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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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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가려울때
2011-04-06 오후 5:34 조회 5382추천 7   프린트스크랩

젊은 시절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참 화창한 날씨였고요 바람한 점 없는 그냥 맑은 날이었습니다
따뜻한 봄이었고요
나른한 날이라 느낄 수도 있는 날이었고요
평화로운 날이라고 할 수도 있는 날이었고요
그런데, 저는 그와중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가려운 겁니다
아주 예전에는 머리 매일 안감았잖습니까?
그래도 그 시절은 다들 머리 매일 감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그냥 안 감은 겁니다
머리 며칠 안감는다고 해도
가렵거나 그렇지 않잖습니까?
그런데 그날 딱 걸린겁니다
너무 가려운 거지요
그렇다고 어디 집 밖에서 머리 감을 때가 잘 있습니까?
예전 김종필총재가 총리하던 시절,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해외로 갔잖습니까?
딱맞는 경우는 아니지만, 저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렵지만 참기로 했습니다
꾸욱....
그런데 뭐든지 참으면 더 생각이 나는 법
지족선사도 많이 참았을 것 아닙니까
참는다고 될일이 있고, 또 안되는 일이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일까...
참을수록 더 생각이 나는 겁니다
더 가려운 겁니다
그래서 급하게 머리를 짜내서..
비누한장 구해서 공용화장실 세면대에 머리쳐박고
감았습니다. 혹시나 또 가려울까바 비누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머리에 대고 부벼서 거품을 냈습니다
봄이었지만 아직 수돗물은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가려운 것때문에 찬물 뜨거운 물 가릴때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찬물을 느끼면서 헹구고 나니
시원하더군요. 가려움이 없어진 겁니다
반나절 이상 괴롭히던 것이 이제 시원함으로 바뀌었습니다
화장실을 나오는데 바로이 살짝 불어지나가더군요
물기에 바람이 지나가니 더 시원하더군요

지난 날의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고 있는데
기억의 마지막이 다른 사건으로 이어져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맨날 보던 친구가 있었는데...
야심한 밤에 집에 같이 걸어가게 된 것입니다
걸어갈 거리는 아닌데, 걸어가게 된 것이지요
그 친구와 방향은 같았지만 저는 걸어서 1시간
그친구는 30분정도 더 가야했습니다
둘이 이야기하다가 바둑이 너무 두고 싶어진 것입니다
위의 머리가 가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가는 길에 작은 다리를 건너서 있는 허름한 기원을
발견하고는, 문 닫을 시간에 들어가서 한판 두고 나왔다는 거 아닙니까..
승부의 결과는 기억에 없습니다
둘다 기력은 9급정도 되었을라나요..
둘이 얼마나 바둑 생각이 간절했던지
바둑 두고 나오니 속이 시원하더군요

바둑에 대한 간절함....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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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11-04-06 오후 6:23: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mecosys |  2011-04-06 오후 8:55: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욕구 와 그 욕구를 충족을 했을때의 만족..,, 그리고 행복
글 잘 보고 갑니다.  
가죽商타냐 |  2011-04-07 오전 7:31: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일주일 넘게 안감은적도 있어서...  
작은시집 |  2011-04-07 오후 10:53: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일로 잊지 말고 골라잡고 갈 삶의 맛은...
무병 맛이 아니라 앓다가 낫는 맛 ...? 이라던 황동규 시인의...  
나무등지고 ^^안녕하세요? 그게 앓다가 낫는 맛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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