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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이 뽑는 BEST 5 [술편]
2008-04-11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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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가 뽑은 BEST5 (술에 얽힌 일화편)
술이라
누구나 한 두가지쯤 이야기가 있을 법한 주제입니다
그 망할 놈의 술에 대한 첫번째 얘깁니다
1.정의사회 구현시대
그날은 친구 원상의 착복식 날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딱지를 막 벗은 그 때. 모두들 청바지나 교련복바지에 잠바떼기나
걸치고 다니던 그 시절.
183센티의 키에 서글서글한 호남형의 원상이가 하얀 양복을 맞추어 입고 나왔습니 다. 구두까지 백구두로 맞추어서 신고 말입니다
당시 학교의 휴교로 대구에 내려와 있던 나와 친구 몇몇은 원상이의 착복식을 하러 대구백화점 맞은편에 있는 막걸리 집에 들어 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큰 키의 원상이가 하얀 양복을 입고 들어서자 모두들 한번씩 쳐다 보더군요
우리는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시켜 놓고 권커니 잣커니하면서 원상이의 양복을 칭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가 소란해 지더니 바로 우리 옆자리에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막걸리잔이 날아다니더니 급기야 우리옆의 한 녀석이 의자를 들어올려 다른 녀석을 쳤습니다
막걸리가 튀고 피가 튀었습니다
원상이의 하얀 양복은 땡땡이 무늬가 되었구요
손님들이 공포에 질려 모두들 황급히 자리를 피할 즈음
분기탱천한 원상이가 일어섰습니다
"야 이 짜석들아 이기 이기 어떤 옷인데….., 이.. 이 떠그랄 놈들아"
원상이는 싸움판 한가운데 끼어들어 이놈 저놈 할것없이 마구 쥐어박고 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우리들도 일어설 수 밖에요
재윤이는 이단 옆차기를 날리고 있었고 일훈이는 한 녀석을 상대로 테레비 레슬링중계에서 배운 헤드록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의 소란끝에 우리는 옆자리에서 싸움을 한 녀석들을 전부 엮어서 꿇어 앉혀 놓았습니다
그 즈음에서 세탁비나 받고 끝내자는 의견은 원상이의 한마디에 쑥 들어갔습니다
"안된다카이 이런 가이같은 짜석들은 경찰서에 쳐 넣어야 된다 카이"
우리는 그런 녀석들은 사회정의차원에서 엄벌에 처해야 된다고 믿고 일껀 녀석들을 경찰서에 넘기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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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갔다가 조금 늦게 들어간 나는 뭔가 잘못돼 가고 있는 사태에 잠시 얼떨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기롭게 앞장서 들어간 원상이는 경찰관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우리가 꿇어 앉혔던 녀석들은 전부 일어서서 떠들어 대고 있었습니다
"경찰아이씨에 저누마가 내 눈탱이 밤탱이 만들은 쉐이임니더"
"일마는 내 촛대뼈 깟어예"
이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 시대가 어떤 시대입니까?
바로 "정의사회 구현시대" 아닙니까?
술집에서 싸움질이나 해서 옆자리 선량한 손님의 흰 양복을 땡땡이 가라로 만든 놈들이 설쳐대고 착복식을 망친 피해자인 우리들이 침묵해야 되다니요?
하지만 경찰관 아저씨는 무심하기만 했습니다
"알아써 일마들아 조용히 하라카이 여기 맞은 놈들은 다 나가고 너거들 여기 일렬로 꿇어 앉아 이놈의 쉐이들"
우리는 모두 일렬로 꿇어 앉았습니다
"차례로 이름하고 직업 대"
"이름은 이원상이고예 재수생입니더"
"배일훈이고 학생입니더"
"김상준,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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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다 나가고 재수생은 남아"
조금전까지만 해도 호기롭게 정의사회를 수호하려던 우리는 경찰서 앞에서 풀이 죽어 원상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원상이는 벌금형을 받고 나왔고 그 벌금을 내기 위해 당시 아버님이 입학선물로 사 주신 나의 외제시계는 전당포로 날아갔습니다
아~ 정말 X같은 정의사회 구현시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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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그시절 |
｜ 2008-04-11 오후 4:05:03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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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경찰에서 벌금형 못때리는긴데-
대구경찰서에서는 벌금형 때리나부다. 쩝
경찰에서는 송치냐 훈방이냐 둘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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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tops |
ㅎㅎ 그때그시절님은 법조계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듯.... 뭐 하 오래된 일이니 저 역시 명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그때 그 친구가 조금 있다 경찰서에서 풀려났었고 그 이후 벌금형을 받은 건 정확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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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복식 한번 걸판지게 하셨네요 .........덕분에 외제시계까지 날리시고
그래도........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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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재수생인것도 억울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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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재수생도 구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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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tops |
ㅎㅎ 선비님 그 시대는 적지 아니 그리 분위기가 있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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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프라테 |
｜ 2008-04-12 오후 10:43:19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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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친구들과의 추억만으로도, 웃음지을 날들이 많을듯 합니다.우리아이들도 그런 학창시절을 보내야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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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