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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브로드 대역전의 피날레는 2지명 김승재가 장식했다. 마지막 5국에서 이창호 9단이 패한 것이 너무 아쉬웠던지 이세돌과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이 나란히 스튜디오에 들어와 오랜 시간 의견을 주고받았다. 허리를 구부린 두 사람 뒤로 이날 4국에서 리턴매치를 벌였던 티브로드 주장 박정환과 김민호의 모습이 보인다. |
"추석특집 액션영화의 끝은 허무한 반전인가요(?)"
승부의 저울추가 '반집'을 예고하며 숨 막히게 움직이고 있던 종반. 이세돌이 잇단 끝내기 실수를 범하며 쿵 하고 쓰러지자 목진석 해설자의 입에서 아쉬움이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티브로드의 강유택이 이세돌의 열화와 같은 공격을 이겨내고 팀을 구했다.
6일~7일 저녁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에서 티브로드가 강유택의 수훈으로 신안천일염에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티브로드는 경기 첫날 2패를 당해 패색이 짙었으나 3국에서 강유택이 신안천일염의 주장 이세돌을 꺾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다음 주장 박정환과 김승재가 4국과 5국을 내리 승리, 짜릿한 반전의 기쁨을 맛봤다.
▲목진석 해설자가 '추석특집 블록버스터'라고 명명했던 3국. 팀 스트레이트 패배의 위기 상황에서 티브로드의 강유택이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을 꺾고 대역전의 물꼬를 텄다.
'2패 후 3연승'은 이번 시즌 들어 4번째의 기록. 전반기에 신안천일염에게 당한 영봉패를 통쾌한 역전으로 설욕한 티브로드는 8개 팀 가운데 최초로 7승 고지를 밟으며 10라운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간 순위 단독 선두에 올랐다.
'예상대로 끝나면 KB리그가 아니다'라는 말이 이번에도 통했다. 상대 팀 주장 이세돌이 떡하니 3국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첫날 2패를 당한 티브로드의 전도는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3-0 패배는 기정사실처럼 보였고, 전반기때 처럼 영봉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이런 시계(視界) 제로 상황에서 강유택이 대역전의 물꼬를 텄다. 초반 크게 불리했던 바둑을 절치부심 따라잡은 강유택은 중반 이후 이세돌의 세찬 공격을 견뎌내며 팀을 막판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티브로드가 3국에 승리한다면 대역전이 눈에 보이는 매치였기에 이 승리는 사실상 결승점이나 다름없었다.
기사회생한 티브로드는 4국에서 주장 박정환이 김민호와의 리턴 매치에서 승리한 다음 최종국에서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김승재가 이창호 9단을 물리치며 반전 드라마에 종지부를 찍었다.
▲둘째날 대역전을 이끌어 낸 티브로드의 1~3지명 박정환 김승재 강유택(사진 왼쪽부터).부동의 랭킹 1위 박정환에 강유택은 지난해 2지명, 김승재는 1지명으로 뛴 바 있어 8개 팀 가운데 가장 막강하다는 소릴 듣고 있다.
티브로드 역전승의 파장은 극도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리그 전반에 굉장한 울림을 가져왔다. 선두 CJE&M이 정관장에 일격을 당한 상태에서 선두권 붕괴의 위기로 치닫던 상황은 잠시 쉼표를 찍었다.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뻔했던 신안천일염을 티브로드가 막아준 덕분에 Kixx와 CJE&M, 정관장 등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다른 팀들도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시다. 중반 라운드의 막바지에 다시 '2패 후 3연승'의 드라마가 펼쳐진 KB리그는 시즌 막판까지 심상치 않은 레이스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세돌-강유택. 지난해 같은 팀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두 사람. 외나무다리에서 적이 되어 만난 승부는 숨돌릴 틈 없는 격전으로 이어져 '헐리웃 블록버스터 같다'는 소릴들었다. 얼마전 큰 승부(10번기)를 치른 이세돌은 긴장이 이완된 탓인지 서둘러 승부를 끝내려다 역전을 허용했다(279수 흑 불계승).
▲<제4국>박정환-김민호.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끌었으나 이변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박정환은 작심한 듯 초반부터 김민호의 실수를 공략해 갔고, 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김민호의 항복을 받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쳐 보였다(188수 백 불계승). 승리한 박정환은 개인 최초 8승 고지를 밟으며 2년 연속 다승왕을 향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5국>이창호-김승재. 역대 전적은 이창호 9단이 5승 2패로 앞서 있지만 KB리그에선 김승재가 2승1패로 우세. 최근 랭킹이 8위로 수직상승한 김승재가 속기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15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승부가 결정되자마자 곧바로 대국자에게 다가간 이세돌 9단은 "(천지대패 상황에서) 귀를 잡았으면 좋지 않았나(?)"하면서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추석 연휴가 끝나는 주중(목~금)에는 Kixx-화성시코리요. 주말엔 SK엔크린-포스코켐텍의 10라운드 3,4경기가 연속해서 펼쳐진다.
▲지난 라운드에서 잠시(중간 순위)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티브로드. 최근 4연승과 신안천일염에 대한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기쁨을 동시에 누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 설 기회를 다시 맞이했다.
▲믿었던 이세돌의 패배로 중차대한 경기를 놓친 신안천일염은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하며 4승6패, 중간 순위 7위로 내려 앉았다.
이 기사는 KB리그운영본부가 제공하는 바둑리그뉴스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해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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