보시고 병원에가서 괜찮은지라도 의사선생님한테 물어보세요"
"지금 전화도 밖이니 받지 집에서는 못받아. 문제 있으면 내가 전화할께..."
할머니는 앓는 목소리로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제 애기랑 동네를 걸어나와 큰 길에 나왔는데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파란불이 바뀌고 할머니가 길을 건너는데 오토바이가 친겁니다.
할머니가 완전히 넘어지고 오토바이에 깔릴 정도로 사고였습니다.
할머니가 정신이 없는 것 같아, 제가 교통사고 낸사람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안심이 안되서
할머니의 전화번호도 받고 제 전화번호도 적어주었던 것입니다.
늘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로 오토바이를 번호가 보이도록 찍어 두었습니다.
갈길도 있고 애기가 보채기도 하고 제 3자인 제가 더이상 관여하는 것도 그래서
충분히 설명만 하고 문제 있으면 나중에 연락하시라 당부하였습니다.
병원가시는 모습도 보지 못했고 행여 크게 다친신 거였나 싶어
걱정이되어 전화를 걸어 본 것입니다.
할머니가 약해진 나이가 많은 몸이라 많이 다쳤을텐데...
어디 닿기만 해도 멍든 데가 아프다는데...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제인지 그전날인지도 불분명한 날 밤에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저장해둔 기억에는 "이 꿈 정말 기분 좋은꿈이고 재수가 좋겠다"
였습니다. 그런데 잠이 깨고 금방은 기억이 났는데 그후 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탓인지 어떤 꿈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정말 기분 좋았다는 것뿐입니다.
어떻게 꿈이 그렇게 지워질 수 있는지...
그래서 편의점을 지나다가 복권을 5,000원어치 샀습니다.
달랑 그 희미한 꿈의 기억에 의존해서 말입니다.
별 연관성 없는 두가지 기억이지만 제가 존재한다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서도 살고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웃과도 그렇게 살아가고 말입니다. 한번 스쳐가는 실존하는 이웃이
더 중요한지, 그냥 나의 지워진 꿈이 더 중요한지 판단도 서지 않는....
그런 시간과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