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소설을 읽고 싶다. 내가 읽고 싶은 바둑소설은 '승부'가 없는 바둑소설이다.

모든 바둑 소설은 "승부"가 기본이고 바둑으로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나오고

그런 인생이 주된 내용이다.

내가 읽고 싶은 바둑소설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것에서 벗어난 바둑을 두는

사람의 인생사가 담긴 소설을 읽고 싶은 것이다.

(예를들어 "바둑판 속 풍경 시리즈"같은 이야기가 소설화 된 것입니다.

 물론 제가 적은 것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적당한 예는 아니지만 ㅠㅠ.

 아니면 "기마전설"같은 이야기.. 이것도 제가 적은 것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듯 ㅠㅠ)

요즘 같이 전문직업인의 이야기가 드라마, 소설, 영화, 만화가 되는 호시절에

바둑만 늘 같은 틀에 잡혀서 소설을 그려내는지 궁금했다.

궁금하면 생각해본다.

왜그럴까?

바둑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두부류라고 생각한다.

프로기사나 아마고수 같은 바둑을 잘두는 사람이 소설에 능력이 있어 소설을 적거나

소설가가 바둑을 잘 둬서 소설을 적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바둑 소설을 적을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적다.

너무 적은 인적구조다 보니 다양한 소설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보다 보니 한가지 이유가 더있다.

바둑 두는 사람의 강박관념이다.

바둑을 잘 둬야 바둑소설을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둑소설을 적는다면서 반상에 매달리고

시선이 좁아지다보니 천편일률적인 바둑 소설이 나오는 것이다.

늘 정상을 향해서만 가는 형태인 것이다.

바둑을 두는 모두가 꿈의 1급을 향해서 가듯이 말이다.

그러나 바둑 소설은 그런 것이 아니다.

바둑소설은 바둑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해본 사람이

바둑소설을 적어야한다.

바둑을 잘 두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은 벗어나야한다.

'바둑은 이런 것이다'라는 정의를 수도 없이 내려본 사람만이

바둑소설에서 그 수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즉, 바둑소설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적을 수 있는 사람은 기력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바둑에 대한 상상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결론을 내리고 보니,

바둑에 대한 상상이 많은 사람은 바둑고수보다도 더 적은 수인 것 같다.

그래서 바둑 소설이 재미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작가군도 형성안되고 경쟁도 없다보니 다양성도 없고...

'나무등지고'의 이야기가 늘 그렇듯이

대안은 있다.

팀을 만들면 된다.

스토리 작가도 있고 그것을 소설로 그려내는 작가도 있고

기획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회의를 거쳐서 만들면

부족한 면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에서 많은 상상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분업인 세상인데, 바둑소설을 만들겠다고 기획하고

팀을 만들어 단체로 적은 들 무슨 욕이 될까?

사실, 오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바둑에서 정과 사를 생각해봤다.

만약 바둑소설을 무협스타일로 만든다면 과연 정사의 구분은 어떻게 될까?하고...

바둑계에도 무협바둑소설이 있었다고 한다.

월간바둑에 연재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본적은 없다.

그래서 어똔 소설이었을까 생각해보다가 바둑계의 정사를 구분해보게 된 것이다.

바둑계에서

무림맹에 해당되는 것을 찾자면 아마 한국기원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기원이 정파일까?

나는 사파이라고 생각한다.

사파가 바둑계를 점령하고 만든 단체가 한국기원인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 시절부터 맨날 바둑공부만 해서 일반인은 따라올 수 없을정도의

기력을 쌓고 또 상금만을 쫓으며 바둑을 두는 사람이 정파일 수는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마치 사파의 무공수련처럼 보였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파는 누구일까?

그냥 바둑계를 사파단체인 한국기원에 내주고

그냥 유유히 바둑을 즐기며 사는 일반인들이 정파가 아닐까?

흩어진 정파사람들이라고나 할까?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이라면

이런 구조에서 정파사람이 기연으로 고수가 되어

사파인 한국기원을 제압하는 스토리가 아닐까?

오로에서도 이런 소설 하나를 여름 특집으로 연재해 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