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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이 뽑는 BEST5 [데이트 코스편]
2008-04-07 오후 9:06
조회 5520추천 6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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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이 뽑는 BEST5 (데이트 코스편)
이번에는 델리케이트한 주제 데이트 코스편입니다
이 편은 무서븐 우리 와이프를 고려해서 건너뛸까도 생각해 봤지만 어차피 뒤집어 진거,한번 콩가루 집안 맹글어 볼낍니더 마.
삼청공원
삼청동 감사원 뒤쪽에 위치한 삼청공원은 자그마하고 고즈녁한 분위기로 그 당시 제가 좋아하던 곳이었습니다
삼청공원은 옛날 삼청궁이 있던 자리라고 하며, 삼청은 도교에서 태청,상청,옥청의 삼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약수터도 있었고 북악산 자락이라 산책로도 좋았습니다
때는 80년대초 어느 봄날, 어둠이 짙어질 무렵의 삼청공원에서였습니다
남자들이란게 다 그렇다시피 저 역시 그날 L을 한사코 공원에서 들어간 한적한 곳으로 이끌었고 왕내숭 L도 입으로는 연신 "아이 왜 그래?"를 연발하면서도 못이기는척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드문드문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무렵.
저는 쾌재를 부르며 1장부터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서서히 입술로 내공을 끌어올리고 있을 즈음.
어디선가 짧고 굵은 저음이 들려왔습니다.
"손들어"
잉 이기 무시기 "염소 노란무우 먹는 소리"
손을 들라니 전쟁터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말입니다
우리 둘이가 황당해 있을 즈음 어둠 속에서 군복을 입은 두 군인이 나타났습니다
"햐~아 이런 쉐이들 봐라! 여기가 어디라고…….. 차렷"
L과 저는 차렷자세로 설 수 밖에요
"열중 셧 어허 동작봐라 차렷. 열중셧"
그랬습니다
그날 저희는 눈물의 삼청공원에서 단 1장도 진도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거 한번으로 끝났으면 오죽 좋았겠습니까?
낙엽이 바알갛게 물든 가을날이었습니다
그 가을날의 가슴시린 정취를 느끼고자 K와 저는 어스름녘에 여의도 윤중로로 향했습니다
잉 여자가 바뀌었다고요? L에서 K로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보셨습니다
여하튼 K와 저는 윤중로 길가의 낙엽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국회의사당 뒷길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걷는 도중 어둠은 완전히 우리를 감쌌습니다
로맨틱한 길이 끝날 즈음
저는 또 한번 "염소 노란무우 먹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손들어"
이기 이기 무신 하늘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여자를 바꾸어가며 두손을 번쩍 들게 될 줄은 정말 정말 몰랐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정말 군인도 많았습니다
이런 수모를 당한 저
여러분 같으면 가만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사람의 도리로 그럴 수는 없는 겁니다
받은게 있으면 돌려 주는게 있는 것이 사람사는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이듬해 어느 봄날 저녁
저는 "자율지도"라는 완장을 하나 구하고 후래쉬를 챙긴 다음 하숙집 형들이랑 길을 나섰습니다
그 날처럼 날씨좋은 봄날 저녁에 우리 학교 00동상뒤 철조망을 뚫고 들어가면 그 진달래 밭속에서 암염소,숫염소들이 모여 노란무우를 먹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 저곳 후래쉬를 비취며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어허 학생들이 이런데서 망칙하게 뭐하는 기야?
어서 나가요 나가!"
제가 이렇게 소리치면 여기저기 으슥한 곳에 숨어 입술에 내공을 올려 서로 인공호흡을 해 주던 남녀들은 후래쉬 불빛을 피해 얼굴을 가리며 허겁지겁 자리를 피하게 마련이었습니다
저는 신이 나서 여기저기 후래쉬를 흔들며 진달래 밭 속을 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 학창시절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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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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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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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삿갓123 |
｜ 2008-04-08 오전 10:04:53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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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시집살이 많이 한 여자가 며느리 꼴 못본다구 하더라구욤
나 쫒아 낸 사람이 이사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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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tops |
그때 입술이 빨개질 정도로 내공을 끌어올리신 분이 바로 삿갓님이셨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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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굿기도 하셔라..........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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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수한사발 |
｜ 2008-04-09 오전 10:09:42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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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음..
등에서 식은 땀이...
님의 글 읽을 때, 그 언제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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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재미있게 봅니다.추천수,조회수...관계없이 자주 올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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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tops |
덧글 감사합니다 별 인기 없는 글이라 큰 기대는 않고 있었지만 이런 애독자 분들도 계시니 저로선 황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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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