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하기 잴로 힘든 사범님이 누구에요?
요건 '잴로 잘 생긴 사범님이 누구냐!' 는 질문과 함께 은하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작년까지 은하는 '조훈현 사범님' 을 꿋꿋하게 외쳤으나.. 올해는 어째 수정해야 할 것 같다.
바둑리그가 확!! 변했으니까 말이다.
모든 대국이 제한시간 각각 10분에 30초 초읽기 3회 였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장고바둑의 등장과 함께.. 나머지 4판의 대국은 제한시간 없이 30초 초읽기 10회라는..
그야말로 속기바둑.
평소 제빠르기로 소문나 '제비'라는 별명을 지닌 조국수님.
속기바둑에서는 그야말로 그냥 제비도 아닌 '물찬 제비'랄까..?!
30초 10회의 대국에서는 쉴틈없이 초읽기를 해야 하는 계시원에게..
조국수님은 최고의 사범님이었으니..
20초가 지나면 '20초' '하나, 둘...' 하고 초를 읽어야 하는데..
상대의 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착점을 하시는 통에 당췌 초읽기를 할 틈을 안주시니..
당하는(?) 상대의 입장에서는 계속 초읽기에 몰리려니.. 악마일지라도(죄송^^)..
계시원으로서는 한 숨 돌리며 물한모금 머금을 여유를 주시는.. 천사이다..!
아니나 달라.
대부분의 사범님들이 중반 이후부터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는 반면.. 우리의 '물찬제비'!!
이날 대국이 끝날 때 까지 초읽기를 무려 여섯번이나 남겨놓으셨다는..

그럼에도 조국수님의 대국을 계시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랄까?
'아! 미치겠네~' 하며 마빡이 포즈로 이마를 따악! 때리시는가 하면..
'아하하! 거기를! 거기를! 내가 거기를 못봤네!' 라며 이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리실땐.. 이거 대답을 해드려야 하는가.. 갈등을 할 정도이니..
대국 중 조국수님 특유의 혼잣말과 엑션(!)은 정말 혼자보기 아까울정도.. 그러니 터지는 웃음참는 고통은 아는 사람.. 아니 아는 계시원만 안다.
게다가.. 조국수님은.. 분명 착점소리가 나서 반상을 보면 바둑돌이 없는 '유령바둑돌'의 주역이시니..!
바둑돌 소리가 나서 두셨나 싶으면 반상 밖의 책상에 바둑돌을 두드리는 소리요..
둬놓고도 손 안떼고 한참을 노려보기까지.. (손을 떼지 않으면 착점을 했을 지라도 초를 계속 읽어야 함)
눈 크게 뜨고 반상과 조국수님의 손끝과 초시계를 번갈아 보려니..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이 날은 정신을 차리기 힘든 이유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름하여 '납량특집 대국'이랄까..
대국 초반무렵부터 착점을 하시고는 어딘가를 노려보시는 조국수님..
그게 어딘고 하니.. 반상이 아니라 바로 은하계시원의 오른쪽 머리 위.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는 셋트장 모서리 천장이다.
처음엔 그려려니.. 했으나.. 자꾸 노려봄이 반복되고..
천장에 혹시 뭐가 있나..? 하고 궁금해진 은하.. 초읽기 바쁜 와중에도 덩달아 뒤를 돌아 올려다봤다.
아니나 달라.. 그저 천장뿐.
머쓱하여 다시 앞을 보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반상을 내려다보시는 조국수님..
아.. 속았다.. ㅜㅜ
바둑은 어느덧 중반.
그러나 조국수님의 천장 째려보기(!)는 계속되어가고..
대채 왜!! 은하의 궁금증과 함께 왠지모를 공포가 커져만 간다.
혹시 귀... 귀신..?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귀신의 공포가 더해지니 은하의 팔엔 또다시 닭살이 또로록!
대국 끝나면 꼭 여쭤보리라.. 결심했는데..
안타깝게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뭐였을까..? 조국수님이 그날 천장에서 보신건..
정말로.. 귀신..?? 아니면 혹시 새로 생긴 수읽기 습관이신걸까...?!
이날의 대국을 승리하시고 대국장 밖으로 나온 조국수님.
해설을 맡은 유창혁 사범님도 밝은 얼굴로 해설실을 나와 조국수님께 축하인사를 건넨다.
'내가 너무 쉽게 해줬나?'
너털웃음과 함께 농담으로 답하는 조국수님의 여유에 대국장 밖은 웃음바다..
아욱~~~
잔득 긴장한 어께를 풀겸 시원하게 기지게를 켜고..
이제 다음 대국을 준비할 시간.
장고바둑이 진행중인 스튜디오안에 살금살금 들어가다 말고 아까 조국수님이 노려보던 천장 한켠을 유심히 쳐다보는 은하.
조국수님이 보셨던건.. 귀신일까..?
아니면 혹시.. 고스트바둑왕에 나오는 그 바둑신...?
그래! 바둑신!!
은하.. 할일을 잊은 채 본격적으로 천장 한켠을 바라본다.
혹시 바둑의 신과 눈이 마주칠지도 몰라.. 하는 기대를 하는 걸게다...
바둑신님~~ 은하랑도 눈 좀 맞춰주세요..
은하국수.. 어때요..? 헤헤헤 *^^*
은하씨!! 거기서 뭐해요!! 다음 대국 준비해야지!
아네네~ (아쉽다.. 쫌만 더 기다렸음 바둑신님이 나타났을지도 모른다구요..!)

바둑신님~ 잘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