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탁 권력을 장악하다.

-무능한 사람은 권력을 손에 넣어도 오래 지탱하지 못한다.-

벌판 끝에서

외로운 늑대의 울음을 그 여인이 운다

옷 벗은 주둥이로 울부짖고

목이 마르고, 그리고는 돌아서 간다

그가 섰던 자리에는 공허마저 없다

시간도 없다 죽어버린 언덕에

오직 한마디 뉘우침만 남는다

서울로 가신 님아

이성부 -전라도 중에서-

동탁의 자(字)는 중영(仲穎)이며 농서군(隴西郡) 임조현(臨洮縣, 지금의 甘肅省 岷縣) 출신이다.

젊은 시절에 유협(遊俠)을 숭상하여 강족(羌族)이 사는 곳을 방랑하며 그들과 사귀었다. 뒤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었는데 강족의 우두머리들이 찾아오자 농사짓던 소를 잡아서 대접했고, 동탁의 후한 대접을 감사하게 여긴 강족은 그에게 1,000마리의 가축을 주었다.

환제(桓帝) 말년에 농서 등 6개 군(郡)에서 양가(良家)의 자제를 선발하여 우림랑(羽林郎)으로 임명했는데, 동탁은 재능이 있고 무예가 뛰어나 이에 선발되었다.

그리고 사마(司馬)로 임명되어 중랑장(中郎將) 장환(張奐)이 병주(幷州)의 강족을 토벌할 때에 공을 세워 낭중(郎中)으로 승진했다.

당시 그는 포상으로 받은 비단을 모두 부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동탁은 그 뒤 광무령(廣武令), 촉군북부도위(蜀郡北部都尉), 서역무기교위(西域戊己校尉), 병주자사(幷州刺史), 하동태수(河東太守)등을 지냈으며, 184년에는 중랑장(中郎將)으로 임명되어 황건군(黄巾軍)의 토벌에 나섰다.

전투에서 패해 파직되었으나 그해 겨울 양주(涼州)에서 한수(韓遂)가 반란을 일으키자 다시 중랑장으로 임명되어 토벌에 나섰다.

당시 농서로 갔던 토벌군 가운데 동탁의 부대만 무사히 귀환하여 동탁은 전장군(前將軍)으로 임명되고 태향후(斄鄉侯)로 봉해졌으며 병주목(幷州牧)을 겸하게 되었다.

189년 영제(靈帝)가 죽고 그의 장남인 소제(少帝) 유변(劉辯)이 즉위하자, 대장군(大將軍) 하진(何進)은 조조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십상시(十常侍)라고 불리는 환관들을 없애기 위해 몰래 각지의 장수들에게 낙양(洛陽)으로 군대를 이끌고 오도록 명령하였다.

당시 조조는 동탁이 낙양에 입성하면 그 세력이 너무 커서 환관들 보다 더 큰 권세를 휘둘러 그 폐해가 크다고 하며 반대 했었다.

그러나 하진은 끝내 조조의 말를 듣지 않고 동탁을 불러 들였다. 하지만 동탁이 낙양에 도착하기 전에 하진은 환관들에게 살해되었다.

동탁은 몸이 크고 우둔한 것 같았으나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서울인 장안 부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며, 호시탐탐 권력을 잡기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 나갔다.

십상시들이 대장군 하진을 죽인 것을 계기로 원소와 조조는 군대를 동원하여 환관들을 모조리 주살 했다. 그때 환관 단규(段珪)등은 살아남기 위해 소제와 그의 동생인 진류왕(陳留王) 유협(劉協)을 인질로 붙잡고 소평진(小平津)으로 달아났다.

동탁은 그런 정보를 입수하고 신속히 군대를 이끌고 북망(北芒)에서 소제와 진류왕을 구출하여 낙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대장군 하진이 죽은 후 조정과 군사는 어지럽고 질서가 없었다. 더구나 황제는 어리고, 환관들은 도망쳐 나라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동탁은 이러한 정세를 이용하여 재빨리 서울에 입성하자마자 혼란한 틈을 타 하진의 군사들을 모두 자기 손에 넣었다.

이제 그의 군세는 나라 안에서 최고였으며 군사수도 그를 능가하는 자가 없었다.

모택동이 말했듯이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군사를 가진 자에게 권력이 따르는 것은 명백한 이치였다. 자연 권력은 동탁에게 집중 되었고, 동탁의 천하가 된 듯 했다. 동탁 같은 사람이 권력을 장악한 것은 세상이 다시 혼란의 구렁텅이로 휩쓸려 들어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몰랐다.

동탁은 스스로 천자인양 행세하며 항상 철갑옷을 입은 기마병을 자신의 호위부대로 이끌고 다니며 궁궐을 무시로 출입했다.

이런 동탁이 행하는 행동의 방자함과 교만은 그의 권력이 오래가지 못함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모름지기 권력이란 잡기보다는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동탁이 알고,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겸손하며, 천하의 여러 인재를 널리 포섭하여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그 잡은 권력을 지키기 위하여 정치를 잘 하였다면 삼국지는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동탁은 권력에 대한 욕심은 앞섰지만 교만하고, 어떻게 해야 권력을 오래 유지하는지 그 방법을 몰랐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권력은 말위에서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획득한 권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벌어 그것을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돈을 벌거나 권력을 잡기는 쉽지만 그것을 지키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로또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한 사람들도 평생 그것을 지키며 오래도록 유지한 사람은 보기 드물다.

독자들은 사업을 성공하면 그것을 지키는 것과 돈을 많이 벌었으면 그것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그걸 항상 연구해야한다. 

동탁은 틈만 나면 연회를 베풀어 즐기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