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영포인트
영포인트 Quaternion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비망備忘의 기록記錄 - 3
2021-04-10 오전 2:54 조회 1336추천 6   프린트스크랩

비망備忘의 기록記錄 - 3


                           


-
뭐가 저리 좋을까.
- 나 남겨두고 먼저가면서 뭐가 저리도 좋을까.
- 너희 엄마 봐라. 나 두고 혼자가면서 좋기도 한가 보다. 저리 웃으며 가는 것을 보니.
어머님의 얼굴을 쓰다듬으시며 아버님은 담담히 말씀하셨습니다.

마흔아홉에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꼬박 십오 년을 누워 계시며 아버님의 수발을 받으시던 어머님은
아홉 남매와 아버님을 천천히 둘러보시며 미소를 지으셨고
미소 머금으신 그 얼굴 그대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의 돌아가신 얼굴에는 미소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엄마의 그 미소를 보며 우리는 누구도 울음 터트리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울음 터트릴 수 없었습니다.
좋은 꿈꾸시는 것처럼 평안히 잠드신 엄마의 앞에서 울음 터트릴 수 없었습니다.

-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는가 봐라.
아들들만 예뻐한다며 투정하는 딸들에게
동생들만 예뻐한다며 투정하는 우리에게 어머님은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엄마의 아픈 손가락은 열 개가 넘었습니다.
열일곱에 시집오셔서 열아홉에 큰아들을 낳으신 어머님은
마흔셋에 막내를 낳으실 때까지 열넷의 아이를 낳으셨습니다.

어머님은 유명하신 분이셨습니다.
열넷이나 되는 자녀를 생산하셔서 다산으로 유명하셨고
세쌍둥이를 출산하셨을 때는 지역 신문에도 나셨던 분이셨습니다.

큰 아드님은 돌이 되기 전에 잃고
세쌍둥이 중 둘은 이레도 되기 전에 잃고
키우다 또 아들과 딸을 하나씩 잃으시고 남은 아홉의 아들과 딸들을 키워내셨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깨끗이 빤 수건으로 밀감 잎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아주시고
우리 나뭇잎이 옆집의 밀감나무 잎보다 더 푸르고 더 윤기 흐른다,
기꺼워하시던 그 정성으로
새벽마다 부뚜막에 정화수 올리셨고
아들과 딸들이 집을 떠나면
그 아들과 딸이 먹던 밥그릇에
평소처럼 가득히 따뜻한 밥을 담아 이불속에 묻어두면
타지에 있는 아들과 딸들이 배고프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셨고
그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니의 그 사랑으로 오늘 우리가 있다면
웃으며 떠나신 마지막의 모습은
우리에게 남겨주신 어머님의 마지막 가르치심이었습니다
.

국민학교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하셨지만
당신의 삶으로 우리의 본이 되셨고
마지막 가시는 모습조차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신 어머님은
우리 아홉 남매에겐 누구보다 큰 스승이셨습니다.


┃꼬릿글 쓰기
주향 |  2021-04-10 오전 9:47:3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우리시대의 훌륭한 어머님의 한분 아닐까? 생각합니다 존경합니다 한번도 뵌 적이 없지만....... 혹시,
영 포인트님의 이야기 입니까?  
영포인트 네... 어머님은 조금 너른 텃밭에서
칠백 여 그루의 밀감나무 농사를 혼자 지으시며
열이 넘는 자식들을 키워내셨습니다.
저의 어머님이 대단하신 분이셨다 기 보다는
어쩌면 그 시대 어머님들의 평균치의 모습이셨을 것입니다.
그냥 남편에게는 순종하고
자식들에게는 헌신하셨던 어머님은 늘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 나에게는 너희들뿐이다. -
그랬습니다. 어머님에게는 저희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불효하게도 우리는 더 너른 세상을,
엄마와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난 세상을 꿈꾸고 있었는데...
킹포석짱 |  2021-04-10 오후 7:09:03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어머님이 바로 부처님 이셧군요,  
영포인트 그 시절, 모든 우리 어머니들은
아니, 대부분의 우리 어머니들은
저희 어머님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내지 않았을까요?
영포인트 어머니는 좀 특별하시긴 하셨습니다.
집집마다 최소한 몇그루씩은 밀감나무 있었는데
큰비가 내린 후면
젖은 수건으로 밀감 잎 하나 하나 닦아주시던 분은 저희 어머님이 유일하셨습니
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집 밀감이 이웃집의 밀감보다는 더 윤기있고
더 커보이곤 했었답니다. ㅎㅎㅎ
⊙신인 |  2021-04-10 오후 8:05:4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어르신들이 남겨주신 정신적인 유산이 우리 세대에는 큰 자양분이었죠. 우리는 자식들에게 너
무 물질 위주로 베풀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결이 곧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선배
님의 결도 그리 단정하시군요!!💚💚💚💚💚  
영포인트 매년 여름이면 형제들 모여 여행을 갑니다.
팔순 다 되신 큰누님도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막내도
모여 앉아 밤새워 이야기하다 보면 지금도 어릴 적의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부모님 우리 키우실 때는 너무 힘드셨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많은 형제가
부모님이 남겨주신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 ♥♡♥♡♥♡♥ ~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