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선3번기 2국에서 이창호 9단이 김승재 3단을 267수 끝에 백3집반으로 제치며 종합전적 2-0으로 결승5번기에 진출했다.
균형감각의 승리였다. 흑과 백이 명확한 경계선을 그으며 종반 끝내기 싸움으로 흘러가던 바둑은 우변 끝내기 과정을 놓고 엄청난 화력전이 됐다. 우변을 조금 더 깎아먹자는 김승재 3단의 2선 붙임에 이창호 9단이 1집도 손해 볼 수 없다 나서면서 흑말의 생사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결과는 묘수 내고 지는 꼴이 됐다. 김승재 3단은 1선 젖힘의 묘수를 터뜨리며 흑대마 패를 냈지만 패의 대가로 중앙 흑진이 뚫려서는 형세가 되레 어려워지고 말았다. 이후 이창호 9단은 중앙을 선수로 관통한 다음 큰 자리를 뚜벅뚜벅 해치워 나가며 확실한 승리수순을 밟았다.
승리한 이창호 9단은 원성진 9단과 결승5번기를 벌인다. 조훈현 9단과 함께 명인전 최다우승(12회)을 기록하고 있는 이창호 9단은 2003년 34기를 끝으로 결승무대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창호 9단과 원성진 9단의 상대전적은 이창호 9단이 6승 4패로 앞서고 있으며 이번 명인전 본선리그에서도 맞붙어 이창호 9단이 승리했었다.
이창호 9단은 이 승리로 LG배 세계기왕전부터 시작된 연승행진을 5연승으로 늘렸다. 이창호 9단의 올해 최다연승은 8연승이며 현재까지 최다연승 기록은 김지석 6단이 가지고 있는 14연승이다.
결승5번기 첫 삽은 12월 1일 같은 장소에서 낮12시부터 뜬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을 오로왕별스타의 해설이 곁든 대국실 생중계로 팬들과 함께 한다.
국내 최고 우승상금 1억원을 자랑하는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은 바둑TV가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하이원 리조트와 한국일보가 후원한다. 본선리그 이상의 대국은 사이버오로와 바둑TV(오후 1시부터), 하이원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6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실전진행 (묘수를 냈으나)
묘수 내고 진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백2로 치중 가 우변 흑대마를 잡자고 했을 때 흑3의 1선 젖힘이 기막힌 삶의 묘수였다. 그러나 보는 바와 같이 흑대마를 담보로 한 패의 대가는 상당한 가격을 요구한다. 중앙을 선수로 관통당한 이후 백에게 큰 자리를 계속 빼앗겨서는 흑의 묘수가 별무신통한 결과가 돼버렸다.
참고도 (때론 평범함이 비범하다)
흑1로 평범하게 끝내기 하는 것이 실전보다 나았다. 끝내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미세한 바둑이다.
수가 보여도 그 수를 결행하지 않는 것. 삶의 과정도 그렇겠지만 바둑에서도 평범함이 비범할 때가 많은 것 같다.
.gif){kind=logo}
;)
대륙의별
레밍턴스틸
윈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