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이 뽑는 BEST 5 (친구일화편2)

나작에 이름을 걸고 여러 쟁쟁한 고수님들과 같이 연재를 하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군요
여하튼 새로운 일에 조그만 기쁨도 느끼며 보내는 나날들입니다


이번에는 친구일화 두번째입니다

이번에도 결코 제 친구들의 인격을 생각해서 이름은 이니셜로 표기할 수 밖에

없음을 엄숙히 알립니다


1.친구2

내 친구 S는 사수를 했었습니다

고지를 사수했다는 말이 아니고 대학입시에 세번 실패했다는 말입니다

이 친구가 재수할때 항상 학원앞에는 여시같이 예쁘게 생긴 여학생이

기다리고 서있었고 이 친구가 학원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팔장을 끼고 시내로 놀러가곤 했었습니다

당연히 입시에 떨어지고 S는 그 여시를 피해 서울에서 삼수를 하기로 했
었습니다

서울에는 누구보다도 믿을만한 친구인 제가 있기도 했구요

그 당시에는 학원도 전형시험이 있었고 시험당일 아침 저는 그 친구와

후암동 45번 종점앞 다방에 앉아 있었습니다


"S야 그럼 시험 잘쳐라 들어가 봐야지"

"야 상자야 도저히 자신이 없다 니가 대신 좀 봐라"

잉 이게 무슨 문둥이 콧구멍에 마늘 빼 먹는 소리.......

"이 녀석아 내가 수학책 놓은 지가 언젠데… 또 너랑 나랑은 전혀 안 닮았잖
아"

그 친구는 주섬주섬 책을 집더니 가슴에 달린 사진을 뻬서 저에게 확 던지

고는 냅다 뛰기 시작했습니다


"야 S야" 저는 뒤따라 나가다 차값을 받으려는 다방마담의 태클에 붙들렸

고 어쩔 수 없이 친구 사진을 달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장발을 더욱 드리우고 고개를 푹 숙인채 악몽의 두시간을 보내고 난후

학원앞에서 그 죽일 놈의 S를 만났습니다

"야 상자야 발표 보고 떨어지면 연락하지 마라. 지금 대구로 간다"

"어휴 친구만 아니면 넌 죽었다"

"죽여라 죽여. 니 친구 죽지 내친구 죽냐?"


시험발표날은 무지 추웠습니다

저는 제 대학입시 발표를 보는 것 보다 더 떨렸습니다

고연대반에 S의 이름을 확인하곤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S는 학원등록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후 학원선생의 호출을 받았습니다

"자네 연고대반을 지원했지?"

"예"

"전형시험성적이 상당히 우수한 데 왜 연고대 반을 지원했나 ? 내일부터 서

울대반으로 옮기게"


친구는 삼수기간내내 서울대반 진도를 따라가느라 곤욕을 치렀고 역시 또

떨어졌죠



"야 상국아 애기 빨리 가져야지"



2. 친구3

C는 세칭 학교에서 장군이었습니다 요즘은 짱이라고도 부르더군요

적당한 깡과 빠른 주먹으로 저보다도 머리통 하나는 큰 친구들을 사정없이

눕히곤 했었습니다

허구헌 날 싸움에다 기집질로 날을 보낸 이 친구는 급기야 예비고사 당일

대각선에 앉은 키작은 모범생을 협박하여 답안지를 몽땅 베끼는 혁혁한 전

과를 거두었고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발표날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와 몰려가 서로서로 성적을 확인했는데 C의 성적은 친구들 중에

도 탁월한 수준이었습니다

C는 으쓱하였고 여하튼 우리들은 C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발표장 분위기도 어느정도 정리돼 갈 즈음 C는 슬그머니

빠져나가 공중전화로 가느거 였습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C 왈

"야 인애야 도저히 떨려서 혼자서는 발표를 못보겠다 지금 만나서 같이 보

러가자"


저희들은 30분후 인애의 팔장을 끼고 발표장으로 올라오는 C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야 진홍아 짜석아 연락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