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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마잡으며 콩지에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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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대마잡으며 콩지에 제압
16강 한중전서 이세돌․박정환 8강에 나란히 진출
| 김수광 2010-02-27 오후 07:0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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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가 치솟던 콩지에 9단을 무릎 꿇렸다. 백을 든 이9단은 초반부터 좀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신수로 콩9단을 흔들어댔다. 실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는 콩9단은 이날 이9단의 독수에 말려 정신을 못 차렸고 휘몰아치는 공격에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쎈돌’다운 바둑이었다. 우변에서 자신의 곤마를 상대가 공격하도록 유인한 뒤, 까다로운 응수타진으로 최대한 뒷맛을 남겼다. 결국 우하 돌은 모두 잡혀, 얼핏 상당한 실리를 벌어들인 흑의 우세인 듯싶었으나 이9단은 그 대가로 상변과 중앙 흑을 공격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바탕을 만들었다. 이는 곧 백의 맹공으로 이어졌다. 콩9단은 그 기세에 질렸는지 완강히 버티지 못하고 슬금슬금 물러나는 행마를 했다. 그 사이 형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콩9단이 마지막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던 것은 좌변 백 진의 유린이었다. 과연 콩9단은 좌변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삶을 도모했지만 둔하고 무뎠다. 이미 사기가 많이 꺾인 탓인 듯했다. 이9단은 최후까지 노련한 움직임으로 흑의 도발을 제압하며 콩9단의 대마를 잡아냈다. 통쾌한 승리였다.
2월 27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콩지에 9단을 상대로 184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날 대국은 이9단의 복귀 후 처음으로 외국기사를 상대하는 대국이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불과 사흘 전 콩지에 9단이 이창호 9단을 2-0으로 제압하면서 한국 바둑 자체에 압박을 던졌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세돌 9단이 여하히 파죽지세의 콩지에 9단을 격파할 수 있을 것인가에 바둑가의 관심은 온통 집중됐다. 이9단이 복귀하고 나서 실전 감각을 어느 정도 찾았는지 여부는 이날 승리을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날 이9단의 바둑은 예전처럼 날카롭고 화려했다. 정밀한 형세판단이 일품이라는 콩9단의 장기는 전혀 발휘되질 못했다. 콩9단은 국후 복기를 끝나고 허탈한 표정으로 일어서며, 화쉐밍 중국 단장과 장주주 9단에게 “중후반에 좀더 버텼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9단이 승리함에 따라 콩9단과의 상대전적은 6승 3패가 됐다. 아울러 국제기전 13연승을 기록하던 콩9단의 연승행진도 멈춰 세웠다.
한편 동시에 벌어진 또 하나의 16강전에서는 최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박정환 7단이 중국의 퉈지아시 3단에게 283수 끝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박 7단은 중반 조금 불리해지던 상황에서 좌변에서 백의 보가를 크게 부수며 승기를 잡은 뒤, 그대로 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인터뷰/ 이세돌 9단
- 초반에는 형세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초반에 (나의) 대마가 잡혀 승부를 반쯤 포기했었다. 운이 따랐다. 콩지에 9단이 LG배 일정 때문에 피곤했던 듯싶다.
- 콩지에 9단과 구리 9단의 바둑을 어떻게 보는가?
구리 9단은 난전형이고, 콩지에 9단은 두터운 실리형이다. 두 기사 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기사들이다.
인터뷰/ 박정환 7단
- 지난 번 비씨카드배에서도 퉈지아시 3단과 마주친 적이 있는데...
오늘 바둑은 꼭 이기고 싶은 판이었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질 않아 그런지 대국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운이 따른 것
같다.
- 평소에 바둑 공부는 어떻게 하는가?
특별한 것은 없고 감각을 다지려고 연습대국을 많이 한다.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며, 준우승상금은 전년보다 5천만원 상향된 1억원으로 책정됐다. 본선은 64강 토너먼트로 각자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60초 초읽기 3회로 진행되며, 결승5번기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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