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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가려울때
2011-04-06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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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참 화창한 날씨였고요 바람한 점 없는 그냥 맑은 날이었습니다 따뜻한 봄이었고요 나른한 날이라 느낄 수도 있는 날이었고요 평화로운 날이라고 할 수도 있는 날이었고요 그런데, 저는 그와중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가려운 겁니다 아주 예전에는 머리 매일 안감았잖습니까? 그래도 그 시절은 다들 머리 매일 감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그냥 안 감은 겁니다 머리 며칠 안감는다고 해도 가렵거나 그렇지 않잖습니까? 그런데 그날 딱 걸린겁니다 너무 가려운 거지요 그렇다고 어디 집 밖에서 머리 감을 때가 잘 있습니까? 예전 김종필총재가 총리하던 시절,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해외로 갔잖습니까? 딱맞는 경우는 아니지만, 저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렵지만 참기로 했습니다 꾸욱.... 그런데 뭐든지 참으면 더 생각이 나는 법 지족선사도 많이 참았을 것 아닙니까 참는다고 될일이 있고, 또 안되는 일이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일까... 참을수록 더 생각이 나는 겁니다 더 가려운 겁니다 그래서 급하게 머리를 짜내서.. 비누한장 구해서 공용화장실 세면대에 머리쳐박고 감았습니다. 혹시나 또 가려울까바 비누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머리에 대고 부벼서 거품을 냈습니다 봄이었지만 아직 수돗물은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가려운 것때문에 찬물 뜨거운 물 가릴때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찬물을 느끼면서 헹구고 나니 시원하더군요. 가려움이 없어진 겁니다 반나절 이상 괴롭히던 것이 이제 시원함으로 바뀌었습니다 화장실을 나오는데 바로이 살짝 불어지나가더군요 물기에 바람이 지나가니 더 시원하더군요
지난 날의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고 있는데 기억의 마지막이 다른 사건으로 이어져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맨날 보던 친구가 있었는데... 야심한 밤에 집에 같이 걸어가게 된 것입니다 걸어갈 거리는 아닌데, 걸어가게 된 것이지요 그 친구와 방향은 같았지만 저는 걸어서 1시간 그친구는 30분정도 더 가야했습니다 둘이 이야기하다가 바둑이 너무 두고 싶어진 것입니다 위의 머리가 가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가는 길에 작은 다리를 건너서 있는 허름한 기원을 발견하고는, 문 닫을 시간에 들어가서 한판 두고 나왔다는 거 아닙니까.. 승부의 결과는 기억에 없습니다 둘다 기력은 9급정도 되었을라나요.. 둘이 얼마나 바둑 생각이 간절했던지 바둑 두고 나오니 속이 시원하더군요
바둑에 대한 간절함....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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