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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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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備忘의 기록記錄 - 2
2021-03-26 오후 3:19 조회 1338추천 8   프린트스크랩

할머니는 우리더러 거미 같은 새끼들이라고 하셨다.
어미 거미는 새끼를 낳으면 자신의 피를 먹여 키운다고 하셨다.
피가 다 떨어지면
살을 뜯어 먹히고 결국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식이 자라는 것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피, 한 점의 살까지 다 내주고
어미 개미는 말라 비틀어진 껍데기로 남아
자신이 지은 집에 매달려 티끌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것 이라 하셨다.


-
아부지 가진 게 이것뿐이다. -
1학년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상경하는 나에게 아버님이 주신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방의 월세도 내야하고
학교 오가는 버스비도 있어야 하고
책도 몇 권사야 하고
쌀도 사야 하는데
아버님이 지갑 다 털어 건네신 돈으로는 보름 살기도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도 아버님 앞에서는 한마디 불평도 하지 못하고
아버님 외출하시고 난 후 어머니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이 돈으로는 방 월세 내고 책 몇 권사고 나면 보름도 못 살겠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엄마는 미안하다고 하셨다.

사루마다(치마 안에 입는 속바지)에 큼지막하게 덧대 만든 주머니에서
백 원짜리 동전 두 개를 꺼내 내 손에 쥐여 주시며 말씀하셨다.
-엄마 가진 게 이것뿐이다. -

아버님이 건네주신 만 원 남짓의 생활비,
어머니께서 빈 주머니 뒤져 쥐어주신 백동전 두 개,
그렇게 아버님과 어머님은 당신들이 가지신 모든 것을 나에게 주셨다.

제주에서 서울은 하룻길이었다.
건입동의 제주항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하는 가야호를 타고 목포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은 시간이고 부두의 허름한 여인숙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10시 태극호 기차를 타면 서울역에 내리는 시간은 오후 6.

제주에서 서울에 도착하는 24시간 내내
아버지가 지갑 다 비워 내 주신 지폐 몇 장과
엄마가 쥐어주신 백동전 두 개는 내 손에 쥐어져 있었고
24시간은
부모님께 마냥 떼쓰던 철부지 아이가
마냥 주고 싶어도
가진 게 없어 찢어지게 가슴 아파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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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  2021-03-26 오후 6:51:2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그리 살았습니다.
이번에는 생활비와 학비 얼마나 줘야 하느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다다익선입니다"라고 말
했다가 눈물이 쏙 빠지게 혼났었습니다. 다 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지만 더 줄것이 없
으셨던 아버지는 아마 그때 마음을 다치셨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말이
그렇게 혼나야 했던 말이었는지를,,,,  
영포인트 하하하~
한참을 웃었습니다.
저도 같은 말씀을 드렸다가 엄청나게 혼 난 경험이 있거든요.
아버지의 마음은 아버지가 되어보아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인가... 싶습니다.
⊙신인 하하하! 정말 그러신적이 있으세요?
뭔가 진한 동질성이 느껴져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픈,,, ㅠ
영포인트 [다다익선]
저도 꼭 그렇게 말씀드렸고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이 났습니다.]
없어 주지 못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철이 너무 없었던 겁니다.

할머니는 철없는 소리하는 우리에게 말하셨습니다.
[어른들은 하늘에 턱을 괴는데 아이들은 요강술에 턱을 괸다.]고...
소판돈이다 |  2021-04-02 오전 8:22:49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간만에 나작들어와 다독할려니 힙듭니더......잘.....  
영포인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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