棋客流浪 5, 필리핀
바탕가스 의 해변가,
옜날의 뚝섬 유원지 마냥 초라한 시설에 썰렁한 해변, 항상 더워서인지 해변이라고 인파가 몰리는 것도 아니고 구경거리는 그저 깨끗한 바다와 옷을 입은채로 해수욕을 즐기는 필리피나 들.
한국에 들렸다가 이곳까지 참 멀리 왔구나...이사장은 생각해본다.어젯밤은 마닐라의 현지인 술집에서...그것도 잡 이라고 버젓이 GRO 라는 미명하에 일하는 필리피나 들. 외국인들은 부와 친절(머무르는 동안 뿐이겠지만) 의 대명사 이고 그저 머리숙여 아부하는 그네들 에게서 아마 옜날에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이런 기분을 느꼈을거야 생각해보며 옆에있는 지나 를 쳐다본다.
택시기사 조엘은 부지런히 숯불에 생선을 굽는다. 어디를 가나 먹는거라곤 생선뿐이지만 레몬섞은 간장에 숯불구이는 조금 낫군.어제는 1200페소를 지불하고 유명한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혼자 즐겼지만 즐긴건 분위기 뿐이고 이사람들 밥한공기에 7페소 라던데, 지나 하루일당 1000페소 보다도 더냈으니 내가 미쳤지....하긴 엣사샹그리라 호텔의 하루 방값이 8000페소니 돈의 가치가 어떻게 되는건지도 모르게군.
진정한 여행은 돈을 물쓰듯 하는 것 보다
조엘의 집에서 게를 삶아먹고 야자수즙을 따서 마시고 이게 알딸딸하니 독하고 입가심으로 맥주에 얼음을 깨넣어 마신후 태평양을 바라보며 여기가 진짜 남방이구나, 내가 좋아하던 2차세계대전 전사중 종전후 호주군인 400여명이 항복한 일본군을 접수하러 왔더니만 밀림속에서 나온 포로가 10만명을 넘었다더니, 남방의 밀림속에서 보니 그게 거짓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군.
사람사는 방법은 참으로 여러가지군.
미국에서의 생활, 한국에서 열심히 사는 친구들, 이곳에서 원시와 공존하며 사는 사람들, 어느것이 제일 행복한 거지? 서울에 들릴때마다 강남에 새로생긴 어마어마하게 큰 기원 쟈스미 에서 고교동창들과 바둑을두며 횟집으로, 갈비집으로 많이 다녀봤지만 마음편한 구석은 없었고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 아쉬운 소릴하길래 빌려준 돈은 받지도 못하고 이제는 바둑두자하면 돈 달래는줄 알고 바쁘다는 핑계에 호적수 였던 바둑친구까지 잃었으니.....
에라 여기 남방에서
황제처럼 살아나 볼꺼나. 저쪽 해변끝의 그림같은 저택은 독일인이 지어놓고 별장으로 쓴다나.
에잇 이 좋은곳에 와서 머리속이 복잡할 필요는 없지. 오늘밤 지나 일하는 술집 갈 핑계를 만드려면..... 김사장, 이리와 술내기 바둑이나 한판두지, 한국서 가져온 자석 바둑판을 꺼낸다.
날짜 2001/10/28
추)비아그라 를 구해달라던 이사장 에게 약국필리핀 친구는 그것은 없지만 이것이 더 좋은것이라며 물약을 주엇다. 다음날 물건은 그대론데 왼쪽팔이 뻣뻣하게 마비되서 고통스러웟다던 이사장.
지난일들은 미소 로만 남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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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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