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의 모습이라 잘 알아보지 못하는 바둑팬도 있지 않을까. 2005년 중국, 응씨배 결승을 치르고 난 최철한 9단이 박정환 9단(당시 아마추어)을 안고서 모니터를 보고 있다. 이들은 이제 건곤일척의 승부를 한다.
프로를 꿈꾸던 소년 박정환이 같은 도장의 대선배이자 정상급 기사 최철한의 무릎에 앉았다. 때는 2005년 3월 중국 베이징. 당시에도 정상급 기사였던 최철한이 응씨배 결승에 올라 창하오와 우승을 다투다 1-3으로 진 뒤였고, 같은 도장의 후배로 연수를 와 있던 소년은 최철한의 무릎 위에서 천진난만한 얼굴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년 박정환은 이로부터 1년 뒤 2006년 입단했고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말에는 최우수기사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박정환은 장성했고 최정상 기사다. 이제는 최철한과 천하를 다툰다.
박정환과 최철한이 천원전에서 부딪치는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3번기가 1월 9일과 14일, 16일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다.
본선 시드를 받아 나란히 16강 토너먼트부터 출전한 두 기사는, 박정환 9단이 강병권 2단(당시)․신진서 초단(당시)․김지석 9단을, 최철한 9단이 김승재 5단(당시)․안국현 4단․박영훈 9단을 연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전력에선 박정환이 앞선다. 두 사람이 타이틀전을 벌이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지난 2012년 제13기 맥심커피배에서 만났을 때는 박정환이 최철한을 2-0으로 셧아웃 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전적에서도 박정환이 3연승을 포함해 9승4패로 앞서고 있다(비공식포함).
그러나 최철한도 호조라서 결과는 예측이 어렵다. 최철한은 지난해말 하이원리조트 명인전에서 이세돌을 꺾고 우승했다. 게다가 천원전과 인연도 깊다. 통산 네 차례를 우승해 대회 최다 기록(이창호와 공동)을 가지고 있어 한 차례 우승한 박정환을 멀찍이 앞선다.
천원전에서 우승하면 한ㆍ중의 천원들이 겨루는 한중천원전에도 참가할 자격을 가지는데 최철한이 네번 다 중국 천원에게 진 아쉬움이 있어 이는 최철한이 천원을 남다르게 갈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43명이 출전해 시작됐던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의 우승 상금은 2,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200만원이며 대회 총규모는 2억 3,000만원이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의 제한시간은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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