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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닭] 요리하는 법[2]
2023-02-19 오전 7:59 조회 3919추천 10   프린트|스크랩

[뿔닭] 요리하는 법[2]


고동소리 길게 울리며 노을 짙어가는 서해바다를 향해

 항행을 시작한 배의 갑판에서

 노을을 바라기 하던 내가 선실로 들어간 것은 배가 출항하고 한 시간 쯤 지나서였습니다.


 


선실에는 정원의 절반 쯤 되는 여행객들이

더러는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더러는 자리 잡고 누운 이도 있었습니다.

오십 여명의 적지 않은 사람이 있는 객실이었지만

가만 가만 목소리 낮춰 이야기하는 몇몇이 있을 뿐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친구인 듯싶은,

삼십대의 중반 쯤으로 보이는 서울 말씨의 두 청년이 화투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동네 노인네들의 심심풀이 화투 놀이인 [육백]이었습니다.


무료한 여행객들은 그 모습을 건너다보고 있었고

그렇게 화투놀이를 하던 두 사람은

아이스케키통을 메고 선실을 돌아다니며 파는 꼬마아이에게서

넉넉하게 아이스케키를 사더니 구경꾼인 우리에게까지 나누어주었습니다.


둘이 노니까 재미가 없네요. 아저씨도 같이 하실래요.

둘이서 화투놀이 하던 청년이

환갑이 조금 지나 보이는 남루한 차림의 할아버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렇게 할아버지가 화투놀이에 끼어들고

아이스케키를 얻어먹고 조금 당겨 앉아 화투놀이를 지켜보던

중년의 아저씨가 화투판에 참전을 합니다.

차림새와 말투로 보아 할아버지는 육지 물 제법 먹은 제주도 분이었고

부인과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에 나섰다는 중년의 아저씨는 충청도 분이었습니다.


네 사람은 웃어가며 화투놀이를 즐겼고 주위의 우리는 그냥 구경꾼이었습니다.


배가 울돌목을 거쳐 진도와 해남 사이의 해협을 지날 즈음에 청년이 말했습니다.

우리 재미없으니 백 원짜리 섯다나 해 볼까요?

같이 놀던 세 사람은 웃으며 모두 동의를 하였고

그냥 같은 그림 맞추며 놀던 민 화투판이 이제 백동전 오가는 섯다 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백 원짜리 동전이 오가는 섯다 판은 거의 한 시간 이상 이어졌습니다.

 

그들의 화투판에 긴장이 흐르기 시작한 것은 배가 추자도 근해를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아득히 멀리로 서부두 방파제의 등대가 보이고

 제주항에 도착하려면 한 시간 남짓이면 되는 거리입니다.

 

처음 화투판을 벌였던 청년이 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들었습니다.

백 원짜리 백동전 오갈 때는 웃고 계시던 할아버지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고

부인과 여행길이었던 충청도 아저씨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천원 받고 이천 원 더]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나도 따라갈래요.] 부인과 제주도 여행이 처음이라던 분도 천원 지폐를 꺼냈습니다.

[이천 원 받고 사천 원 더.] 청년이 다시 도발을 합니다.

[사천 원 받고 만 원 더.] 할아버지가 다시 불을 지핍니다.


다시 지갑을 꺼내려는 중년의 아저씨의 손을 곁에서 구경하던 부인이 잡습니다.

[당신 화투 보다 높은 것도 있잖아요.]

한참을 망설이던 아저씨는 들고 있던 화투를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난 아웃.]

아웃을 선언하며 아저씨가 내려놓은 화투 두 장에는 보름달 둥실한 [팔광]과 기러기 날아가는 다른 열 끗짜리 팔입니다.


섯다 판에서 장땡과 구땡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패인 팔 땡이 포기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제 판에는 서울 청년과 제주도 할아버지 둘 만 남았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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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기아지메 |  2023-02-19 오전 10:27:17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화로 연출되는군요 단순 확률 계산으로만 해도 동시에 여러 명
이 땡을 잡을 확률은 소숫점 아래의 확률일텐데....그것도 저렇게 높은 땡을 연속으로 서로
갖는 확률은 연출이 아니고서야.....역시 돈과 내기가 문제가 되죠 ^^ 오로 내기바둑도 치
수 속이는 사람들로인해 기분 나빠지기 싫어서 일절 안둡니다.  
삼나무길 |  2023-02-19 오전 10:44:57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  
햇비 |  2023-02-19 오후 5:59:4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인구는 많고 할일은 없고
이 시대엔 이해 불가일지도 모르겠네요.
잔잔하게 흐르던 이야기가
갑자기 궁굼증을 만들었습니다.  
팔공선달 |  2023-02-21 오전 12:44: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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