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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이 승리가 확정된 다음 편한 마음으로 5국을 보고 있다. 티브로드는 팀의 주축인 <양현>이 살아나며 하반기에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
'승 승 승' 티브로드 진영에 잇단 승전고가 울렸다.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티브로드가 한게임에게 4-1 대승을 거뒀다.
4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에서 둘째날 대국에서 티브로드가 3~5국을 싹쓸이하며 한게임을 4-1로 완파했다.
티브로드는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며 4승3패로 신안천일염(5승2패)과 정관장(4승1무2패)에 이어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6라운드 선두 한게임은 예상 밖의 큰 패배를 당하며 리그 4위까지 내려앉았다.
▲'이것은 전쟁이다'. 전반기 티브로드와의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한게임 윤성현 감독의 표정이 비장하다.
▲시합 내내 기도하는 심정으로 모니터를 지켜보았던 티브로드의 이상훈 감독.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선두권은 초박빙의 양상이다. 신안천일염이 5승2패로 1위를 마크했지만 4승팀이 네 팀이나 되는 데다가 개인 승수가 적어 안심하긴 턱없다. 따라서 후반기에도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하위팀에게도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회가 적지 않게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성적 상위 *( )안은 지명.
◈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전반기 순위
*순위 규정:팀 전적(승률)→개인 승수→승자승 으로 하며, 무승부는 0.5승으로 간주한다.
■ 누가 김지석을 막으랴
김지석은 10일 전 농심배 예선에서 김세동과 첫 대결을 했는데 그때 아주 혼쭐이 났다. 30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반집을 남겼지만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힘든 내용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대결. 하지만 그때 김세동의 스타일을 파악했는지 이 판은 단단한 자세로 임한 다음 완승을 거두었다.
초중반 좌중앙의 싸움에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김세동은 한 템포 늦춰 흑 대마를 노렸는데 김지석이 좌하 쪽 큰 실리를 차지한 다음 손쉽게 대마를 타개하니 집부족증에 걸려버렸다. 이후 바둑이 좀 복잡해지긴 했지만 김지석이 빈틈없이 김세동의 예봉을 막아내며 16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 <제1국>김세동-김지석. 김지석이 동갑내기(89년생)친구 김세동의 예봉을 잘 피하며 완승을 거뒀다. 티브로드 입장에선 좋은 카드 김세동을 헛되이(?) 써버린 것이 아쉬웠던 대국.
▲김지석은 전반기에 두 차례(강동윤 이세돌)의 1지명 대결을 가졌다. 후반기엔 박정환, 최철한 등 다른 1지명과의 대결이 많아질 걸로 보여 과연 어디까지 연승행진이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올해 몇 연승까지 예상합니까?"(김지명)
-일단 한판이라도 지면 괴로우니까...괴로워지고 싶지 않네요.
"한마디로 다 이기겠다는 얘기네요!"(웃음)
▲김지석이 검토실에 돌아와 즐거운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상승세의 류수항, 티브로드를 구하다
티브로드 입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대국. 류수항은 최근 명인전 본선과 올레KT배 4라운드(16강)에 진출하는 등 대단한 상승여서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락스타끼리의 대결은 원래 치열한 데다 이날 상대 박준석의 컨디션이 좋아 판의 내용이 만만치 않게 흘러갔다.
기회가 많았던 쪽은 박준석이었다. 결정적으로 판의 운명을 건 대마 수상전때 박준석은 두번이나 판을 끝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다 놓쳤고 결국 한수 부족으로 박준석의 백 대마가 죽으면서 류수항의 승리가 확정됐다.
▲<제2국>박준석-류수항. 락스타리거들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에서 류수항이 승리했다. 류수항은 초반에 행마가 꼬여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끈기 있게 참으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2011년에 입단한 류수항(23)은 올해 31승 12패(승률 72%)를 기록하며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올레배에선 원성진을 물리쳤고, 그 전 명인전 예선에선 김지석을 꺾은 바 있다.
■ 이지현, 티브로드의 운명(?) '나한테 물어봐'
한게임의 노장 목진석(34)은 이 대국 전 삼성화재배에서 중국 신예를 제압했지만 저녁 6시반까지 격전을 치르느라 피곤이 몹시 쌓인 상태.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승부를 서두르는 게 눈에 보였고, 일찌감치 비세에 몰렸다. 상변의 천하대패를 이기긴 했지만 그 대가로 우변이 뚫리면서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집부족증에 걸렸다.
이후 좌변에 침투한 백을 노려봤지만 잡히지 않을 돌이었고, 최후에 상하를 엮어보려는 승부수도 이지현의 침착한 대응에 걸려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펀치의 강도와 정교함이 현격하게 떨어진 목진석은 이미 평소의 그가 아니었다. 180수 만에 이지현이 어렵지 않게 승리를 가져갔다.
▲ <제3국>이지현-목진석. 승패의 분수령이었던 이 판에서 목진석은 더블헤더(연속경기)의 피로감 때문이었는지 평소보다 무력했다. 결과론이지만 목진석을 전날에 배치하고 이 판을 김지석에게 맡겼더라면 승부의 양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 팀과 개인 성적이 완벽히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는 이지현. 이지현이 이기면 팀도 이겼고, 이지현이 지면 팀도 졌다.
■ 조한승 '나 순한 남자 아니야'
조한승은 '부드러움의 대명사' 같은 존재지만 어린 이동훈을 상대한 이 판만큼은 순하지 않았다. 초반 1시간 동안 겨우 30여수가 놓이는 초슬로우의 진행은 큰 모양 대결을 예고한 상태. 하지만 얼마 후 이동훈이 흑의 안방을 휘저으며 살자고 한 것이 조한승의 심기를 크게 흩트려 놓았다.
처음엔 이동훈이 우변 흑 일단을 잡으면서 거의 승리한 줄 알았다. 하지만 조한승은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묵묵히 잡히는 것을 지켜봤고, 이 돌을 활용해 노림이었던 가운데 백 대마에 칼을 들이댔다. 얼핏 봐선 잡으러 가는 쪽이 훨씬 부담이 많아 보였던 대마몰이. 그러나 순한 사람이 모질게 칼을 뽑자 대마는 포위망에서 몇 발짝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이동훈이 183수 만에 돌을 거두면서 티브로드의 3-1 승리가 확정됐다.
▲<제4국>이동훈-조한승. 조한승이 어린 후배를 상대로 차원 높은 수읽기 능력을 보여주며 승리했다.
▲ 잡을 때는 잡는다는 걸 보여 준 조한승. 상의 단추를 풀어헤친 것이 이 판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시즌 전적은 초반 2패후 5연승.
▲ 수읽기에 몰입해 있는 이동훈(15). 귀에 걸친 안경테가 물기에 젖어 있다. 올해 46승으로 전체 기사 가운데 다승 1위. 리그 성적은 3승3패를 기록 중이다.
▲<제5국>안국현-조인선. 애초 승부판이 될 걸로 예상됐으나 앞서 승부가 나는 바람에 개인전이 되어버렸다. 초반은 실리가 많은 흑의 편한 진행. 하지만 중앙 흑돌이 공격당하면서 우변 보가가 깨졌고, 좌상귀 패의 대가로 우하 쪽이 초토화되면서 조인선의 패색이 짙어졌다. 208수 백 불계승. 조인선은 4승3패, 안국현은 4승2패로 각기 전반기를 마쳤다.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는 신안천일염-SK에너지의 대결로 후반기 첫 경기를 시작한다.
▲예상 밖의 완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윤성현 감독과 목진석.
▲전반기 3연승후 3연패라는 온탕과 냉탕을 오간 끝에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한 티브로드 선수들.
▲5국 승부를 예상했으나 4국에서 승부가 나자 판을 거둘 채비를 하고 있는 한게임 검토진.
[자료·기사 협조 | 바둑리그운영본부(안성문KB바둑리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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