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닭] 요리하는 법[3]
사내의 거시기와 노름은 만질수록 커져야 한다나요…….
노름꾼들 사이에 오가는 농담이랍니다.
앞에 두 장의 화투 짝 엎어 놓고 가끔 할아버지의 표정을 힐끔 거리며 살피는 청년과
화투 짝 두 손에 움켜쥔 채
앞에 제법 수북이 쌓여가는 돈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사이를 오가던 베팅은
할아버지의 지갑에든 만 원권 지폐가 바닥이 나며 멈췄습니다.
내 살던 냉천동 문 갓 방의 월세가 이천 오백 원,
내가 입학했던 학교의 첫 등록금이 교복 값까지를 포함하여 5만원 남짓이었는데
두 사람의 앞에 놓인 백동전과 천 원 권, 만 원 권을 합하면 내 등록금의 열 배는 되지 싶었습니다.
손에 움켜쥐었던 화투 짝을 먼저 뒤집은 사람은 할아버지였습니다.
[나 구 땡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 듯 하던 할아버지의
화투 짝 내려놓는 손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당신의 승리를 믿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지만
할아버지는 당신의 패배를 벌써 예감하고 있는 듯한,
상대의 도발에 말려버린 스스로를 벌하고 싶어 하는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조금은 미안해 하는 표정 지으며 청년은 앞에 놓인 화투 짝을 뒤집었고
청년의 패는 잘 짜인 영화 속의 각본처럼 여지없이 [장땡]이었습니다.

1부터 10까지의 화투 각 두 장씩,
스무 장 중 두 장씩을 나누어 갖고 높 낮음을 겨루는 섯다 판에서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는 모두 190가지.
그 중 가장 높은 패가 장 땡, 그 다음이 구 땡 그 다음이 팔 땡인데
네 사람이 하는 섯다 판에서 가장 높은 세 가지의 패가 모두 나온 것입니다.
충청도 아저씨 팔 땡, 제주도 할아버지 구 땡, 그리고 서울 말씨의 청년 장땡
마음으로 할아버지를 응원하며 승리를 기원하던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절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닥에 펼쳐진 당신의 구 땡 화투짝과
상대편의 장땡 화투짝을 번갈아보며 창백하게 질려가던 할아버지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빙판에 넘어져 엉덩방아라도 찧은 것 같은 표정이던 할아버지의 눈에서
벌겋게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은
앞에 앉은 젊은 놈이 판에 걸렸던 돈을 주섬 주섬 모아 주머니에 넣은 다음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