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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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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m 여행
2010-09-29 오후 6:47 조회 6278추천 9   프린트|스크랩

 

"아빠. 자전거 타러가~" 6살짜리 애기의 말에 저는 자전거를 태워달라는 말인줄 알았습니다. 집에 애기를 뒤에 태울 수 있는 자전거가 있어서 그걸타고 놀러가자는 말인줄 알았는데, 자기의 자전거를 타고 놀러를 가자는 겁니다. 어디 갈건냐고 물으니 집근처에 있는 유원지에 가겠답니다. 그것은 가끔 제가 운동삼아 가기도 하는 곳인데 어른 걸음으로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집에서 2km 정도는 될텐데 저는 애기가 거리 감각이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아빠 자전거 타고 가야하는데라고 말했으나, 한사코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합니다.

순간 저는 설명할 수없는 느낌을 받습니다. 애기가 혼자서도 멀리갈 수 있고, 가고 싶어하는 곳도 생기고 또 구체적이라는데 말입니다. 애기의 말을 인정하고 따라 나섭니다. 그렇게 애기와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보조바퀴도 떼지 못한 자전거 실력으로 길을 나선겁니다. 좌우로 비틀비틀... 집이 산쪽에 있어서 경사가 급한 내르막을 내려갈때는 너무 빠릴 내려가지 않고 잡아줘야 했습니다. 같이 가면서도 "힘들면 택시 타고 돌아가는거야~" 다짐을 받을려고 했더니 꾸벅 고개만 끄덕입니다. 애기는 뭐가 좋은지 신이 났습니다. 보조바퀴때문에 자전거가 갈때마다 털털 소리가 납니다. 언제쯤 보조바퀴를 떼고 탈런지.. 자전거는 이미 덩치에 비해서 작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니 머리위에는 은행이 주렁주렁 열였습니다. 가로수에 이렇게 은행이 많이 달린 것은 처음보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되어서 은행잎이 노랗게 되고서야 우리동네에도 은행나무가 있구나하고 인지하게 될텐데 애기덕분에 은행이 가득달린 열매를 보게 됩니다.

"열매 따줄까?"

"아니 냄새나~"

작년이면 5살인데, 5살때의 기억이 있나봅니다. 하긴 은행의 똥냄새는 한번 기억하게되면 쉽게 잊을 수 있는 종류의 냄새는 아니지요. 저도 어린시설 통에 가득담긴 은행냄새를 맡고는 기겁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후로는 은행열매는 똥냄새와 등식이 되었지요. 맨질맨질하게 씻은 은행 열매를 먹게 될때도 한번씩은 냄새를 맡아봅니다. 혹시나 하고 말입니다.

  우리동네에 있는 것과는 다른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한참을 차도 옆으로 난 작은 보도블록을 지나서 말입니다. 집주변에 변변한 놀이터가 없어서 여기까지 놀러오곤 한 곳입니다. 애기는 이곳까지 와서는 와전개선장군의 표정입니다. 사실 전 여기까지도 멀다고 생각했는데 쌩쌩하더군요. 편의점가서 초코우유도 하나 사고 물도 하나사고 과자도 하나 사고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여행준비를 제대로 합니다.

세상의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무심히 흘러가듯이, 시간은 애기에게도 지나간 것 같습니다. 늘 내시간만 보았는데... 아빠는 옆에서 따라만 오면 된다는 애기의 말이 왠지 듬직합니다. 애기는 그렇게 계속 길을 갑니다. 어른들은 조금가다가 힘들면 숨도돌리고 하는데 애기는 그런거 없더군요. 가방에 먹을껄 담아서 옆에서 같이 걸어갑니다. 보도가 끝이나면 턱에서 잡아도 주고 자가 오는지도 봐주고 넘어질 것 같으면 잡아도 주고... 그렇게 하다보니 자전거 타고 가는 애기보다 제가 더 힘듭니다. 그래도 애가가 놀자고 할때 놀아주는 것이 맞겠지요.

길을 그렇게 가다보니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벽인데 그냥 시멘트벽에

그

 

 

 

 

 

 

 

 

 

 

 

 

그림을 그려놓았더군요. 신기한지라 애기보고 잠시 앞에 앉어라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애기랑 잘어울립니다. 그리고보니 이날은 머리를 양갈래로 땋았네요. 원래 뒤로 그냥 질건 하나로만 묶어서 나니는데 양갈래가 이쁠 것 같아서 꼬득였습니다. 희생이 컸지요. 자전거 타러 가는데 따라가주고. 하루종일 잘때까지 정말 재미있도록 놀아준다 약속하고 한겁니다. 거의 남자아이처럼 해서 다니거든요. 어릴때는 해주는대로 귀엽게 해서 다녔는데 어느틈에 오로지 바지만 입고 머리도 늘 하던대로만 해서 다니지요. 절대 굽히지 않는 주관을 가지고 말입니다.

그리고 유원지에 도착합니다. 애기가 노래를 합니다.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그다음은 가사가 좀 틀리기는 했지만 몇번을 반복해서 부르네요. 봄에 자전거에 태워서 왔을때 유원지 주변으로 개나리가 가득하길래 제가 그노래를 가르쳐주었거든요.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나리나리 개나리... 개나리가 하나도 없는 가을인데도 즐겁게 부릅니다..^^ 드디어 유원지의 놀이기구가 보입니다. 놀이기구를 타겠다네요. 역시 애기는 이것을 노린 것 같습니다. 자전거 타는 것도 목적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놀이기구 같이 타는건 제담당이 아닌데... 오늘은 방법이 없네요.

바이킹을 너무타고 싶다고 해서 큰 마음먹고 표를 두장 끊습니다. 원래 이건 아닌데... 바이킹은 제가 딱한번타고는 그다음에 담배 끊듯이 냅다 끊었는데... 오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습니다. 애기랑 단둘만 바이킹을 탑니다. 바이킹은 움직이지도 않는데 타자 말자 애기는 즐거워 죽습니다. 그리고 바이킹이 움직입니다. 한번 스윽....

"으악~~ 세워주세요~~" -.-;;;;;;

운행하시는분도 놀랐는지 바로 세워주더군요. 그리고 환불까지 해주더군요.

그렇게 애기와 함께한 5km짜리 짧은여행은 끝이났습니다. 택시에 자전거를 실어서 바로 집으로 왔거든요. 그리고 잘때까지 재미있게 놀아준다는 약속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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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불숲기억 |  2010-09-29 오후 10:07: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자상한 아빠가 있어....
예쁘고 귀여운 딸이 그옆에 있고.....
내게도 이런 시간이 있었을까? -_-
참으로 부럽습니다 . ^^  
가죽商타냐 |  2010-09-30 오전 3:26: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마냥 부러운 사진과 글.....!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  
당근돼지 |  2010-09-30 오전 6:32:1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이가 이쁘네요.........꿈이 많은 아이로 쑥쑥잘 자라길 바랍니다.  
회심가 |  2010-10-02 오후 2:08: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따님이 참 곱게 생겼습니다. 웃는 모습이 온화하니 윗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친구들도 많겠습니다. 부녀간 5km여행기 즐거운 마음으로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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