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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닭] 요리하는 법[4]
2023-02-23 오전 5:33 조회 4198추천 10   프린트|스크랩

[뿔닭] 요리하는 법[4]


할아버지는 앉은 채로 젊은 놈의 멱살을 틀어쥐었습니다.

이 호로 새 새끼들, 어디서 사기 화투야?

[호로 새의 새끼] 줄여서 [호로새끼]라는 욕설을 태어나 처음 들었습니다.

더구나 면전에서 직사하는 [호로새끼]라는 욕설은 상당한 타격감조차 느껴졌습니다.

 

체구는 청년에 비해

작아 보였지만 할아버지의 팔뚝은 정말 굵었습니다.

마치 강철 심 박힌 질긴 와이어를 보는 듯 강해 보였습니다.

 

평생을 노가다하며 굵어진 그 강인한 힘으로

청년의 멱살을 틀어 쥔 할아버지의 손아귀는

옆에 있던 다른 청년이 함께 달려들어 손목을 잡아 비틀어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젊은 두 놈이 할아버지 한 분에게 폭력을 행사하기에는

구경꾼이 너무 많았습니다.

 

멱살을 잡은 채로,

멱살이 잡힌 채로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섰고

할아버지에게 멱살 잡힌 젊은 놈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가

이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청년의 멱살 틀어 쥔 할아버지의 손아귀가 청년의 숨통조차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이 마주서서 실랑이를 하며 몇 분 쯤의 시간이 지나자

젊은 놈은 손을 흔들며

마치 그레꼬로망형의 레슬링에서 목이 눌려 항복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쳐다보았고

할아버지가 잡은 멱살을 조금 늦춰주자 젊은 놈이 말했습니다.

[돈 돌려 드릴게요. 돌려주면 될 게 아녀요.]

 

청년의 멱살을 놓아 주고

당신의 돈을 모두 돌려받은 할아버지는 젊은 두 놈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셨다.

 

이 호로새 새끼들아.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사기를 치려고 해.

젊은 새끼들이 이 늙은이 일 년 넘게 노가다 판에서 뼈 빠지게 번 돈 눈탱이 치려고 해?

이 호로 새끼들……. 눈깔을 다 뽑아 버릴라…….

 

몸집은 크지 않았지만

어깨는 굽은 듯 넓고

강철의 심 박힌 듯 굵은 힘줄이 선명하던 강한 팔

평생을 막 노동으로 단련된 단단한 그 힘으로 젊은 두 청년을 혼 내 주시던 할아버지는


이제 갓 스무 해를 살고

살아내야 할 날들이 너무 많았던 나에게

평생을 두고

힘들고 어려운 일 부딪힐 때면 헤쳐 나갈 수 있는 강단과 지혜를 주셨습니다.

밤바다를 항행하던 가야호의 삼등 객실에서 나는 내 인생의 큰 스승을 만났던 것입니다.

 

젊었던 날도, 제법 나이든 지금도…….

당시의 할아버지보다 열 살도 더 많이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도 나는 자신이 있습니다.

어떤 호로 새의 새끼에게도 눈탱이 맞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댐벼……. 이 호로새 새끼들아. 큰소리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完]

 

그 뒷 이야기

가야호를 무대로 사기 화투놀이 하던 그 젊은 친구들은

할아버지에게 당한 뒤로

제주 부산연락선인 도라지호로 무대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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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  2023-02-23 오후 12:13:10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예뜨랑 |  2023-02-23 오후 1:09:1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와 할아버지 멋쟁이입니다  
햇비 |  2023-02-23 오후 8:15:25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할아버지의 용기 대단하시네요
그러나
도박은 처음부터 안하는게 상책인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가 만약 장땡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그 사기꾼들이 그렇게는 안했겠지만~  
삼나무길 |  2023-02-24 오전 8:40:5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  
쩌기아지메 |  2023-02-24 오후 1:29:37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조금 길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아쉽기도 해요. 제가 주목하던 것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호로새끼를 혼내주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역시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었네
요. 호로새끼들은 교묘하게 사기치고 누군가의 땀흘린 대가를 손쉽게 빼틀어먹으려는 수
작을 하죠. 세상 어느 곳에든 존재하고요. 제 삶의 모토가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가 세상
에는 공짜가 없다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비밀이 없다는 것이고요.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
이 우선이고 잘못된 것을 알았으면 호로새끼를 개박살 내줘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고 갑니
다 (__)  
주향 |  2023-02-25 오전 9:52:0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오랜만에 올려주신 선생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어떤 맺음으로 끝날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20대의 젊은 시절에는 제주가는 배가 그랗게나 시간이 많이 결렸군요?
저두 공사 관계로 제주에 자주 갔었습니다
물론 목포에서 공사자재 실은 화물차와 제 승용차를 같이 싣고요...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그때가 아련히 떠 오릅니다 (20여 년 된것 같습니다 )
항상 건강하게 생활 하시고, 글로 서라도 자주 뵙기를 희망 합니다  
그만좀해라 |  2023-02-25 오후 12:54:35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많이 배우고 가니더....
근데 이거 도박 배우면 안되는데......  
이십분바돌 |  2023-02-26 오후 12:50: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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