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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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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짓
2011-03-27 오후 10:17 조회 3358추천 8   프린트스크랩

아파트 화단입니다
화분을 뒤집어 흙을 쏟아내고 다시 흙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은 작년 겨울보다 많이 추웠나봅니다.
작년에는 얼어서 죽는 화분이 없었는데
올해는 베란다에 둔 화분중에 몇개가 겨울을 나지 못하고 얼었습니다.
화분을 뒤집어 뿌리가 얼어서 썩은 건 골라내고
뿌리가 많은건 나누는 작업입니다

지난 가을 급하게 백합뿌리를 가져다가
임시로 작은 화분에 뿌리를 뭍고 다시 손 볼 요량으로 흙을 덮어둔 적이 있었는데
그후 손을 대지 못하고 겨울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어느 화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습니다
또 새싹이 올라왔는데도 몇년을 키운 백합이건만
다른 것과 구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양지바른 아파트 화단에
쭈그리고 앉아 애기와 같이 분갈이를 합니다
애기의 서툰 꽃삽질과
저의 능숙한 맨손으로 말입니다
저도 초보지만 몇년째 이걸 하다보니
목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을 삽처럼 그냥 흙은 잡아서 그냥 슥슥합니다

쭈그리고 앉은 탓에 드러난 허리를 찬 바람이
훝고 지나갈때는 지난 추위가 생각이나 움찔거리게 되지만, 봄의 햇빛은 따뜻하네요
바람만 없으면 눈을 감고 평상 같은 곳에서 자면서 즐기고 싶은
따뜻함입니다

돈과 시간이 중요한 현대에서
비싼집, 좋은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돈의 사치라면
한가히 봄볕을 즐기는 것은 시간의 사치고
할일없이 화분에 백합뿌리 분갈이하는게 낭비가 아닐까합니다.

비싼집, 좋은차가 불가능해서 스스로 위안하는 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봄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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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 |  2011-03-27 오후 11:09: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주 정겨운 봄의 사치입니다.  
당근돼지 |  2011-03-28 오전 5:0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며칠전 분갈이를 마쳤답니다...........감사 합니다.  
李靑 |  2011-03-28 오전 5:47: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춘곤에 새벽된 줄 모르다가
이곳저곳 새 소리를 듣는다.
밤 새워 울던 비바람 소리에
꽃들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鳴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
(맹효연. 봄의 새벽 )

 
가죽商타냐 |  2011-03-29 오전 4:11: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부럽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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