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눈물 짓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으랴...
조훈현 9단의 시대와 이창호 9단의 시대를 바라보고 살아온 것은
삶에 있어서 어찌 영광이 아니련만
그래도 그 기나긴 세월이 한철 만개한 벚꽃처럼 느껴지는 것은
수억만의 벚꽃 한잎 한잎에 대한 사랑과 아쉬움때문듯
그들이 이룩한 한판 한판의 바둑에서 돌 하나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감동없는 것이 없다
한겨울 북풍의 매서움을 이겨내고 피운 꽃망울처럼
지난시대의 잊을수 없는 울분과 설움을 마음 속에 담고 꽃피운 바둑임을 알기에
지나가는 그들의 발자국이 더욱더 마음을 애절함의 비로 젖게 한다.
벚꽃이 지고 난 뒤에 라일락이 피고 아카시아가 피고 장미가 피는 바를 안다고
떨어지는 꽃잎에 대한 슬픈 마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듯
세월을 지나가는 그들의 모습 또한 마지막이 아님에도
단장의 아픔이 지워지지 않는다
나무에 내린 차가운 눈과 비 뿐만 아니라
꽃잎을 떨어뜨린 봄바람 마저도
날카로운 칼날처럼 마음에 새길 수 밖에 없는 이시대의 우리는
기쁘면서도 슬프고 웃으면서도 눈물 짓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