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도 지하철 속의 긴 통로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
학교 운동장을 가로 지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비록 아파트 숲에 둘러 쌓인 네모 공간이기는 하지만
그 모래와 흙 위에서 아이들은 맘껏 뛰 노는게 보기 좋았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볼을 차는 아이
바람불어 닭털 공이 잘 나가진 않지만 배드민턴채를 열심히 휘두르는 아이
한쪽 모서리에 빙둘러서 피구 놀이를 즐기는 여자애들
단체로 줄을 맞춰 그라운드를 돌고있는 꼬마들,,

 
난 그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교실에서 하기싫은 공부를 억지로 듣느니
밝은 태양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노는 것은 그래도
그 시점에서 그들만의 특권이기 때문 아닌가.
아이들이 같이 모여서 논다는 것은,, 거기서 또다른 세계를
만나고 그들이 원하는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상상의 세계를 펴고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날 인가 그 텅빈
운동장을 어른들이 반을 찢고 있었다.
학생수가 늘어나 교사를 증축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숨쉬는 그 작은 공간마저도 앗아가는 어른들 때문에
그들의 작은 세계도 조그만 꿈들도 사라져 갔다.

 
핀란드,노르웨이,캐나다 뭐 그런 곳까지는 아니라도 좋다.
가까운 일본의 초,중교를 보더라도 우린 너무한다.
좀더 나은 환경을 위하여 푹신푹신한 운동장을 만들고
좁은 도로를 넓혀 숲길을 만들자.

 
반쪽 운동장으로 변해가는 슬픈 현실과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만들어 주는 별천지가 오버랩 되어왔다.
학교 공부도 공부이고 밖에서 보고 듣는 것도 뛰노는 것도 모두 공부다.

 
내가 만난 어느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신나게 조개를 캐내는 아이들
강원도 어느 이름없는 산 등성이에서 숲속을 헤치며 땀흘리며
올라오는 어느 소년을 만났을 때
하이얀 설원을 등지고 내려가며 곁을 스치고 쏜살같이 내려가는 어느
스노우 보드를 탄 아이를 보며 ,, 난
그들과 같은 느낌 ! 뭐랄까 ? 동심으로 돌아가며
강한 희열을 느낀다.

그래 아이야 ,, 훨훨 날아라 그리고
맘껏 뛰놀아라 !
저 푸른 동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