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모임을 갖은 것은 13년전이었다.

대여섯살 꼬맹이를 데리고 , 아니면 초등학교 갓 입학한 아이들을 하나둘 데리고
부부동반 모임으로 망년회를 가졌었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코드가 맞는지 지들끼리 어울려 놀았고 ,,
음악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를 추기도 했다.

지글지글 볶은 고기 냄새를 맡으며 엄마들은 끼리끼리 모여 남편 험담이나 ,, 집안얘기
아니면 애들 자랑에 시간가는줄 몰라  헤어질 때 쯤이면 서로 아쉬워 하곤 했다.

친구들은 밥먹기가 무섭게 둥그런히 모여앉아 판을 벌였다. 그건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는 것이다. 그렇게 한해 한해,,
꼭 1년에 한번 씩 얼굴을 보았다.

만나면 너무 좋았고 할말은 왜그렇게 많은지 ,, 노래방기기를 틀고 한곡씩 부르다 보면
12시 전에 끝나 본적이 없었다.

북한산 북쪽자락 진관사를 조금 넘어 백숙집에서 우린 또 만났다.
이번은 무슨 연유인지 한해를 건너 뛰어 2년만에 만났다.

변한게 있다면 아이들이 다 커서 부모와 같이 올 수 없는 것과
이민간 친구 그리고 어떤 트러블로 참석치 못한 친구들이 생겼단 것이다.

뭔가 섭섭한 느낌을 지울순 없었다.

더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하거나 이세상 사람이 아닌자가 생긴다면 자꾸 그느낌은
더 클거란 생각에 ,,

하지만 세상사는 이야기가 오가고 많이 들진 못하지만 맥주한잔을 들이키니
그 방안은 금새 웃음꽃을 피웠다.

경기가 좋지 않은지 그 넓은 홀엔 달랑 우리팀만 있었다.
그것도 10시 반이 되자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간신히 30분을 양해 받아 못다한 얘기들을 나눴다. 모두다 술도 먹지 않고 자제했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분명 사람들의 정신력과 행동을 제어한다.
그리고 중년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어떤 분위기(?) 가 있다

그건 피할수 없는 인생의 분위기 인지도 모른다.

산자락 달이 휘엉청 걸려 있는 골짜기를 지나 돌아오는 길은 뭔지 모르지만
좀 쓸쓸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