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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이세돌 '돌비어천가(乭飛御天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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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이세돌 '돌비어천가(乭飛御天歌)'
제2회 BC카드배 결승3국 검토실 스케치
| 최병준 2010-04-29 오전 10:38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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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한국기원 2층, 검토실 바둑TV 화면속 이세돌 9단 |
'돌빠'라는 말이 있다. 바둑계에서 자연스레 탄생한 말이다. 원래 이세돌 9단에 열광하는 '팬', 혹은 앞뒤 재지않고 이세돌을 지지하는 '광팬'을 주로 이르는 말이었다. 2009년 4월부터 6월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었다. 이세돌 9단이 휴직계를 내고 이를 한국기원이 받아들이면서 바둑계내에서 '돌빠'라는 말이 '급'유행을 탔고 실체가 됐다.
회사내 팀 회의에서는 이세돌 9단이 2010년 복직후 세계대회를 우승할 경우 '돌비어천가(乭飛御天歌)'라는 컨셉으로 뭔가를 작성해보자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나왔었고, 그냥 웃고 말았는데, '어어~' 하는 새에 현실이 됐다. 27일, 벌써 24연승 째였다. 4월 24,25,27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연달아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결승1,2,3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창하오 9단을 3-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프로기사들이나 바둑기자들은 결승5번기가 시작되기 전 대부분 3-1을 예상했고, 3-0을 예상한 사람도 은근히 많았다. 이세돌 9단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만 이번 결승5번기에서 다들 놀란 것은 승부의 내용이었다. 대국자들보다 까마득한 아래의 바둑실력인 관계자들의 눈에도 '이세돌 9단이 창하오 9단을 둘둘말아 패대기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결승3국이 시작된 27일 한국기원에는 평소보다 많은 관계자나 기자들이 하나 둘씩 시간차를 두고 띄엄띄엄 나타나기 시작했다. 3-0으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우승하는 순간을 놓치기 아까우니까, 혹은 내일의 대국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니까.
정확히는 작년 이맘때였다. 당시 중국의 구리 9단이 한국의 조한승 9단을 3-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자, 많은 이들이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 '어찌됐든 현재의 세계1인자는 이제 중국의 구리 9단이 아닐까?"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1년전에 구리가 우승했던 바로 그 대회였다. 그 대회에서 이세돌 9단이 압도적인 '3-0' 우승 스코어를 작렬시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그 정도가 크던 작던 '돌빠'가 됐다. 금새 모두의 마음에 자리잡은 한가지, "1인자는 이세돌이야" - 인심은 승자의 것이고, 유행도 승자의 것이다.
4월 27일의 '현장의 말'을 정리했다. 27일 당일에 했어야 하는데, 이틀이 지나니 신선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진행될 세계대회, LG배, 삼성화재배, 후지쯔배, 춘란배 등에서 이세돌 9단의 활약상에 또 다른 돌비어천가를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초시계 누르는 장면. 이세돌 9단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고, 창하오 9단은 제한시간이 남아 있었다.
○●... 바둑TV 유창혁 9단의 해설
빵때림 이후
결승3국의 초반 구성은 창하오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패싸움의 결과로 빵때림을 허용하고 나서부터 창하오가 심리적으로 뭔가 흔들렸고, 결국 창하오 스스로 지옥문에 들어서고 말았다. 이세돌 9단이 날일자로 씌워 공격하자, 창하오가 심히 불쌍할 정도가 됐다.
"얼핏보면 그럴 듯 해보이는 수인데요. 과연 제대로 두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두는게 원래 이세돌 9단의 전매특허인데요. 창하오가 묘하게 이를 흉내내는데요. 살기위해서 행마고 뭐고 없습니다. 잇자니 당한 것 같고 안 잇자니 정말 찝찝합니다. "
- 대마가 살기위해 상식을 뛰어넘은 수를 던지는 창하오를 보며 유창혁 9단이 해설.
"참고도로 재미를 많이 보시네."
- 유창혁 9단이 해설하며 많은 참고도를 그리는데, 창하오에겐 너무 굴욕적인 참고도라며. 바둑TV관계자.
"이것도 아주 재밌어. 만방으로 이기는 것도 재밌는데, 이렇게 잘게 이기는 것도 재밌어."
- 바둑TV 심용섭 사장이 검토실에서 관전하며 한 말. 처음 진행은 패싸움을 통해 국면이 잘게 쪼개지는 듯했으나 중반전에서 보다 과격하게 진행이 되어, 결국 만방으로 끝났다.
 ▲ 2층에 마련된 검토실 모습, 3층 사무국의 기자실에도 여러 사람들이 나와 관전을 했다.
○●...전성기의 이창호 9단보다 센 것 같아.
- 27일, 한국기원에 나온 누군가가 던진 말, 호응이 좋았다.
* 오늘 바둑을 보면 이전의 32연승 기록을 훌쩍 넘어 버릴 것 같다.
- 동아일보 서정보 기자.
* 당대의 1인자는 전대의 1인자보다 항상 강해보이기 마련이다. 이창호 9단이 강할 때는 조훈현 9단을 비롯한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기에 지금의 이세돌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평정했었다. 오청원,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당대의 1인자일 때는 그 누구도 비교하기가 힘들다. - 바둑TV 임진영 PD
* 이세돌 정말 대단하다. (창하오처럼)저렇게 몰리면 너무 괴롭다. 시쳇말로 돌아버릴 지경일 거다. 이런 면만 보면 이세돌 9단이 전성기의 이창호 9단보다 세다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 명인전 해설위원 윤현석 9단
* 이세돌 9단이 술 한잔 쏜다고 했는데, 이런 날에 쏘라고 했어야 특종인데
- 엄민용 스포츠 칸 기자, 한잔 하면서 이야기할 때가 최고라며.
* 결승 1국을 봤는데요. (승부야 질 수도 있는 거지만) 그런 식으로 지면 나머지 승부도 이미 끝장이에요. 볼 것도 없죠. - 최철한 9단, 28일 맥심커피배 시상식장에서, 대국내용을 묻자.
* 처음부터 3-0 으로 이긴다고 확신했다. 바둑TV에서 바둑기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는데 3-1로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 난 3:0 !!! - 바둑TV 이세신 팀장
* 준우승도 정말 잘한건데, 창하오 한테도 뭐 좀 물어봐야 되는거 아냐
- 검토실에서 들린 한마디
 ▲ 바둑TV 심용섭 사장(좌측), 검토실에서 관전中 - 결국 만방으로 가나?
○●...10번기? 구리? 누구와?
이세돌과 구리의 10번기 대결이 진정한 1인자를 가린다는 의미에서 작년부터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타이밍이 전보다 좀 나쁘다. 구리의 성적이 예전보다 못하기 때문이고, 그 사이에 콩지에게 중국의 1인자가 됐기 때문이다.
* 이세돌-구리 10번기? 지금은 콩지에랑 둬야 하는 거 아냐? 둘 수 있을때 바로 뒀어야지, 요즘 시대가 얼마나 빠른데, 타이밍을 놓치면 안된다니까 - 뉴시스 진재호
구리9단의 건강까지 안좋다는 소문이 들린다.
* 건강이 안 좋대요. - 중국 관계자
* 그 나이에?(구리는 이세돌과 동갑) - 한국기자들
* 간도 안 좋고, 컨디션도 안좋고, 그렇다는 소문이 있네요. - 중국 관계자
 ▲ TV화면속 창하오 9단, 표정이 좋진 않아 보인다.
○●...창하오는 인내의 승부사
* 이세돌은 인정사정 안봐줘. 그렇지만 창하오도 정말 잘 참아내거든. 승부사니까 (특별대국을) 거부하지는 않을 거야. - 한국기원 관계자.
상하이 출신인 창하오와 한국 이세돌 9단과의 특별대국이,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기념해 5월말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이번에 너무 심하게 당한 창하오가 이세돌과 다시 만나 둘 기분이 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창하오는 이창호 9단에게 훨씬 오래 눌려왔었지만 기어코 이를 이겨냈던 전력이 있다며.
○●...휴직은 보약?
* "휴직 한 번만 더하면 200 연승도 하겠네" - 대화명 부다페스트님 (뉴스 댓글)
* "구리에게 이세돌처럼 휴직이 필요할 수도 있다." - 중국 갑조리그 충칭팀(구리 소속)의 양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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