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면서)

나작코너에 올리는 첫번째 글은 픽션보다 논픽션이 좋을 것 같아 여행기를 택했습니다.

작년 여름(2007년 8월초) 알라스카 여행의 경험과 기억을 살려 쓰려고 합니다.

여행기의 특성상 흥미 쪽보다는 사실과 정확성에 무게를 두겠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그리고 각종 수치는

1) 현장의 안내문이나 비문의 기록

2) 관련서적이나 문헌의 기록

3) 인터넷 검색

4) 관련자나 주민의 증언

5) 안내인의 의견

등의 순으로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저의 짧은 여행 경험과 얕은 식견 때문에 잘못과 오류가 있을 것입니다.

지적해주시면 즉시 시정하겠습니다.

긴 글 읽고 댓글 주실 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꾸우벅       

 1) 그 곳에도 사람은 살더이다.

알라스카 !

사람이 살기 힘든 툰드라와 빙하와 눈보라의 먼 극지로만 느끼어 졌던 그곳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직항로가 개설되면서 멀고 먼 그곳은 우리의 이웃으로 변하고 있다.

비행기가 사뿐히 내려앉자 가벼운 흥분이 눈을 창가에 붙들어 맨다.

미지의 땅에 도착했다는 설렘과 호기심이 시선을 편하게 놓아두지를 안는다.

긴 꼬리 승객들의 뒤에 따라 나와 호텔행 버스에 몸을 싣고도 눈은 창가에만 붙어 있다.

차창으로 비쳐주는 알라스카의 모습은 미국본토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맥도날도 있고 윈체스도 있고 월마트도 있고 코스코도 있다.

백인도 있고 아세안도 있고 로스케도 히스패닉도 에스키모도 도 있다.

다 함께 어울려 잘 들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말 간판이 걸린 마켓과 곰탕집도 보이고, 한인교회의 간판과 십자가도 보인다. 지구의 북쪽 끝에서 보는 모국어가 무척 정겹고 대견스럽다.

“알라스카”란 에스키모 말로 [섬이 아닌 큰 땅], [광활한 땅]이란 뜻이다.

면적이 153만 평방키로 한반도의 7배, 남한의 15배, 미본토의 1/5 이다.

미국이 이 큰 땅을 1867년 러시아로부터 에이커 당 2센트 총 720만 불이라는 헐값에 거저 줏었다

러시아에서는 동물의 모피나 고래사냥으로 사용하던 땅인데 해달과 고래가 줄어들자 헐값에 던져버렸고,

미국에서도 처음에는 별 쓸모를 찾지 못하여 알라스카 구매를 주도했던 당시의 미 국무 장관 윌리엄 H. 스워드의 이름을 따서 알라스카를 '스워드의 어리석은 땅(Seward's Folly)이라고 부르며 매입을 주도했던 스워드를 비난했다.

그러다가 금이 발견되고, 또한 2차 대전 때 군사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알라스카의 참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선견지명과 러시아의 무모함을 생각해 본다.

알라스카의 상주인구는 65만 명으로

남한의 15배가 넘는 그 넓은 땅에 청주시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다.

우리 한국인도 1970년경부터 들어오기 시작하여

1980년 9월 앵커리지 총영사관이 정식으로 개설되면서 한인 정착이 활발해졌다고 한다. 

현재는 숙박업, 식당, 세탁소, 마켓, 무역업, 택시업 등 다양한 업종을 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인들이 9천명에 이르고 있다.

연간 평균기온이 섭씨1도 (화시35도)밖에 안되는 툰드라와 얼음의 땅,

지구 북반부의 맨 끝에 까지 와서 살아가는 동포들을 생각하면 우리민족은 생명력 강한 잡초같은 끈질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알라스카는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잊힌 땅이었는데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군사적 중요성이 재평가되어 개발에 박차가 가해졌고,

1959년에는 미국의 49번째 주(State)로 편입되었다.

수도는 남동쪽 끝에 위치한 주노((Juneau)라는 곳인데 육지로는 길이 없어 자동차로 접근은 불가능하고 해로와 공로로만 갈 수 있다.

알라스카에서 제일 큰 도시는 1915년 알라스카 철도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앵커리지(Anchorage)이다.

알라스카 65만인구의 40%인 26만 명이 모여 살고 있고,

세계 항공 교통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유명한 앵커리지 주립대학이 있다.

한국 인천과 앵커리지는 자매도시로 인천시민이 유학 오면 현지주민과 동일한 혜택으로 대우할 뿐 아니라 그 외에도 많은 특혜를 주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 중요한 도시로는 백야의 땅 훼어뱅스( Fairbanks ),

석유의 집산지 발데스( Valdez ),

낚시의 천국 호머( Homer ),

해상관광의 중심지 키나이( Kenai ),

알라스카의 명물 스웨드( Seward )항,

러시아령 때의 주도이며 제지산업의 메카 싯카( Sitka ),

캐나다 교역의 중심지 스카그웨이( Skagway ),

베링 해의 중심도시 놈( Nome) 등을 주요 도시로 꼽을 수 있다.

미국에서 제일 큰 주 (153만 평방키로)

미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적은 주 (총 인구 65만 명)

미국에서 석유가 제일 많은 주 (미국전체 확정매장량의 22%)

미국에서 자가용 경비행기가 제일 많은 주 ( 육로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은 주 ( 곰, 사슴, 독수리, 조류, 물개, 고래, 연어)

미국에서 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주 ( 주의 애칭 Last Frontier)

미국에서 제일 헐값에 얻은 주 ( 미화 720만 달러)

알라스카는 이외에도 “미국에서 제일”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이 제일 자랑하고 있는 것은

알라스카는 원시가 살아 숨 쉬는 처녀지라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