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있는 산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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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등지고 요란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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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있는 산
2010-09-28 오전 11:34 조회 5943추천 5   프린트|스크랩

 

산이름이 앞산은 아닌데 다들 앞산이라고 부르는 산이

동네에 있습니다. 눈 앞에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때의 일입니다.

올해부터는 집안의 과감한 개혁에 의해서 추석제사는 쉬기로

하는 통에, 추석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처음 겪는 일이라,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마땅히 할일도 없고 그렇다고 교통난에

멀리 나갈수도 없어서 앞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른 것이 10년도 넘었으니 다시 한번 가볼만은 하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명산도 아니라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풍도 화려한 것도 아닌 보통의 산이었습니다.

옛기억으로 가벼운 복장을 하고 갔습니다. 반바지에 수건하나의

물도 챙기지 않은 빈손이었습니다.

 

산의 초입을 지나 중간정도 되는 시점에

운동기구도 있고, 약수도 있고, 정자도 있더군요.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갈림길이 나오자 길을 모르겠더군요

몇번이나 오른 곳인데도 세월에 기억이 희미해진 것인지

산의 지형이 바뀐 것인지 길을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석인데 날씨가 참 더웠습니다

이렇게 더운 추석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추석때 반바지 입고 등산을 하다니 말입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비가 옵니다

갈등합니다. 다시 내려가서 정자에서 비를 피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올라 갈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을 내려갑니다

가까운 곳에 정자가 있으니 당연하겠지요

저는 그냥 올라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비를 피하는 것이 비에 젖을까바인데

전 이미 땀으로 다 젖은 상태였거든요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같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한걸음씩 산을 오르니

빗방울 소리가 들립니다.

 

산에서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빗방울 소리입니다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산에 간 적도 얼마 없고, 비오는 날 산에 갈 일은

더욱더 없었겠지요.

산의 빗방울 소리는, 빗방울이 하늘 높이 있는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통통.. 또닥또닥..

그리고 산에서 맡는 빗물의 향기...

비때문에 걸음은 힘들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몸에 빗물을 닦아야하면서도 목은 말랐습니다

그렇게 제 특기인 혼수상태를 몇번 겪고 산에 올랐습니다

비오는 날 아니면 볼 수 없는 경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맺힌 구절초가 저를 반기더군요, 그리고 보니 물은 한통 안들고 가면서 디카는 챙겼네요.

목의 갈증보다는 눈의 갈증이 더 중요했나 봅니다

 

 

 

 

 

 

 

 

 

 

 

그리고 높은 명산에서나 볼 수 있는 첩첩히 구름깔린 풍경도 볼 수 있었고요.

동네 낮은 산이라 기대하지 않은 광경인데 비가 온 탓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자로 가지않고 비를 맞으면서도 산을 오르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생각합니다

'아~ 내년 추석에는 무엇을 할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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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10-09-28 오후 1:14: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작년에 왔던 길을 다시 오른다.  
가죽商타냐 |  2010-09-29 오전 2:11: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부럽네요.. 추석에 등산이라..  
당근돼지 |  2010-09-30 오전 6:52: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빗방울이 맺힌 구절초가 아름답네요........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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