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차전은 영남일보에서 가져갔다. 무엇보다 초반에 신성건설에게 밀리다가 '2패 후 3연승'으로 역전승을 거뒀다는 사실이 드라마틱하다.
12월21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저녁7시에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1차전 최종국에서 영남일보 홍민표 선수가 신성건설 윤찬희 선수를 눌러, 영남일보가 종합전적 3 : 2로 결승3번기 중 먼저 1승을 얻어냈다.
바둑은 초반에 어느 정도 우열이 가려졌다. 우변 백돌의 엷음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흑을 잡은 홍민표 선수는 우하귀 일대의 백말을 잡아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만회를 위한 윤찬희의 노력도 별무신통이었다. 임기응변으로 하변에 침입해 잡힌 백돌에 대한 활용을 노렸으나, 오히려 손해를 더 보아 차이가 더 벌어졌다.
팀의 운명을 크게 좌우하는 결정판이니만큼 두 선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부담을 안고 오늘 대국에 임했을 터. 플레이오프에서 4국에 출전하기로 예정되었던 윤찬희 선수가 일찌감치 승부가 끝난 덕분에 출전하지 않게 되자, 무척 기뻐했던 적을 기억해 볼 때 오늘 대국에 두 선수가 갖는 부담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 대국장에 들어가기 전에 강동윤 선수가 들어와 '너무 떠는 것 같다.'며 말을 걸고 있는 장면.
윤찬희는 중앙 전투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역전을 노렸다. 허나 홍민표 선수가 끝까지 잘 처리해 바둑이 뒤집히는 일은 없었다.
홍민표 선수는 "초반에 백이 비트는 바람에 전투가 벌어졌다. 그 싸움에서 유리해졌다. 우하귀 백 일곱점을 잡아서 기분 좋은 흐름이었다. 그 이후 윤찬희 선수가 흔들었으나, 착각을 일으켰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고 총평했다.
챔피언결정전 3번기에서 먼저 1승을 거둔 영남일보. 초반 기세를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해 거꾸로 위기에 처한 신성건설. 22일에 곧바로 이어지는 2차전에서는 어느 팀이 승이를 거둘 것인지.
챔피언결정2차전은 22일에 1,2국을 갖은 뒤 23일에 3,4,5국이 두어질 예정이다. 특히 3~5국은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에서 오후2시부터 200명 지도다면기와 함께 벌어져 바둑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오더가 좋다고 했던 1차전에서 실점한 신성건설이 2차전에서 만회, 승부를 3차전으로 미룰 것인지. 영남일보가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몰아 2 : 0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을 것인지.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홍민표 선수.
▶ 챔피언결정1차전 승리 이끈 홍민표
- 지켜보는 선수들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홍민표 선수가 가장 떨렸을 것 같아요. 어제 좋은 꿈이라도 꿨나요?
특별히 기억나는 꿈은 없습니다. 다만 푹 자고 일어났어요.
- 오늘 바둑 전체적으로 어땠나요?
바둑 내용을 말씀드리기 전에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답니다. 앞에 출전한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분에 제가 마무리할 기회를 잡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바둑 내용은요. 윤찬희 선수가 착각했는지 초반에 일곱점을 죽였어요. 그 바람에 일찌감치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답니다.
- 동료들은 강한 심장을 가진 선수라고 하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중요한 대국에서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 2차전이 바로 시작됩니다. 팀원들이나 감독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잘 해 왔으니 마무리에서 결실을 맺었으면 합니다. 2차전에서 끝내 연말에 쉬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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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짱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