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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펀치 조훈현-이창호, 기습인터뷰
중국바둑저널, 이창호-후야오위 천적관계에 큰 관심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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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바둑의 원투펀치 조훈현-이창호의 인기는 중국에서 더 실감이 난다. 푸동공항 로비에서 두 기사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공세는 물론, 식사중에 기습인터뷰를 당하는 스타로서의 즐거운 수난을 겪었다.
한국선수단은 19일 하오 6시(현지시간, 한국시간 7시) 홍챠오호텔 2층 중식당에서 조촐한 만찬을 가졌는데 식사중 중국기자들의 급습(?)을 받았다.
청뚜에서 왔다는 양갈래 머리의 여기자는 조훈현 9단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질문의 속사포를 퍼부었는데 그 내용인즉,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했는데 농심신라면배는 어떤가?'라는 것.
상해의 특산요리라고 할 수 있는 털게를 맛있게 먹다가 기습인터뷰를 당한 조9단(게요리를 상당히 좋아함)은 특유의 얼굴을 찡그리는 듯한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일 대국자를 가르쳐 달라고? 그건 내일 대국 3시간 전에나 말해줄 수 있겠는데? 뭐, 창호가 먼저 나와서 다 끝내겠다고 약속만 해준다면 내가 뒤에 남아도 좋고'라고 조크, 우회적으로 대국자가 자신임을 알려주는 센스를 발휘.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하던 중 이번에는 조9단과 이창호 9단이 함께 기자들의 습격을 받는다(여기 기자들은 게릴라같이 잠복하고 있다가 불쑥, 불쑥 나타나 마이크를 들이밀거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한쪽에서는 조9단이 기자들의 요청에 포즈를 취하고 한쪽에서는 기자 7, 8명과 이9단의 합동인터뷰. 1분만 시간을 내달라는데야 이9단인들 어떻게 거절할까(결국은 20분가까이 붙잡혔지만). 다음은 인터뷰 내용.
 * 요즘 한국에서 연승행진중이고 컨디션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곧 도요타덴소배에서 창하오 9단과 결승전을 두게 되는데 자신 있습니까?
이창호- (무척 망설이다가...)창하오 9단과는 대국을 떠나 개인적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입니다. 이긴다, 진다 하는 승부를 말하기보다는 그냥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신라면배는 어떻습니까? 한국이 세계대회 18연속 우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창호- 3국 모두 아직 선수가 남아 있습니다. 결과는 끝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계시고..., 나도 한국의 우승을 위해서 열심히 두겠습니다.
* 만약, 조9단이 3연승을 해서 다 끝내버리면 둘 기회가 없을텐데, 어떻습니까?(먼저 나올 생각이 없냐는 질문인 듯.)
이창호- 그게, 제가 가장 바라는 일입니다(웃음).
* 신라면배는 지금 후야오위 7단이 연승중인데, 어떻습니까? 후야오위 7단에게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저우허양 9단은 농심배 결승 등 결정적인 대국에서 이9단에게 패해 천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고... 후야오위 7단을 새로운 천적으로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이창호- 그것 때문에 이번에 선생님보다 내가 먼저 나오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단체전이라 팀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 후야오위 7단은 강하지만 아직은 천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몇판을 더 이긴다면 그때 인정하겠습니다(웃음).
* 들고 있는 책은 뭡니까? 특별히 그 책을 읽는 이유라도 있습니까?(중국기자들은 상대가 이창호라면 독서도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이창호-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책을 읽는 건 아닙니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해 올해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데,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소설입니다.
(개미라는 말이 통역이 안돼 한동안 웅성웅성...나중에 '작은 곤충'으로 대충 넘어간다. 이런, 그건 그렇다 쳐도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 이름도 못 알아듣나? 그 참 난감하다.)
*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대국을 보여주십시오(기자일동).
이창호-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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