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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이 뽑는 BEST5 [외국영화편]
2008-03-20 오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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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이 뽑는 BEST5 (외국영화편)
며칠전 디스코텍편을 읽은 분들은 제가 국일관에서 K와 부르스를 춘 부분을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죠 제가 이 글을 연재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제 날라리 시절이 폭로될 수 밖에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글의 독자는 여러분뿐만 아니라 무서븐 제 와이프도 있으니 이 를 어
떡합니까?
누가 우리 와이프 좀 말려줘요
여하튼 심닿는 대로 또 적어봐야죠
오늘은 외국영화편이군요
1.대부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마론 브란도
대부는 당시 31세의 젊은 감독 코폴라가 마리아 푸조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그의 4번째 영화였습니다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흥행면에서도 30여년간 상영되어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앞지른 탁월한
수작이었습니다
2차대전후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돈 코르레오네家"를 중심으로 순수와 죄악
이 교차하는 인간심리의 양면성을 마피아조직간의 음모, 살인, 의리와 배신을
통해 낭만적인 시각으로 그렸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제가 최초로 본 심야영화였습니다
통금이 아직 남아있던 81년 크리스마스이브날 서울극장에서 당시 이화여대다
니던 국민학교 동창 L이랑 걔친구 두명 저와 제 친구 둘 해서 남셋여셋이서 봤
었습니다
아 참 20대이하분들을 위해 그 때는 통금은 있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와 제야
에는 통금이 해제되었었다는 설명도 필요하겠군요
영화가 끝나자 L이 하는 말
"여자 가슴을 정면에서 보여준 건 처음 아니야?"
그랬습니다 저도 그 영화에서 완벽하게 여자가슴을 처음 보았습니다
영화를 마치고 극장문을 나선 새벽 하늘에서는 소담스럽게 눈이 내리고 있었
습니다
훌륭한 영화를 보고 낭만적으로 눈까지 내리는 건 좋았지만 날이 날인지라 택
시는 구경조차 할 수 없고 다 들 집에 갈 일이 큰 걱정이었습니다
할수없이 다들 제기동 제 자취집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눈길 대장정을 시작했
습니다
종로 6가까지는 로맨틱했고 신설동까지는 지리했습니다
거기서 제기동까지는 어땠나구요?
낭만, 낭만같은소리하고 자빠졌네
한마디로 지랄같았습니다
2.정무문
감독: 로 웨이
주연: 이소룡
어릴때부터 신문을 즐겨보던 저는 해외가쉽란에서 이소룡이란 생소한 배우의
장례식에 수백만의 인파가 몰렸다는 기사를 접했고 이게 저희 3형제가 대구
한일극장에서 첫개봉일 첫회에 정무문을 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이소룡의 첫 소개작이었던지라
개봉일 첫회의 극장은 띄엄띄엄 몇몇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영화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곧 저희 3형제는 이소룡의 가식없는 액션과 완벽한
역삼각형의 뛰어난 몸매, 생전 처음 본 쌍절곤의 위력에 완전히 압도당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상기된 표정으로 극장문을 나선 3형제는 여늬때와 마찬가지
로 이 영화가 과연 지금껏 본 영화중 가장 나았는가를 놓고 토론에 들어갔습니
다
그때까지 기껏 중국영화나 봐왔던 우리는 한시대를 풍미했던 왕우의 "외팔
이"와 느와르의 시조격인 깡다위의 "복수", 정통무협중 최고의 영화였던"14인
의 여걸"따위를 재쳐두고 만장일치로 정무문을 1위에 올려 놓았었습니다
3.미드나이트 카우보이
감독: 존 슐레징거
주연: 더스틴 호프만, 존 보이트
당시 미드나이트 카우보이는 데니스 호퍼 감독의 "이지 라이더"와 함께 뉴시네
마계열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존 슐레징거는 외국인(영국인)의 신분으로 아메리카 도시의 어두운 공간과
그 속에서 질식해 버리는 인간군상을 통해 현대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밀도
있게 그려내어 4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움켜쥐게 됩니
다
텍사스의 카우보이 신분으로 남창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꿈을 안고 뉴욕으
로 온 죠 벅(존보이트분)과 절름발이 사깃꾼 랏죠(더스틴 호프만분)의 동성애
를 그린 소재의 파격으로도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더스틴 호프만의 절름발이 연기는 그가 아니면 도저히 해낼수 없
는 리얼 그 자체였습니다. 역시 열연한 존 보이트는 이 영화 이후 또 하나의 수
작 "폭주기관차"에서 호연했으나 얼마전 "아나콘다"같은 3류영화에 나오는 걸
보곤 할 말을 잃었습니다
4.칼라 퍼플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대니 글로버, 우피 골드버그
이 영화는 "죠스"로 27세에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
한 몇안되는 비상업적 영화였습니다. "흑인을 주연으로 쓴 영화치고 흥행에 성
공한 영화가 드믈다"는 당시의 통례대로 스필버그의 다른 영화에 비해서 흥행
면에서는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아카데미상 11개부문 후보
에 오르고도 단 1개도 수상 못한 비운의 명작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흑인감독인 "스파이크 리"와는 달리 백인 신분으로 또 다른 각
도에서 흑인문제를 깊이있게 다룬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저는 영화관에서 캠퍼스 커플이었던 과친구를 만났습니다
요즘과는 달리 그 당시에는 C.C라는 사실을 감추고 다닐때라 두 친구가 절 보
고 무척 당황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군요
둘은 그 이후에도 세느강변(제기천을 우리학교에서는 이렇게 불렀습니다)을
거니는 모습이 자취집 창가로 저에게 여러 번 띄었으나 결국 결혼까지 이르진
못했습니다
5.포세이돈 어드벤쳐
감독: 로날드 님
주연: 진해크만, 어네스트 보그나인
이 영화는 당시 "타워링", "대지진" 같은 영화들과 함께 재난영화의 대표작으
로 꼽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호화 여객선 포세이돈호의 침몰을 그린 작품이란
면에서 작년 극장가를 휩쓸었던 "타이타닉"과 견주어 볼 수 있으나 잔 기교가
아닌 재난영화 그 자체로서 볼 때 오히려 더 뛰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이들기 전의 진해크만이 스코트목사역으로 호연했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
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진 해크만은 "후랜치 커넥션"에서 뽀빠이 형사역으
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44회)을 받는 등 뛰어난 배우였으나 근래 영화에선
중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실망스럽더군요
숀 코네리는 나이가 들면서 더 나아보이던데 말입니다
이 영화는 유일하게 우리 전 가족이 같이 본 영화였습니다
한약방을 하셨던 저희 아버님이 그 날 따라 기분이 좋으셨던지 어머님께 금반
지를 선물하시고 돈까스외식에다가 영화까지 보게 주셨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한 10분이 지났을까?
우리는 점차 고조되는 영화속 긴장감에 빠져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기 이기 무시기 집안 망신입니까?
저희 아버님이 의자뒤로 목을 제치신채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고 계신게 아
닙니까?
그 뒤로 저희 가족은 가족 단위로 영화관에 간적이 없습니다
오늘 따라 돌아가신 아버님이 더 생각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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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돌부처쎈돌
오오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