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백산 정상에서 유창혁, 이창호 사범님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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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에 다녀 왔습니다.
청명한 공기, 산 봉우리에 곱게 노을진 단풍, 끝없이 펼쳐진 허공의 푸른 정기.
내 마음 곳간이 풍성해지도록 하나도 빠짐 없이 담아 왔습니다.
고성에서 함께했던 그 반가운 얼굴들, 그 얼굴들을 그곳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 분들을 뵈니 까맣게 잊고 있던 그 무엇이 머릿 속에 한 줄기 빛처럼 스며듭니다.
"연리지나무님, 오랜만입니다."
한 동안 '연리지'라는 말만 곱씹어도 마음이 투명해졌던 23살 소녀는,
그동안 뭐에 정신이 팔렸었는지 타락에 타락을 거듭하며 정신나간 사람처럼 시간을 보냈지요.
이제 돌아왔습니다. 많은 일들이 생겼었어도 정신을 차리고보면 모든 게 그대로입니다.
나만 먼 곳에 있다가 돌아온 느낌입니다.
모든 것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습니다.
*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태백산의 순결한 초록내음이 코끝에 스칠 무렵,
핸드폰이 "드르르르르" 몸을 떱니다.
이녀석도 애정결핍인가봅니다. 시도 때도 없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 몸부림치는 걸 보면.
"아, 이도윤기자?"
낯설은 듯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편안한 목소리.
정겨운 사투리가 묻어나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목소리.
선비만석님입니다.
아, 어찌나 반갑던지요. 소라네님, 태평역님, 영바모님 등 많은 분들이 그곳에 함께하실 거라는 반가운 소식도 따라옵니다.
연리지를 위해 밤 한아름을 챙겨오셨다는 선비만석님.
아, 그 넉넉하고도 푸근한 마음에 세상을 다 가진 부자가 되었습니다.
선비만석님, 태평역님. 덕분에 태백산의 저녁공기가 차갑지 않았어요.
감사드려요. 정말로.
그리고 빈삼각묘님, 여러모로 신경써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인연, 잊지 않겠습니다.
*
10월 2일 저녁,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여자는 저 혼자였던 터라, 평소 친분(?)이 있었던 김영삼, 한종진, 이창호 사범님과 같은 숙소를 쓰게 됐습니다. 40평의 커다란 콘도 안에, 방 한칸은 제 차지가 됐습니다.
제가 어색해할까봐, 한종진 사범님은 "엠티 왔다고 생각해~" 말씀 하시며 웃습니다.
저도 따라 웃습니다.
까르르, 여기 저기서 웃음이 터집니다.
간단하게 씻고, 이창호, 유창혁, 한종진 사범님과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과음을 해서인지 새벽까지 끙끙 앓았더랬죠. 푸-
유창혁 사범님은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유머도 있으시고, 말도 잘하시죠. 달변가입니다.
이창호 사범님은 알려진 바대로 조용~합니다. 가끔씩 미소 지으며 묵묵하게 남의 이야기를 듣는 스타일이죠.
한종진 사범님은 제가 중학생 때부터 꿉벅~인사드렸던 오래된 인연입니다.
태백산에서의 추억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