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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달의금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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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억 왕국 12
2021-04-09 오후 8:07 조회 706추천 6   프린트스크랩

다음 날, 사무실에 출근한 오 연희 사장은 어제 경기과에서 천 두만이 고객들과 벌인 추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몸이 힘들어 일요일에 집에 있었던 탓에 일이 벌어진 것을 알지 못했다가 경기과 업무일지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보고 마스터를 불러서 경위를 파악한 것이다.

그녀는 아연실색 했다.

모두가 팀을 무리하게 받은 천 사장 탓이었건만, 적반하장으로 그는 고객들에게 모욕감까지 안겨주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골프장 지분의 50%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 천 두만을 견제해야만 했다.

 

천 두만은 사장실에 들어오는 그녀를 보고도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오 연희도 무시하고 소파에 앉았다.

그렇지만 천 두만은 밖으로 나가려는 듯 문 쪽으로 몸이 향했다.

와서 앉아보세요!”

그녀의 말에 그는 반쯤 몸을 돌린 채 말했다.

몸도 안 좋다며 무엇 하러 자꾸 사무실에 나와!”

당신이 이런 식이니 내가 어떻게 편하게 집에 있겠어!”

뭐가 문젠데?”

그는 하는 수 없이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왜 손님들하고 싸워!”

그럼 그냥 둬? 경기과 사무실에서 떠들썩하게 컴플레인을 내서 다른 손님들이 방해 받고 있는데! 마스터나 경기과 놈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이야. 비싼 월급만 축내는 한심한 놈들.”

그는 오히려 자신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이라도 한 듯이 말했다.

지금 인터넷이 얼마나 난린 줄 알아?”

그래? 돈 안들이고 광고 잘 되고 있네. 그래봐야 며칠 안가. 신경 쓰지 마.”

참 당신은 답이 없구나!”

골프장 경영 나처럼만 잘 해보라고 그래!”

당신이 자꾸 그런 식이면 전문 경영인 영입해야 하겠어.”

 

오 연희는 지난번에 사용했던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때도 그는 자신의 50% 지분으로 회사를 나누자는 말에 펄쩍뛰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었다. 이번에는 천 두만과 자신이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겠다는 의도였다.

예상대로 그의 낯빛이 확 바뀌었다.

나도 지분 50%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서로 50%씩을 주장하면 회사는 쪼개진다는 거 몰라? 나는 그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말 함부로 하지 마. 나는 절대로 용납 못해!”

그러니까 제발 소란 좀 피우지 말라고!”

누가 나만 좋으라고 손님을 많이 받아?”

천 두만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게 소탐대실이잖아!”

나는 내 방식대로 경영해!”

그는 이 말 한마디를 내뱉고 휭하니 나가 버렸다.

오 연희는 오늘은 여기까지만 남편과 부딪히기로 했다.

몸에 힘이 빠져서 덜덜 떨렸다.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서둘러서 신경안정제를 먹었다.

그리고 라커 안에 있는 사우나로 향했다.

몸을 쉬게 해줘야만 했다.

 

천 두만은 아내의 경영 참여가 영 마뜩찮았다.

여자가 뭘 안다고 자꾸 나대는 거야

그는 박 기대만으로는 자신의 우군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박 기대의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조직의 관리 부분에서 자신을 든든하게 받쳐줄 사람이 더 필요했다.

회사운영 초기에는 정 하준의 도움이 무척 컸다.

그의 해박한 금융과 경영에 대한 지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전문 경영인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가 나이가 들어 건강이 나빠졌다고 핑계를 대서 거의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

천 두만은 아들 천 도진을 떠올렸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곧바로 군에 입대한 도진이가 곧 제대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도진이가 관리팀에 들어와서 자신에게 힘을 보태준다면 한결 회사경영이 수월해질 것이다.

아쉬운 점은 아내의 아들인 장 현민에 비하면 명민함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곁에 두고 아들을 키워나간다면, 분명히 제 몫은 해내주리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장 현민도 곧 졸업을 한다.

그의 아들이 회사로 들어온다면, 아내도 아들 장 현민을 회사에 들어오게 할 것이다.

천 두만은 그동안 아내의 자식들이나 자신의 자식들을 똑같은 사랑으로 키워왔다고 자신했다.

당연히 현민이도 회사로 들어와 역할을 하도록 해줄 것이다.

다만, 관리부서에는 도진이가 있어야만 하므로, 현민이는 영업부서나 예약부서 쪽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는 아들들에게는 어떤 역할이든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딸들은 달랐다.

굳이 딸들까지 회사로 들일 필요는 없었지만, 미진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그였다.

장 현아는 그런대로 미술계에서 나름의 위치를 점점 굳혀가고 있는 듯 보여 다행스러웠다.

4색각자라서 자라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으나, 대견스럽게 잘 극복해냈다.

천 미진은 도대체 세상일 그 무엇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그녀는 늘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살았다.

유학을 다녀온 뒤, 언론학을 전공한 탓에 회사의 홍보팀에서 일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를 계속 하라고 권해도 아무것에도 관심을 안보였다.

 

그녀는 옛날에 유학을 가기가 싫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오빠와 함께 아버지가 유학을 가라고 말했을 때 안가면 안 되느냐며 아버지에게 매달리며 울었다.

미국에는 현민이 오빠가 없어서 싫었다. 그녀는 그가 있는 한국이 더 좋았다.

구체적인 어떠한 것도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그냥 가기 싫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 할머니랑 온 가족이 서울에 가서 외식을 한 뒤로 현민 오빠가 자리를 잡아 버렸다.

밥을 먹고 애들끼리 PC방에 가서 놀 때부터 미진이의 눈은 한사코 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매일 시골 동네의 남자애들만 보던 미진의 눈에 깔끔하고 잘생긴 그는 지상 최고의 남자였다.

어린 그녀에게는 그가 오빠인 것이 무척 다행스러웠다.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어서였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녀에게 피한방울도 섞이지도 않은 그가 오빠라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감내해 내기 힘든 형벌이었다.

무슨 짓을 해봐도 마음에서 내보낼 수가 없는 존재가, 오빠라는 사람인 것은 그녀에게는 차라리 저주였다.

 

그녀는 오늘도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그곳에는 웃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민 오빠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음의 병이 자꾸만 깊어지고 있었다.

┃꼬릿글 쓰기
킹포석짱 |  2021-04-10 오전 1:22: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빠~~~ㅎㅎㅎ!  
⊙신인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은 도무지 대책이 없죠? ㅜㅜ
가는길에 |  2021-04-10 오전 5:32: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부부는 무촌 이라고도 합니다.
촌수보다 가깝지만 돌아서면 남 이겠지요.
천두만 오연희 부부에게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아보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가난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가정이 더 평화롭고 화목한것 같아요.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1-04-10 오전 10:36: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천두만]의 마지막이 비참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과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지막 모습이 당당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얼룩진 삶이었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노라고 외치는 [천두만]을 보고 싶습니다.
[천두만] 화이팅!!! ~ ♥♡♥♡♥♡♥ ~  
⊙신인 선배님은 일편단심이세요~~^^
저도 그런 천두만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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