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이 뽑는 BEST 5 (디스코텍편)


물흐린다고 문전박대 당해 락카페도 못 가본 우리 386세대

더더구나 테크노바는 어떻게 생긴건지도 모르는 우리들이지만 대신 우리들에

겐 고고가 있었고 디스코가 있었습니다

"디스코는 들어봤는데 고고가 뭐하는 거냐고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코메디프로에서 젊은오빠 임하룡이 짧은 교복바지에 빨간

양말신고 나와 투스텝도 밟고 다이아몬드스텝도 선보이더군요

그게 고고춤의 기본스텝이었습니다


자 그럼 그 시대의 디스코텍을 방문해 볼까요?


1.코파카바나

우리과에는 코파맨으로 불리는 4인방이 있었습니다

코파맨이란 무교동에 있는 디스코텍 코파카바나에 가면 항상 만날 수 있는 춤

바람난 날나리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 사인방중 일인이었죠

당시의 코파는(모두들 줄여서 코파라고 불렀음) 장안에서 가장 물 좋은 곳으

로 평가받았고 DJ의 선곡이 기가 막혔던 곳이었습니다

1~2층이 다 디스코텍으로 규모도 꽤 큰 편이었지만 항상 발디딜 틈이 없었습

니다

우리 사인방은 항상 1차는 그 유명한 낙지골목에서 입을 호호 불며 매운 낙지

한접시와 소주 서너병을 비우고 2차는 코파로 가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다들 어엿한 중견 사회인이 되어있는 세녀석들은 지금은 날티 안내고

골프채 흔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2.우산속

신촌로타리에 있었던 우산속은 학교밀집지역인 지리적인 장점과 장안의 유명

가수를 초빙하여 그 시대 대학생들은 누구나 한번쯤 가 본 명소였습니다

그 시대의 "조성모"였던 구창모가 나와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열창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군요.

가격대도 비싸지 않아 코파보다는 조금 대중적인 곳이었습니다


3.마이하우스

마이하우스는 명동에 있던 디스코텍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명동이 성가를 구가할때라 가격대도 비싸서 회사원과 학생들이

얼추 반반쯤 되었습니다

이 곳은 가격이 비싸니만큼 나오는 가수들도 중량급으로 기억나는 사람들로는

"신중현과 엽전들" 봄비의 "박인수"등이 떠오르네요

또 즉석 디스코 경연대회도 열어 상품도 나눠주곤 했었습니다

저는 당시에는 마이하우스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간혹 술에 만취한

30대 회사원들이 몰려와 고고도 아닌 것이 디스코도 아닌 관광버스 춤 비스무

리하게 제멋대로 팔다리를 휘저으며 온통 스테이지를 헤매고 다니며 물을 흐

려놓곤 해서였습니다


그때는 정말 정말 몰랐습니다

당시의 코파맨이었던 제 꼬라지가 이렇게 될 줄은 말입니다

지금 어쩌다 회사 후배들에게 이끌려 나이트에 가면 제 춤은 그야말로 환갑잔

치의 니나노춤이 되어 있더군요


4.국일관

이번엔 그 유명했던 종삼의 국일관 차례군요

국일관은 당시 부킹의 천국으로 평가받던 곳이었습니다

3 : 1 법칙 (3곡 디스코곡 연주후 1곡 부르스곡)을 비교적 준수했고 학생보다

는 산업전사들이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백고이 불여일부"의 뜻을 아십니까?

백번의 고고보다 한번의 부루스가 낫다는 지고한 진리의 말쌈입니다

밥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 나 에릭 크랩턴의 "Wonderful

Tonight"등이 당시 곧 잘 나오던 부루스 곡이었죠


한번은 제 여자친구였던 L과 L의 여자친구 K랑 국일관을 간적이 있었습니다

L은 저와 K가 부루스를 출 것을 권했고 저는 못이기는척 K와 부루스를 추러 나

갔습니다

한창 춤을 추다가 무심코 테이블을 본 순간 L은 잔뜩 독기품은 눈으로 저희 둘

을 째려 보고 있더군요



"그럴껄 왜 등 떠밀어?"



5.원 투 스리

끝으로 종로 2가의 원투쓰리입니다

이 곳은 신입생들의 전당이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했고 테이블없이 콜라만 마실 경우 1500원 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지금 제가 적고 있는 이 글을 보고 회사 후배들이 믿을 수 없다며 다 들 고개

를 흔들고 있군요



"더러븐 짜석들 너거들도 10년만 있어 보그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