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 네비양~ 제발!

수원까지 가는 길을 모르는 은하..

일단 차에 타서 네비에다가 ‘장안구민회관’을 쳐봅니다.

아니나 달라..? 그런대 없답니다..

아.. 은하의 네비..

맨날 “몰라요~”하는 은하의 네비..

은하의 네비는 수줍음도 많습니다.

켜도 안내를 안하고는 가만 서있다가(차 위치를 못잡는 모양..) 물어물어 목적지에 도착할려치면 “경로 안내를 시작합니다.”는 기본이요..

어쩌다 안내를 한다 싶으면.. “다음 안내시까지 직진입니다” 멘트를 해놓고는.. 가도가도 다음 안내를 안하는가 하면..

조용히 있다가 ‘디리링~’하는 소리를 냅니다. (이 소리는 카메라를 통과한 ‘뒤’ 나는 소리입니다. 내내 조용하다가 카메라 위치를 통과한 뒤에 알려주는건.. 너 지금 은하 놀리는거지!! 버럭!!)

또 조용히 있다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유턴하세요” 할때는.. 정말 차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습니다.

은하 네비의 단골멘트.. “500미터 앞 고가 도로를 ‘피.하.세.요.’ ” 는 이미 은하 주변인들에게는 유행어로 퍼졌습니다..(어느 쪽으로 피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기때문에.. 어중간하게 중간차선으로 가다가 고가도로가 시야에 들어오면 재주껏 피해야해서.. 초보의 운전실력 늘리기에 큰 기여를 한..)

아주~ 대단한 은하의 네비..

그런데 큰일입니다. 네비도 모른다니.. 수원 장안구민회관은 어찌 찾아가지요..?

핸드폰을 든 은하. 바로 목진석사범님께 전화를 합니다.

은하 : 오빠아~ 장안구민회관이 네비에 없어~~

목사범님 : 장안구청을 쳐!

은하 : 아하! 역시 오빠야~

역시 오빠는 해결사!

바둑계의 알아주는 매너남.. 목사범님은..

모르는 번호가 있을 때 주저없이 누르게 되는 114처럼..

항상 친절하고 믿음직스럽습니다.

(퀴즈대회에 나가 전화찬스를 쓰게 되면.. 전화하고픈 사람 1순위 랄까요? ^^)

간단히 통화를 마친 은하.

고고씽~!!!

그러나 막히는 도로로만 안내해주는 우리 네비양..

경동시장앞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과천까지 갔다가 오는.. 뺑뺑 도는 코스를 이용..

결국 남들 걸리는 시간의 두배를 걸려 수원에 도착했습니다.

episode2. 싸우나를 시작하겠습니다..?

장안구청에 도착! 바로 옆이 구민회관입니다.

구민회관이라는데.. 상상했던것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

우아아~ 건물이 완전 새거네~~

야외에 마련된 다면기 대국장은 또 어찌나 운치있는지..!

그 규모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멋진 대국장을 기대하며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조명과 카메라로 꽉 찬 대국장.

안으로 들어서자..

헉! 더운 기운이 은하를 확! 덮쳐옵니다.

오늘 고생좀 할꺼라는 조명팀장님..

선풍기를 구하려고 이리뛰고 저리뛰는 조연출 행운씨.

(조연출인지 조감독인지.. 호칭이 헤깔려 맨날 번갈아 부르다가 어제는 심지어 ‘조사범님’이라고 불러버렸지요.. 실수 투성이 은하..^^)

달랑 한대 있는 냉풍기 각도를 이리저리 조절해보는 스탭들..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지만..

그래도 오늘 대국.. 5국까지 가면 땀으로 목욕을 할 듯 합니다.. 걱정 걱정..

언니 오늘 어떻게해요~?

투어는 1,2,3국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시작하기에.. 은하를 포함해 세 명의 계시원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지쳐버린 세명..

일단 사범님들 찬 녹차부터 준비하자..

차가운 녹차를 준비해 반상옆에 두고.. 은하가 마실 물도 두잔이나 떠서 준비해두었습니다.

찬 물을 마시면 목이 더 가라앉는 느낌이라.. 그 와중에도 뜨거운 물을 마시는 은하..

오~ 뜨거운 물을 마시니까..

목이 풀리면서..  몸 마져 노곤노곤~ 풀립니다..  큰일이다 큰일..

자! 대국 시작 인사를 시작해봅시다.

조연출 행운씨가 계시 연습을 시작합니다.

조연출 : 자~ 돌림노래 만들지 말고.. 동시에 “대국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는겁니다~ 제 신호 잘 보세요~

(앗! 돌림노래를 아는 걸 보니.. 조연출님도 혹시 계시원일기를 보는건가? ^^)

계시원1 : 언니가 마이크를 달고있으니.. 언니가 크게 말하구.. 우린 따라서 ‘시작하겠습니다’만 할께요.

은하 : 나.. “싸우나를 시작하겠습니다” 할라구..

계시원2 : 진짜 그러는거 아니에요?

은하.. 진짜 그럴까바 겁이 덜컥!

은하네 사무실에는.. 은하 자리 바로 옆이 계장님.. 그리고 건너편이 부처장님입니다.

은하는 거의 계장님께 업무에 관해 여쭤보고 지시를 받지요..

그런데 종종 부처장님께 보고드릴 일이 생기면..

“부처장님~” 하고 불러야 하는데.. 꼭.. “계.. (아차! 계장님이 아니라 부처장님 불르는거였지) 부처장님!” 하고 부르게 됩니다.

이걸 합쳐보면 “계부처장님~” <- 좋게 들릴 리 없습니다.. 에효~ 실수쟁이 은하..

헤깔려서 진짜로 ‘싸우나를 시작하겠습니다’ 해버리면.. 전국적으로 방송 사고입니다. 안되안되..!

‘대국을 시작하겠습니다’를 서너번 되뇌여봅니다.

하나..둘..셋.. 숫자도 세어봅니다.

분장실에서 1초에 하나씩 정확히 세라는.. 유창혁사범님의 엄명이 있어서 더욱 긴장했습니다.

11초에서 12초에 맞추어 열을 세는게 좋다는 임피디님의 지시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쪼금 여유있게 세는게 실수가 적어서 좋다는 바둑팬의 이야기도 있었구요..

무튼.. 정확하게 일초에 하나씩 수를 세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그간 화장실에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오늘 잘 할수 있겠죠?

(화장실에서 발성연습을 하면 자기 목소리가 더 잘들린다고 하네요)

밖이 시끄러워집니다.

개막식을 마치고 선수들이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2007 한국 바둑리그 경기투어.. 이제 대국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