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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병 외통수에 걸리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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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18]
붓으로 사뭇 한 자씩 써본다 참을 인 忍 글은 좋지만 소주처럼 쓰다 시 시 詩 시시하지만 칼 날 에 베인 것처럼 쓰리다 눈물 젖은 먹물로 마지막으로 쓴다 와신상담 臥薪嘗膽 ...[2009.01.01 조회수5411 추천15]
당일 바리, 은갈치  [37]
저녁 식탁 위에 잘 구워 낸 은갈치 도막도막 놓여있다 낚싯줄에 걸려 퍼덕거리는 은비늘색 시간이 있다 ...[2008.12.31 조회수6251 추천14]
자리물회를 먹으며 [18]
제주에는 자리돔이 있지 동네 조그만 포구마다 자리는 매일 잡히지 노릇노릇 구워먹기엔 모 슬포 자리지만 강회나 물회로는 보목 자리가 최고야 어슷어슷하게 썰어넣은 식초내음 코를 찌르는 시원한 물회 맛좀 봐 으슥한 내 그림자마저 구겨져 근심 또한 그릇 속으로 휙 사라져 버렸다면... ...[2008.12.31 조회수5802 추천15]
진주, 뒤벼리풍경 [24]
아슬아슬한 화폭 뒤벼리 아래 강변도로로 쌩쌩, 차들이 달리고 있구나 돌더미 떨어질까 두 려 워 깍아지른 절벽 아무 말은 없어라 군데군데 갈라진 틈서리 오호, 땀 흘리며 견뎌내고 있구 나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계속 빠른 속력으로 차는 달리고. ...[2008.12.30 조회수6181 추천14]
Solitude 2 - 어떤 기다림 [38]
성당에 가다가 문득 사막이 그리워졌다 그리움 = 사막 늘 목 마르고 애가 타지 너와 나 의 중 간 에 평행선을 삼켜버린 사막이 있다 바람에 음표 그리며 나르는 마음 한 자락 황량한 사막으 로- 비익조(比翼鳥) 같은, 우리는 왜, 기다려야만 할까 ...[2008.12.29 조회수5388 추천13]
사진과 막걸리와....  [19]
가끔, 일상의 고단한 짐을 풀고 내리막의 막바지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난다 서랍 깊숙 이 넣어둔 슬픈 빛으로 떠오르는 바랜 흑백사진 한 장, 사금파리에 베인 듯 아프다 한잔 따라봐 라.... 잔을 내미셨다 꺼덕거리는 양은주전자를 들고 뿌연 막걸리 사발 가득 부으면 아버지는 벌컥벌컥 들이키시고는 캬아, 좋다! 하셨다 내 뒷덜미 잡으시는 이 소리에 슬픈 운율로 울고 싶어도 결코 울지 못한다 ...[2008.12.29 조회수5251 추천10]
섬들  [23]
수평선 너머로 가기 위해 누군가가 던져놓은 징 - 검 - 다 - 리 섬 섬 섬 섬 섬 섬 섬 섬들 ...[2008.12.28 조회수5240 추천15]
詩를 버리며  [28]
어느 날엔 늘 다니던 길도 낯설다 흐트러짐 없이 바로 걷는 길 섶, 바람소리에도 깜빡 길 을 잃 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이면 변함 없던 그대를 다시 쓴다 한결같이 가질 수 없는 사랑으로 기억 된 그대, 흠집 없도록 이제 조금씩 꺼내 길가에 버린다 ...[2008.12.27 조회수5161 추천13]
티슈에 관한 명상 [13]
넌 왜 그렇게 사니 언제나 스스로 풀어내고 하얀 살결 위 온갖 오물 뒤집어쓰고 가장 낮은 자더러움 다 씻어주고 가장 낮은 자리로 흘러 리에 가 있니 넌 그래도 나보단 나아 세상에 온갖 물에 풀어져 더러 똥에 섞이어 그렇게 흘러 가는 것인가 날 봐, 난 언제나 깨끗한 척 하지 하루 에도 몇 번씩 나의 더러움, 너의 흰 살결 능욕하고 슬쩍 눈속임하지 그리고 나서 널 버리지 ...[2008.12.27 조회수4701 추천9]
얼어붙은 날의 독백  [10]
내 어릴 적 세상사는 법 몰랐지만 더듬거려도 강물처럼 유유했어요 바람이 시린 관절 뚫 고 들 어와서야 비로소, 세월 가는 속도에 흠찔 했지요 가끔은 발가벗고 비틀거리는 순간 절망의 낮 술을 마시곤 해요 필름이 돌다 도중에 삐거덕 끊기면 그때는 영락없이 잉크가 얼어붙지요 소 름으로 돋아난 문장 고드름되어 전신주에 참혹하게 걸려 있어요 ...[2008.12.26 조회수4950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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