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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계의 상금 독식구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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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계의 상금 독식구조 비판
| 손근기 2016-06-08 오후 01:37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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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손근기 5단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글에서 손 5단은 프로기사의 입장에서 프로바둑계의 우승자 독식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체 기전규모 및 토너먼트 프로기사의 상금 수입 현황을 알리면서 젊고 실력있는 기사라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임을 밝혔고, 우승상금만 커지는 상황은 아무리 흥행을 고려하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32~64강 수준까지는 현실성있게 상금이 돌아가게 하는 상금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래는 손근기 5단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선 아무리 늦어도 10세 이전에 입문을 해야 하고, 고학년 이전부터 오전 수업을 통해 공부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 수업에 참가하는 것은 프로입단을 꿈꾼다면 상상하기 힘들다. 프로양성소인 도장은 하루 12시간 이상 바둑공부를 해야 하고 도장생활을 5년 정도는 해야 프로에 근접하는 실력에 이르게 된다. 월~금은 도장에서 공부하며 바둑두고 토~일은 연구생리그에 참가한다.
하지만 이 생활을 거친 모두가 프로입단에 성공할 수는 없다. 여러 스포츠 직종의 선수들을 만나봤지만 프로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은 바둑만큼 힘든 것이 없는 것 같다. 3학년인 10살에 바둑을 입문하면 이미 프로가 되기 힘들기 때문에….
도장생활을 거치고 나면 바둑을 제외한 세상을 보지 못한다. 공부한 것은 바둑밖에 없고, 그래서 할 줄 아는 것은 바둑밖에 없다. 주변에 조언 해줄 사람이 있지 않다면, 오랜 기간 바둑만이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삶을 살게 된다.
힘든 과정 속에 프로입단에 성공하면 성취감을 얻지만 이내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입단자의 나이가 영재입단대회를 제외하면 대부분 20세 안팎이므로 금전적인 문제와 맞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프로기사 연구실에 참가하는 리그전 참가비용, 식비, 교통비...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이 금액에 부담을 느껴 연구실을 나가지 못하는 기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입단한 2003년 당시에는 우스갯소리로 '멍청하게 앉아만 있다 와도 1,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만큼 대회가 많았고, 예선대국료가 있어 기본적인 수입 보장이 되는 시기였다. 물론 2003년 이전에는 상황이 더 좋았고, 악화가 시작되기 시작한 때가 이때부터였다.
현재 상금랭킹 32위 안에 포함되지 않는 프로기사는 대국만으로 생계 유지가 어렵다. 사실 32위라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한국바둑리그 주전으로 선발되느냐, 거기서 몇승을 거두느냐, 팀이 몇위를 하느냐에 따라 생계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주전으로 14번에 모두 선발되어 7승7패의 성적을 거둔다면 2,800만(세전) 수익을 얻는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상금은 없는 것이고 바둑리그 수입으로 모든 대국 수입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BC카드배를 유치하기 위해 상금제 도입을 기사회 총회에서 결의한 이후 지금까지 우승상금에 몰빵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대회는 16강쯤은 가줘야 생계에 보탬이 된다.
우승상금= 준우승x4, 준우승상금=4강 x 2, 4강상금=8강 x 2, 8강상금=16강 x 2, 16강상금=32강 x 2, 32강상금=64강 x 2 같은 구조로 분배 되는데 만약 국내대회 우승상금이 4000만원이라면 준우승:2000, 4강:1000, 8강:500, 16강:250, 32강:120, 64강:60 정도로 나눠지게 된다.
물론 지금의 이야기는 패자가 받는 금액으로 8강에서 탈락한다면 500의 상금이 해당기전에서 받은 전체 상금이라는 말이다.
슬프게도 위의 표시된 상금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배분률을 가진 기전으로 보면 된다. 최근 추세는 해마다 우승상금 비중이 커지고 있고 하위 탈락자가 바로 위 상위 탈락자의 절반이 되질 않는 흐름이다.
한국기원이 운용하는 자금은 매년 100억정도로 한국기원 주관 국내/세계대회이다.
이 중 프로기사의 상금 및 대국료로 집행되는 금액은 약 50억, 이 금액으로 325명의 프로기사의 상금 및 대국료가 나가게 된다. 상금을 인원수로 나눈다면 평균 1500만원 정도다. 물론 중국, 일본주관 세계대회와 중국리그 수입까지 합친다면 60억 가량 되지만 몇몇 소수의 기사만이 얻을 수 있는 수입이다.
평균이 1,500만원이라 했지만 실상 1~20위까지의 프로기사가 가져가는 상금이 전체의 절반이 훨씬 넘기 때문에 평균을 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평균의 오류란 이런 것" 임을 알 수 있다.
넓게 봐서 40위 정도까지의 프로기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상금액이 없다시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프로기사가 생계를 위해 다른일을 한다. 도장이나 학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거나 방송을 하고, 레슨으로 이곳 저곳 나가게 된다. 생계에 부딪혀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자리조차 넉넉하지 못하며, 몇몇의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어느 때부턴가 입단자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어린 기사들은 기회를 잡기 어렵다. 선배들보다 인지도가 낮고, 경험할 기회가 없는데 또래 기사들 간의 경쟁도 심해졌다.선배 프로기사보다 대국 기회도 적고, 대국료도 받지 못하며, 기타 활동의 기회마저 더 많은 경쟁자와 다퉈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프로기사가 됐다고 모든 면에서 보장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32~64강 수준에 이르는 프로기사가 승부에 집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준이 됐으면 한다. 외형적으로 커 보이게 하기 위해 우승상금에 몰빵하는 현재의 대회운영 시스템은 우승자만 살아남도록 만들겠다는 제도이다.
이미 전체 바둑계 규모는 300명이 넘는 프로기사가 공존하기에 너무 비좁은 규모이다. 대부분의 프로기사가 프로기사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지킬 기득권이 있어서가 아니다. 대책없이 새로 늘어나 편입될 프로기사들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프로기사들은 어려운 과정을 뚫고 프로기사가 됐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나가고 있다.
중국은 한해 입단자를 25명 선발하는데 인원 구성은 남자 20명 여자5명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여자 입단자가 2명 늘어 17명인데 중국보다 8명이 적다. 바둑학원 숫자가 300~400개인 우리나라와 15000~20000개 정도로 추산하는 중국 바둑학원 숫자를 비교해 보면 정말 숫자가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바둑교육시장이 밝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되는 이유는 입단자를 많이 뽑아서가 아니라 바둑을 배워 아마단증을 따면 중·고,·대학교 진학 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혜택으로 학부모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5단= 체육특기자2급, 아마6단=1급으로 인정받는다 한다. 중국 프로기사라면 본인 의지에 따라 명문대 진학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부분 프로기사를 지망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단증을 목표로 삼고 있고, 목표로 한 아마단증을 따면 바둑을 그만둔다고 한다.
중국이 세계바둑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이유는 많이 뽑아서가 아니다. 많이 배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많은 인재가 유입되고, 인재들의 경쟁 속에서 프로기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기사가 일인자가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프로기사가 됐다면 기본 생계가 해결되고 직업안정성이 올라갈 때 프로기사 지망생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바둑에 오랜시간 전념했지만 미생의 장그래처럼 입단에 성공하지 못한 인재들이 있다. 바둑계의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인데 이들에 대한 대책도 같이 논의 됐으면 한다.
이 모든 것이 작은 시장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지만 시장이 커진다 해도 지금과 같다면 기형적으로 우승상금만 커지게 될 것 같은 걱정이 든다.
아래는 때마침 [오로광장]에 危所遊 님께서 바둑계의 현 상금구조를 골프와 테니스 쪽과 비교하여 올린 글이 있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 링크합니다.
○● 바둑계 상금 구조분석 ☜ 오로광장에 쓴 危所遊 님 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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