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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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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쌓기
2021-11-20 오전 6:18 조회 1036추천 5   프린트스크랩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한 막내 동생이

형이 다니는 학교를 보고 싶다 해서 데리고 서울에 왔습니다.

197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가야호를 타고 제주시에서 목포까지 6시간 30,

다시 태극호 열차를 타고 목포에서 서울까지 8시간.

제주시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하여 자정 넘어 목포에 도착

다시 오전9시에 목포를 출발하여 오후 5시에 서울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생전 처음 서울 구경에 나선 동생이 말했습니다.

형 목포에서 서울까지 철로 옆에 있는 전신주의 개수가 몇 개인지 알아?


뭐야? 싶었습니다.

서울구경 처음 나선 아이가 서울역에 내려 한 첫마디의 말이

목포에서 서울까지의 전신주의 개수라니?


동생이 말했습니다.

85237개야.

형은 몇 번이나 목포에서 서울까지 기차타고 다니면서도 한 번도 전신주의 개수 안 세어보았지?

그걸 다 센 거야?

동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뭐라 해 줄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놀라웠습니다.

목포에서 서울까지400Km가 넘는 거리를 

8시간에 걸쳐 8만개가 넘는 전신주의 개수를 헤아리고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경이로운 것이었습니다.

 

36개월부터 72개월 연령의 아이들

두뇌의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4~5세 무렵의 아기들에게

집중력을 키워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집중력이 곧 지능이고

그 힘을 길러주는 것이 내가 꼬맹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은 30분단위의 수업을 합니다.

36개월에서 72개월 월령의 아기들에게는

15분 또는 20분 단위의 수업이 적절하지만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은 남다른 아이들이고

그 정도는 감당해 낼 수 있는 아기들이라는 믿음이 나에겐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하는 어린이집에 오는 우리 아기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나의 수업을 듣게 되는데 나의 수업시간은 90분입니다.

초등학교의 수업이 40분 단위이고

중학교의 수업이 45

고등학생들의 수업이 50분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제 36개월부터 72개월의 꼬맹이들에게 90분단위의 수업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러나 목포에서 서울까지 철로 옆의 전신주를 헤아리던 동생의 모습을 기억하는 나는

영재교육의 근간은 집중력을 길러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일주일에 두 번 아이들은 나의 수업을 듣게 하고 수업은 90분 단위로 편성하였습니다.

며칠 전 나의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종이컵을 한 상자씩 나누어주고 컵을 쌓아보라 하였습니다.

어떻게 쌓으라 말하지 않고 그냥 쌓아 보라 말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하나에 하나를 쌓기도 힘들어합니다.

하나 위에 또 하나를 놓으면 넘어지고 두 개 위에 또 하나를 얹기도 힘들어합니다.

처음에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꾸 넘어지는 컵 쌓기를 하던 아이들이

친구들이 쌓는 모습을 곁눈질도 해가며 차츰 요령이 생겨납니다.

한 줄로 쌓는 컵보다는

엇갈려 쌓으면 더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한 줄 보다는 두 줄이

두 줄보다는 더 많은 줄을 넓게 펼쳐가며 쌓을 때

더 높이까지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해 갑니다.

어떤 아이는 삼각형 뿔 모양의 탑을 쌓고 어떤 아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탑을 쌓습니다.

 

각자에게 나누어준 300개들이 한 상자씩의 컵으로 나름의 작품을 만들고

서로의 작품에 박수를 쳐 주는 우리 아기들에게

90분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영재를 발굴하여 영재로 키워가는 일은

내 삶의 막바지에서 찾은 나의 사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고는 합니다.

일은 우리를 젊게 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꼬릿글 쓰기
킹포석짱 |  2021-11-20 오후 2:23:5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며눌아기한테 얼능 알켜주겠음^^, 감사합니다,  
영포인트 백일 무렵의 아이들이 누워있을 때 모빌을 아이의 눈에 맞추어 걸어놓습니다.
아기의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함입니다.
지능의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능이 좋은 아이들의 특징은 대단한 과제집착력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의아이들이 한시간 걸릴 일을
집중력이 좋은 아이들은 삼십분에 해 냅니다.

세상을 살아갈 때 큰 무기가 되는 능력이지요.
그래서 저는 제게 와서 수학하는 우리 꼬맹이들에게 이런 훈련을 시킵니다.
그리고 꼬맹이들은 대단히 변화가 빠릅니다.
한 달만 지나도 발전해 가는 모습이 보일만큼이나요.

그래서 애기들과 같이 노는 일이 즐겁습니다.
HaceK |  2021-11-20 오후 6:29:15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요즘 바쁘신것 같습니다. 그만큼 건강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영포인트 일이 있다는 것은
더구나 그것이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일이라는 것이
저를 고무시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화이팅!! 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신인 |  2021-11-20 오후 7:30:2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교육에 대한 남다른 식견과 견해!
세상에는 참으로 고견과 지식이 무궁무진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다시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영포인트 공무원으로 이십년
내 사업을 하며 또 이십년
칠순에 다시 찾아 시작한 일입니다.

의외로 아이들과 노는 일이 즐겁습니다.
비록 육십여명의 아이들이 와서 공부하는 작은...
아직은 정원의 절반 정도만으로 운영하는 작은...
수학을 공부하는 어린이집이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일들과는 다르게 빠져들게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교육은 생소한 분야이긴 하지만
제가 평생을 해왔던 수학과 접목하는 일이라서 많이 어렵지 않고
또 유아교육을 전공하신 선생님들이 있어 같이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공부해야겠지요.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는 모르지만
이십년 쯤은 저에게 남아있다, 생각하며 달려가는 중입니다.
가는길애 |  2021-11-21 오전 3:45: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영재를 발굴하여 영재로 키워가는 일은
내 삶의 막바지에서 찾은 나의 사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고는 합니다.』

캬~~ 영포님은 도대체 못 가지시고 못하는 게 무업니까?
이제는 손주까지 영재?? 그리고 그 교육까지?? 존경! 존경!
그리고 “영재교육” 부분도 대학교 때 부전공?? 아니면 또 독학??..ㅋㅋ..^^

그건 그렇고..
그런데 영포님이 저번 댓글에서 왈왈!! “가는길에”가 또 다른 대명으로 바꾸었다는데...
그걸 대체 어찌 아셨는지요?..^^
윽~~ 혹시.. 신통한 능력까지? 영포님은 거의 마법사 수준?? ..ㅋㅋ..^^.  
영포인트 [화자유민]님
이런 질문은 [자유게시판]에 해 주세요.
어떤 질문이라도 성실하게 답해 드릴께요.
삼나무길 |  2021-11-23 오전 10:20:4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  
영포인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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