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바둑을 거의 두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둑판 앞에 앉으면 슬프기 때문입니다.
한때 바둑은 저에게 큰 기쁨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바둑판 앞에 마주할 친구들이 없어졋고
그 기억만 아득한 곳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백이 달빛 아래서 외롭다하지 않고
달과 함께 즐기며 술을 마시지만 그속에 달빛을 닮은 깊은 외로움이 있듯이
바둑판을 마주하면
저 또한 아리기도하고 허망하기도 한 그런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집니다.
법구경에 비구를 경계하는 말로
사랑하는 것, 좋아하는 것 모두가 괴로움을 만드니
그런 것을 만들지 말라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기에
오늘도 그리워하고 외로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