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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시영-오정아 조(오른쪽)가 나 현-김채영 조를 꺾고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오정아는 <페어의 여신>으로 불릴 정도로 여자기사들 사이에서 페어바둑의 귀재로 인정받고 있다. |
‘전쟁이다’
14일 밤, 김채영 초단은 오정아 2단으로부터 이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매우 짧은 문장. ‘무얼까 이것은... 아, 그거구나’
김채영은 파트너 나 현 3단과 그 전날인 13일 제3기 SG배 페어바둑최강전 4강에 진출했다. 결승행 티켓을 놓고 진시영-오정아 조와 다퉈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채영은 카톡메시지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투지가 끓어올랐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오정아는 용산의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찍은 사진 설명을 보낸 것이었다. 15일 오후 1시 40분, 준결승전을 20분 앞두고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이 이야기를 하면서 김채영과 오정아는 서로 마주 보고 깔깔대고 웃었지만 실상, 전쟁인 것은 맞았다.
반외신경전은 대국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임전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김채영은 "진시영-오정아 조는 하늘색의 커플룩이다. 우리가 이미 졌다^^"라고 하자, 오정아는 "우리는 일부러 색을 맞춰 입고 나오진 않았다. 김채영 선수야말로 헤어스타일까지 바꾸기까지 하고 예사롭지 않은 기세로 우리팀을 압박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윽고 바둑이 시작되고... 반외신경전만큼이나 반상신경전이 초반부터 치열했다. 그러나 하변에서 진시영-오정아 조가 백 돌 사이를 관통하는 형태를 얻어낸 후부터는 줄곧 진시영-오정아 조가 우세를 유지했다.
나 현-김채영 조는 중반, 위험했던 좌상 대마를 극적으로 살려내고 나서 집 차이를 계속 좁히며 따라 붙었지만, 마침내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지점에 이르자 돌을 거두었다.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기 SG배 페어바둑최강전 준결승전에서 진시영-오정아 조가 나 현-김채영 조에게 203수 만에 흑불계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하루 뒤 16일 오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결승전이 열린다. 진시영-김채영 조와 박승화-김혜림 조가 격돌한다.
○● SG페어바둑 룰
제3회 SG배 페어바둑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3,000만원이고 준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며 대회 총규모는 1억 5,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다.
페어대회의 착점은 흑(여성)→백(여성)→흑(남성)→백(남성) 순으로 순환하며 착점순서를 위반하면 3집 패널티 공제, 3회 위반시는 실격패 처리된다. 전기 대회부터 적용했던 ‘덤 베팅제’는 이번 대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덤 베팅제’는 대국 전 용지에 덤을 적어 공개한 후 덤을 많이 써낸 팀이 제시한 덤으로 흑을 잡는 것을 말한다. 두 팀이 제시한 덤이 같을 경우에는 돌을 가려 맞힌 쪽이 선택권을 갖는다. 착점 순서 및 패널티, 참가자격 등의 규정은 전기 대회와 동일하다.
SG세계물산이 후원하는 페어바둑 최강전의 우승팀은 내년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페어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 여기실 대기실. 김채영(일어 서 있는)과 오정아. 준결승전을 앞두고 김채영은 머리를 했다.
▲ "김채영 선수가 헤어스타일까지 바꾼 걸 보니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오늘 바둑 어려울 것 같다."(오정아) "상대팀 호흡이 대단하다. 쉽지 않은 승부일 것이다"(진시영)
▲ "페어의 여신 오정아 선수가 있어 오늘 만만치 않다"(김채영) "두 판만 더 이기면 우승이다. 꼭 이기고 싶다"(나 현)
▲ 바둑TV 스태프가 페어바둑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대국자가 잘 알고 있더라도 한다.
▲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착수하는 나 현.
▲ 페어 여신의 착수.
▲ 제3기 SG배의 우승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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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락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