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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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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패러디)
2021-10-09 오후 4:44 조회 247추천 5   프린트스크랩
▲ 동백꽃



#창작패러디

- 동백꽃 -

80년후 점순이

경찰서에 20대의 아가씨가 들어오자, 한 직원이 일어나 맞이했다.
"이희순씨? 여기로 오세요.."
아가씨가 자리에 앉자, 형사가 서류를 꺼내 넘겼다.
"김영생씨를 악질 스토커로 고소했군요?"
"예, 그런데 이름이 뭔지는 아직 몰라요"
형사가 아가씨의 얼굴을 쓱 훑었다.
"스토커를 당할 매력의 인상은 아닌 것 같은데.."
아가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실 키도 작은 편인데다 죽은깨가 많이 난 평범한 용모였다.


"아이쿠 취소요. 농담입니다 농담. 성희롱으로 고소하실라"
"그사람 이름은 기억할 일 없고...더 놔뒀다간 진짜 힘든 일이 생길까봐..."
"그러니까 여태까지는 참을만 했다는...? "
"지난 3년간 틈날 때마다 졸졸 따라다니는 것도 부족해 한밤중이고 새벽이고 집까지 쫓아와 감시하는데 누가 견디겠어요. 꿈자리까지 사나울 지경이라니깐요"
"이해합니다. 요즘 워낙 별별 엽기적인 일이 많이 벌어지는 세상이니까..."
"사진 봤죠? 생긴 것도 어쩜 그리 무지막지하고 조폭같은지.."


"사사건건 도와준다면서 간섭하고 엉겨들고..정말이지. 몸이나 성하면 모를까 다리도 많이 절룩거리더군요"


"에...이희순씨 부모..어머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님도..."
"아빈지 뭔지...얼굴도 기억안나요."
"돌아가셨다는..? "
"어릴 때 가출해서 어쩌다 돈만 보내오더니, 어느날 객사했어요. 책임지지도 못할 것이면서 왜 자식은 만드는지 정말.."
"해서 김영생씨를 반드시 처벌해야겠다는?"
"예, 다시는 제 눈앞에 못 나타나게만 해주세요!"
"큰 피해를 당했다면 모를까..웬만하시면"


"형사님 혹시 따님 있으세요? 직장서 일하고 밤늦게 피곤히 퇴근하는데 뒤를 미행하더니 글쎄 요번엔 포장마차로 강제로 끌어들이려고..."
"술을 권했다?"
"우동을 먹자지만 그게 술먹자는 것이나 뭐가 달라요?"
"...술과 우동은 다르지요"
"이보세요 형사님! 그인간 도둑같이 생겨서 수염은 깎지도 않아 이리저리 고슴도치처럼"
"김영생씨 도둑 전과나 성추행 전과도 전혀 없이 깨끗합니다"
"점점 나이들어가니 다급해졌겠지요. 보나마나 주제에 장가커녕 데이트한번 못해봤을 테니까..."


형사가 모니터를 켜며 화면을 확대시켰다.
"이희순씨, 이 영상 좀 보시겠습니까"
티브이 화면에 취조실인듯한 공간이 보이고 30대의 야수같은 사내와 형사가 나타났다.

과연 헝클어진 머리에 수염도 안 깎은 사내로 옷도 매우 허름했다.
"김영생씨는 그래도 동진산업에서 알아주는 일류 기술자로 일하더군요. 표창도 받고"
"그래봐야...절름발이 공돌이 제가 신경쓸 이유가.."
이희순이 스피커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과연 마치 맹구와 영구를 합성해놓은 듯한 인상의 김영생이었다. 말소리마저도 어눌하고 띨띨했다.

"이런 저런 험한 일 하다가 강원도까지 가서 오징어잡이배까지 타게 되었구먼유우.."
"거기서 이희순씨의 부친인 이팔봉씨를 만났군요?"
"많이 모자라고 미련한 지를 자상히 돌봐줬어유. 언젠가는 바다에 빠져죽을 뻔 하다가 장인 아참 그 냥반이 구해주어 살아나기도 했구.."

이희순이 놀란 표정이 되었다.
"하도 고마워 그때부터 아번님이라고 불렀고 그이도 지를 사위라고 불렀어유. 당연 농담으로 혔다가 나중엔 진짜 참말루다... "


"일찍 장모아참 부인과 사별하고 어린 외동딸이 친척집에서 자라는 걸 평소에 그리도 비관하고 통탄했었지유. 그래서 더욱 술을 먹었고...지도 위로하니라고 같이 많이 마셔줬지라..."
"그래서 동백호태풍 때 오징어배 침몰사고로 이팔봉씨가 돌아가셨고.."

"지가 조금만 똑똑했어두 아번님을 구하고...다리두 작살나지 않았을 건디..크흑" 
"그런데 왜 이희순씨를 찾은 건데요?"
"보상이 변변찮은 걸 알았으니께요. 처음엔 지가 모은 돈만 전해주고 떠나려다...받을 것 같지 않아서 미루다미루다가..."


"이희순씨가 김영생씨를 악질스토커로 고소했어요"
"그럴만도 허지유. 어떤 처벌이든 달게 받것습니다유. 그리고 인저 멀리 떠나쥬. 근디..."
사내가 종이 한장을 꺼냈다.
"이돈은 꼭 형사님이 희순이에게 전해주세유. 어떤 핑계로든...거짓말도 좋고"
형사가 수표를 보고는 놀랐다.
"헐, 보통 큰돈이 아니군요. 영생씨가 직접 전하면 오해도 풀릴 것이고 처벌도 안받을 텐데?..."


"아니 희순이에게 절대 알리지 마서유. 털끝만치도 부담 주고 싶지 않어유. 아번님 아니었으면 전 진작에 죽었을 건디 공짜인생 어르신에게 바쳐야지유"
"이봐요 영생씨, 무슨 곡절인지는 알겠는데 꼭 돈으로 갚아야 할 의무나 책임은"

"...봐유...모두 떠나 희순인 내 친동생이나 마찬가지란 말유. 동생이 힘들게 사는디 내가 굶어죽음 죽었지..낭중에 돈모아지면 다시 보낼 거지만...멀리서라도 내내 지켜볼거유"

 

"아니, 솔직히 죽는 날까지 스토커헐규~!"

"늦은밤 퇴근 골목길 보살피고...이사나 도배해주려고 했는디,...지를 무조건 짐승취급하니 절대 가까이가지는 않겠지만.."


(소설가 김유정 1908~1937)

화면을 끈 형사가 고소인 아가씨에게 물었다.
"김영생씨 원대로 해줄까 하다가...아가씨에게 아버지는 찾아주어야 할 것 같아서..."

"영영 고아로 살게 하는 것은 잔인하지 않겠는가..."
고소인인 이희순이 눈만 꿈벅거리다가 머리를 감싸안으며 주저앉았다.

"동백꽃이라고 있지요. 남부의 빨간 동백꽃이 아니라 노란 동백꽃, 실은 생강나무지만 산수유와 많이 흡사해서 사람들은 가벼이 보고 혼동하기 쉽지만..."


"열매도 산수유완 전혀 다른 색인데...꽃만이 아니라 사람 역시 겉만 보고 속단하다간 실수하고 후회하기 쉬워요. 실은 나도 그런 적이 많았어요"
아가씨가 얼굴을 가리며 어깨를 들먹였다.

"뭔가 앞뒤가 어긋난다 싶으면 인터넷이 발달해서 웬만하면 이내 검색되는 신통한 세상이니까, 혹시해서 알아봤는데 과연 4년전 동백호태풍 참사에 접점이 나오더군요...."

아가씨가 말없이 일어나 밖을 향해 걸어나갔다.
형사가 소리쳤다.


"일단 무혐의로 훈방할거니까 재차 고소하시든지, 아차참..이수표!"
여인이 일언반구없이 밖으로 휙 나가버리자, 형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방금전에 스토커당할만한 인상으로 변했다는 말은...다음에 해줘야겠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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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1-10-10 오전 8:32: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럴싸한 이야기]입니다.  
虛堂人 아~ 이런.. 전에 올렸던 것이군요...요즘 기억상실중이라서
다른 것으로 바꿉니다
영포인트 좋은 글은 두번 세번 읽어도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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