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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포스코켐텍의 주장 조한승이 ‘반집’으로 승리를 결정짓자 김성룡 감독과 목진석, 김주호 등 팀원들이 일제히 스튜디오에 들어와 환한 얼굴을 하고 있다. |
포스코켐텍, 정관장에 집념의 역전승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
“정관장의 김정현,이원영 두 선수가 모두 진 것은 이번 시즌 처음 있는 일 아닌가요(?)”(송태곤)
믿었던 두 기둥이 무너진 것이 곧장 팀 패배로 연결됐다. 주장 나현이 모처럼 이겼음에도 역전패를 당한 정관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포스코켐텍이 난적 정관장을 3-2로 물리쳤다.
9월25일~2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에서 첫날을 1-1로 마친 포스코켐텍은 둘째 날 승부처인 3국을 내줘 패배의 위기를 맞았으나, 4국에서 한상훈이 집념의 역전승을 거뒀다. 그다음 최종국에서 주장 조한승이 반집으로 승리를 결정지으며 정관장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 포스코켐텍 승리의 주역 4지명 한상훈과 주장 조한승. 한상훈은 홍민표에게 사력을 다해 싸운 끝에 역전승을 거뒀고, 그동안 부진했던 조한승은 결정적일 때 이름값을 했다.
▲ 3국에서 상대 전적 2전 2패의 목진석을 꺾은 나현. 최근 물가정보배 우승을 눈앞에 둔 기세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잘 나가던 주전들이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중위권 싸움이 정말 난리도 아니에요.”(최유진)
승승장구하던 정관장이 포스코켐텍에 뜻밖의 일격을 맞으면서 이번 시즌 중위권 판도는 더욱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정관장과 포스코켐텍이 5승6패로 같아지면서 기존의 신안천일염까지 세 팀이 모두 5승6패인 상황.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티브로드와 뒤를 이을 것이 유력한 Kixx를 제외하고는 남은 두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
■ ‘사활 귀신’ 박정환의 카톡
양 팀 2-2 상황에서 마지막 조한승-이원영의 대국이 숨막히는 극미한 형세로 치달을 무렵, 정적을 깨는 '카톡,카톡'소리가 누군가의 핸드폰에서 요란하게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한중천원전을 마치고 제주에 있는 박정환. 친한 사이인 포스코켐텍의 조인선에게 전달된 내용은 방에서 바둑TV를 보고 있는데 ‘좌하귀를 잡는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좌하귀를 잡으면 승부는 그걸로 끝. 박정환이 알려준 묘수를 바둑판에 놓아본 김성룡 감독이 “이건 정말 역대급 묘수”라며 무릎을 쳤다.
<실전1> 조한승이 흑1~3으로 수를 내려간 장면이다. 느낌은 분명 뭐가 있을 것 같은 형태. 하지만 이 다음이 어렵다.
<실전2>마지막 초읽기 상태에서 조한승은 흑1, 3으로 잡으려 해봤지만 이것은 6으로 백이 무난히 산 형태.
<박정환의 묘수> 박정환이 카톡으로 급히 타전한 1신은
흑1로 내려서야 한다는 것. 백2가 어쩔 수 없을 때 흑3으로
외곽 공배를 찝으면 백이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 계속해서 백1,3으로 궁도를 넓히고자 했을 때 흑4로 끊는
수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 수. 다음 백5 때 흑6으로 ‘5궁도화’다.
이 바둑은 조한승이 반집을 이겼기에 망정이지 졌다면 이 수를 못 본 것이 천추의 한이 될 뻔했다. 조반간 ‘역대 묘수 퍼레이드(가칭)’을 출간하기 위해 온갖 묘수를 수집 중이던 김성룡 감독은 “박정환은 역시 ‘사활귀신’이다. 특히 공배로 찝는 수는 역대급 묘수로 바둑을 관전하다가 즉각 이것을 생각해냈다는 게 대단하다.”며 한동안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3국> 나현-목진석. 이번 시즌 나란히 2승8패로 부진한 두 사람. 나현이 ‘옛날의 이창호 9단을 연상케 한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모처럼의 완승국을 펼치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220수 백불계승).
<제4국> 한상훈-홍민표. 좌변 백진에서 기막히게 수를 내면서 승리를 눈앞에 뒀던 홍민표. 하지만 이후 낙관했고, 그 틈을 노린 한상훈이 끝내기에서 맹추격하면서 믿기 어려운 역전이 이뤄졌다(259수 백1집반승).
<제5국> 이원영-조한승. 초반 우상 접전에서 일찌감치 우세해진 조한승. 이후엔 이원영의 끈질긴 버팀 앞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반집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274수 흑반집승).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이어지는 주말엔 6승4패(3위)의 CJ E&M과 5승5패(4위)의 SK엔크린의 11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다. 양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결정적인 고비가 될 중차대한 일전이다.
●○...KB리그의 말•말•말
“조한승 선수의 랭킹 앞에 1자는 빼야 되는 거 아닌가요(?)”
(최유진 진행자. 조한승이 올해 극도의 부진으로 17위까지 랭킹이 내려간 것이 안타깝다며.)
“제가 두면 이길 것 같습니다.”
(김지석. 마지막 5국이 “누가 유리한가?”라는 김성룡 감독의 질문에 자신이 조한승이라면 이길 것 같다며.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그럼 우리가 졌네.”즉각 정색으로 응수.)
▲ 이날 포스코켐텍 검토실은 Kixx팀 주장 김지석(사진 왼쪽 앞)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삼성화재배를 마친 후 부부동반으로 장기간의 중국 여행을 마친 김지석은“다녀본 곳 중에 윈난(雲南)의 시골 풍경이 평화롭고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최근의 페이스대로라면 포스트시즌이 무난할 걸로 보였던 정관장은 뜻밖의 역전패에 할 말을 잊었다. ‘드림2(김정현, 이원영) 플러스1’의 승리 방정식 또한 기둥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기사는 KB리그운영본부가 제공하는 바둑리그뉴스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해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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