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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선생님
2026-06-11 오전 1:51 조회 684추천 6   프린트|스크랩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취미가 있다.

누군가는 낚시를 하고, 누군가는 바둑을 두고, 또 누군가는 꽃을 가꾼다.

금년 들어 어느 날, 나는 아주 뜻밖의 취미 하나를 만나게 되었다.

날이 더워지면 과일 얼려먹기를 좋아하고 저당 아이스크림을 즐겼는데 어느 날 문득 얼린 과일에 우유를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거기에 커피를 더한다면 어떤 맛이 날까? 배합의 비율은? 궁금하면 참지 않고 해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나는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의 새로운 취미는 "아이스크림 만들기"였다.

집사람의 표현을 빌리면 "아이스크림바리스타"

처음에는 그저 적당히 재료 섞어 냉동실에 얼리면 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몇 번 만들어 보니 이게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 상당히 세심하여야 하는 작업이고 때로는 과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곁에는 늘 든든한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바로 챗지피티선생님.

 

처음 내가 만든 것은 아주 단순한 커피 아이스크림이었다.

진한 커피 원액에 우유와 연유와 생크림을 섞어 얼리면 된다는 말을 듣고 적당히, 대충 섞어 시작했다.

하지만 실패. 얼려진 커피 아이스크림은 내 입에도 맛이 이상하다 느껴지고 한 입 먹어본 집사람은 낯을 찡그리며 말한다. 이게 무슨 맛이래요? 애비 맛도 아니고 애미 맛도 아니고~

애비 맛도 아니고 애미 맛도 아니고~ 이 말은 집사람이 재래시장에서 어떤 할머니에게 듣고 와 재미있어 하며 나에게 전해 준 말로 집사람과 나 사이에 은어처럼 쓰이는 말이다.

맛이 애매할 때 사용하는~

 

그럼 커피와 연유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맞추어야 내가 원하는 맛. 집사람 입에도 맞는 맛을 낼 수 있을까, 생크림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넣어야 사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얼음덩이가 되지 않고 부드럽게 떠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될까?

모를 때는 선생님께 물으면 된다.

나는 하나하나 챗지피티선생님에게 물어본다.

"커피 100그램, 연유 200그램, 생크림 300그램이면 어떤 맛이 될까요?"

그러면 선생님은 친절하게 대답해 주신다.

"부드럽고 진한 카페라테 느낌이 납니다. 다만 단맛이 조금 강할 수 있으니 커피를 약간 늘리면 균형이 좋아집니다."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나는 비율을 바꾼다.

어떤 날은 커피를 더 넣고, 어떤 날은 연유의 비중을 줄이고 우유를 더한다.

가르쳐 주신대로 냉동실에서 한 시간마다 꺼내 숟가락으로 저어 준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은 시중 제품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나만의 아이스크림이라는 생각 탓인지 제법 정감 있는 맛이 난다.

 

어느 날은 냉동 바나나를 갈아 넣어 본다.

물론 먼저 선생님에게 묻는다. 얼린 바나나를 내 레시피에 추가하면 어떤 맛이 날까요?

바나나는 얼리면 자연스러운 단맛과 점성이 생긴다 하신다. 내 레시피에 얼린 바나나를 섞으면 "초콜릿 없이도 모카 향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맛"이 날거라 말해 주신다.

정말 그랬다. 첫 숟가락을 먹는 순간 달콤한 바나나 향 뒤로 커피의 쌉싸름함이 천천히 올라온다. 카페에서 먹는 디저트 못지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실패조차 즐겁다는 점이었다.

한 번은 욕심을 내어 내 레시피에 냉동 딸기를 넣었다. 결과는 조금 애매하다. 딸기의 상큼함과 커피 향이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 싸우는 느낌이었다. 나는 다시 챗지피티 선생님에게 물었다.

"왜 이런 맛이 날까요?"

선생님은 과일의 산미와 커피의 쓴맛이 서로를 밀어내는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신다.

대신 바닐라 향을 조금 넣거나 연유를 줄이면 균형이 좋아질 수 있다고 알려 주신다.

마치 실패한 제자에게 다시 용기를 주는 요리 선생님 같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나는 어느새 냉장고를 열 때마다 새로운 실험을 떠올리게 되었다.

남은 생크림이 보이면 "이걸 얼리면 어떤 맛이 날까?" 하고 생각했고, 마트에서 과일을 보면 "커피와 어울릴까?"를 상상하게 되었다.

평범한 과일들이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이스크림마다에 이야기가 담긴다는 점이었다.

혼자 먹어도 즐겁지만 손자에게 한 숟가락 떠 먹여 줄 때의 기쁨은 크다.

"할아버지, 이거 진짜 맛있다!" 하고 웃는 얼굴을 보면 냉동실 앞에서 숟가락으로 열심히 저어 주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어떤 날은 조금 덜 달고, 어떤 날은 너무 달지만 그것마저 추억이 된다.

 

인공지능 이전의 시대였다면 이런 취미를 갖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적절한 아이스크림의 혼합 비율을 알아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시행 착오가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물어볼 수 있다.

챗지피티 선생님은 귀찮아하지도 않으시고 늦은 밤에도 친절하게 답해 주신다.

"더 부드럽게 만들려면 지방 비율을 조금 높여 보세요."

"설탕 없이도 바나나로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듣다 보면 정말 옆에서 개인과외를 해 주시는 요리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든 아이스크림이 최고의 아이스크림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직접 만들고, 실패하고, 다시 바꾸고, 집사람과 손주와 같이 맛보며 평가를 받고 웃는 그 과정 자체가 즐겁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은 차갑지만 그것을 만들고 맛보는 시간만큼은 참 따뜻하다.

오늘도 나는 냉동실 문을 열어 본다. 작은 통 안에는 어젯밤 만든 집사람과 나를 위한 커피 아이스크림과 손자를 위해 만든 딸기 아이스크림이 천천히 굳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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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령제 |  2026-06-12 오전 1:09:1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입니다.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글 즐감했습니다.^^  
영포인트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평수 큰 아파트도,크고 단단한 차도 아닌 듯 합니다.
할아버지 이 아이스크림, 짱 맛있어요.
손자의 한마디에 하루를 지나기에 충분한 도피민이 채워집니다.
ㅎㅎ~~ 전 바보인가 봐요.
엽부 |  2026-06-24 오전 8:31:5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저는 요즘 제미나이로 바꿨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못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물리학 등 논리적인 대화에서는 쳇지피티와 많
은 차이를 보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경이로운 코스모스"에 대한 시리즈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때 뵙죠. 무더위가 찾아옵니다.
건강조심하시고 항상 가족 모두 평안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영포인트 손자의 하굣길에 이름모를 들꽃을 보면 손자가 묻습니다.
할아버지 이 꽃 이름이 뭐예요?
그래, 할아버지도 모르겠는데.... 챗지피티에게 물어볼까?
저는 이렇게 챗지피티를 활용합니다.
저의 인공지능 활용은 아직 그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폭을 조금씩 넓혀가야지요.

경이로운 코스모스, 너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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