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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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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방
2010-12-20 오후 4:06 조회 3259추천 7   프린트스크랩

처음에는 코를 곤다고 마루로 쫓겨난 것이
이제는 마루에서 책을 본다고
또 마루에서도 쫓겨나서 문간방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가장 추운 방이라 잘 사용하지 않는 방인데,
그곳에서 겨울잠 자는 뱀처럼
한겨울 또아리를 틀게 되었습니다

벽을 확장한 곳의 북쪽 창이라 창쪽으로는
차기운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얼굴에도 냉기가 느껴지지요
아파트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인데,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래서 발을 창쪽으로 하고 자는데,
발을 덮는 이불이 차갑습니다
그나마 얼굴쪽을 덜한데 말입니다.
어떻게 자냐고요?
그냥 요령껏 잡니다.
그 요령이라는 것이..
일단 옷 많이 입고
이불 하나는 접어서 두께를 두배로하고 그위에 다시
이불 하나 더 덮고 잡니다.
그렇게 하면 따뜻하냐고요?
아니요.. 그냥 잡니다..
따뜻은 하지 않지만, 덕분에 새로운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옛날 기억이 살아 난 것이지요
어릴때 살던 집은 지금보다 단열이 더 잘 되어 있을리가 없고
두꺼운 이불에 연탄불을 많이 피우고 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불 밖으로 발이나 다리가 하나 내놓고 자면
감기 걸리고 말입니다.
그래도 온기를 찾아서 웅크리고 자던 때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누워도 잠이 잘 안오지요?
그거 방이 너무 따뜻해서 그렇습니다
이불안이 좋은 걸 모르는 것이지요
이불안이 편안하고 포근하려면
푹신한 거위털 이불 같은게 필요한 게 아니고
방안이 추우면 됩니다. 외풍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럼, 머리는 시원하고 몸은 따뜻해지지요
추위와 싸우며 자는 잠이 정말 푹 자는 것 같습니다
잠자리가 귀해 진 것이지요
별 것 아니라 누구에게도 말을 안했는데...

말난 김에 하나더 적을까 합니다.
며칠전의 일입니다.
아침에 녹차 마시고, 시간이 좀 지나서 둥굴레차 마시고,
또 누가 사둔 대나무잎차가 있어서 그것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뭘 먹어도 크게 맛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노후에 뭘할까하는 망상을 하게 되었는데,
만평정도 되는 땅을 사다가 나무를 가득 심고
작은 초가 하나 마련해서 자급자족하면서 사는 데
생각이 미치더군요
인적도 드물고, TV도 라디오도 없는 그런 곳이지요
그러다보니 유일한 낙은 차를 마시는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그렇게
차를 한잔 마시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지금 있는 차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너무 많은 차를 가진 것이라 맛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의 잠자리와 같은 의미인 것 같아서 같이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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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10-12-21 오전 6:55: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팔공선달 |  2010-12-21 오후 7:52: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렇네요...풍요속의 빈곤이라더니.  
가죽商타냐 |  2010-12-22 오전 9:37: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양말까지 신고 자지요... 추운방이라 커피맛도 좋지요.. 부엌가서 커피타기가 좀..ㅠㅠ  
AKARI |  2010-12-22 오후 10:35: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금 있는 차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너무 많은 차를 가진 것이라 맛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와..
발상의 전환의 말씀이시네요...추운 방 이야기도 그렇고요..
감사합니다...  
一圓 |  2010-12-25 오전 10:56: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머리맡에 두고 자면 그릇안에 물이 아침되면 땡땡 얼어붙던 겨울의 아침이 때론 그립읍니다
행복의 가지수가 적을때 더 많은 행복을 맛 볼수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욕심의 가지수가 줄어든 나이 탓일까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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