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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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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전문학원
2009-06-10 오전 10:36 조회 10547추천 8   프린트|스크랩

 

        K시에 S로또전문학원이 들어선 것은 지난 1일이었다.

       개강을 축하하는 꽃다발이 학원 앞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이벤트 행사로  방문 고객에게  1천원짜리 로또복권을 무료 증정하고 학원 앞에서는 이벤트

    사에서 나온 치어걸이 음악에 맞춰 요란하게 춤을 추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S학원은 개강하기 이전부터 소문이 만발하여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도 그럴것이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과목이나 다른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라 로또복권에 관한 것이어서 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일간 신문지 안의 광고 전단지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놀라는 눈치였다.

       광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인생의 대박을 원하십니까? 저희 학원으로 오십시오. 누구나 환영합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누구라도 오세요.

         당신의 일주일을 행복으로 채워드립니다. 아니 평생 당신을 행복하게 해 드립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로또를 사면 당신의 행복은 계속됩니다.

     그러나 로또를 무작정 그냥 사보는 그런 행복은 변화가 없는 타성적인 행복입니다.

        그보다 더 참된 행복을 바라시면 저희 학원에 오십시오. 행복을 한아름 안겨드립니다. 야구도 규칙을 알고 보면 한층 더 묘미를 느낍니다. 저희 학원은 당신의 허전한 가슴을 짜릿한 행복으로 충전시켜 드릴 것입니다.

        결코 실망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저희 학원의 강사진은 로또에 3등이상 당첨된 경력을 가진 전문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또를 일회성의 행운이다, 또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사람들이 사보는 것이다 라는 말들을 아직도 하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회복지를 위해서 로또성금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습니까? 로또복권을 사는 것은 불우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성스러

     운 일입니다.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인정하여 판매하는 것을 사행성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로또를 남의 눈치보며 숨듯이 부끄럽게 사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선한 사람이 못됩니다. 남을 돕는 좋은 일을 부끄럽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남을 도우면 행복을 느껴야지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겨서는 안되겠지요. 오늘부터 로또복권을 사면 당당해지세요. 남을 도우면서 인생의 대박을 거

머쥐는 행운까지 누리세요.

        로또를 산다는 것은 하나의 노력이요 투자입니다. 일반증권도, 보험도 따지고 보면 투자입니다. 거액의 행운은 로또를 사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로또를 사지 않는 사람에게는 결코 행운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꾸준하게 희망을 갖고 사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옵니다. 인생에서 희망

이 없다면 참으로 암담할 것입니다. 로또는 이승에서 가장 강력한 희망입니다.  저승에서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가 믿는 절대자가 강력한 희망일 것입니다.

        죽어서, 내가 죽고 없는 가운데서 희망을 찾으시겠습니까?

        살아서, 살아있는 가운데서 구원의 등불을 찾으시겠습니까?

        로또는 지금 현재 살아 숨쉬는 우리 생활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활력소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누구라도 오세요.

        오는 그날 당신은 새로운 행복을 맛보실 것입니다.

        개강일자- 2009년 6월 1일

        S로또전문학원장 올림


        로또를 전문적으로 강의하고 적은 투자로 대박의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는 내용을 달변의 광고문구로 채우고 있었다.

        나는 광고를 읽고 나서 마음이 조금 움직이고 있었다.

        사실 연전에 직장을 퇴직하고 나서 별다른 할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로또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일었다.

        생각 끝에 결심을 한 나는 S학원에 가보기로 하였다. 

        학원 앞에는 예상 밖으로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화환에 둘러싸인 주위로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간이 무대에 선 치어걸들이 정말 신나는 모양

인지 엉덩이를 연신 흔들어대었다.

        학원 입구에는 ‘잘 오셨습니다. 당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로또는 신성한 학문입니다’ 라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산뜻한 양복을 입은 안내원이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먼저 학원 안을 두루 구경하였다. 3층 건물에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나는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층 현관 입구에 접수 안내실이 있고 그 양옆 복도 쪽으로 <행운의 여신방>, <행복의 쉼터>, <상담실>, <휴게실> 등이 있었고, 2층에는 강의실 전용이었다. 강의실마다 대박 몇호실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고 <숫자가 운명을 좌우합

니다>라는 부제가 붙어있었다.

      3층에는 <로또분석실>, <회원관리실>, <스포츠 토토>, <오늘의 운세>, <꿈풀이방> 까지 있었다.

      시설을 돌아본 나는 그동안 세상 돌아가는 일에 너무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TV만 켜놓고 뉴스 정도나 보고, 아침 저녁으로 아내와 함께 드라마

를 보다가 웃거나 눈물을 질질 짜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주 몇잔 먹고 정신이

나가 횡설수설하거나 노래방에서 되지도 않는 고함을 지르거나, 집으로 오다가 전봇대 옆에 오줌을 갈기거나, 그런 생활의 연속으로 일관하지 않았던가.

      숫자놀음을 연구하는 이런 전문학원이 생길때까지 나는 무엇을 하였던가.

     숫자놀음이 옛날 학교 다닐때 골치 아픈 수학시간때의 일만을 생각하고 망각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사행심을 조장하는 한낱 천박한 집단의 행태라고 치부

하지는 않았던가. 따지고 보면 고스톱도 그렇고 증권투자도 그렇지 않은가. 어느 순간의 대박을 노리는 심중을 갖고 있는 것은 같은 이치다.

       따라서 로또를 비난할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이런 학원이 생긴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여 이런 현대식 건

물을 지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실에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늦게나마 올바른 길을 찾은 것 같았다. 학원 입구의 문구처럼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나는 등록을 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접수실 앞에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 입구를 따라 도로변까지 뻗어있었다.

       축하 화환과 치어걸의 율동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가두 장터를 연상시켰다. 지나가던 사람과 차량들도 한번씩 멈추어 무슨 일인가 하고 관심을 보였다. 마치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줄서는 모양이었다. 요즘 아파트는 분양도

 잘 안된다던데. 분양 열기가 로또학원으로 분 것 같았다.

       사오십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 아줌마들도 보이고 육칠십대로 보이는 흰머리가 많은 사람도 보이고, 이십대 초반, 삼십대 청장년 가릴 것 없이 나이 불문

하고 줄을 섰다.

        그렇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명색이 학원인데. 숫자놀음을 배우겠다는, 국가적사업으로 성업중인 로또공부를 위해 등록을 하겠다는데 누가 말릴 것

이냐.

        나는 한시간을 기다려 등록을 마쳤다. 등록금은 월 7만원. 수강시간은 평일 오전반, 오후반. 주말반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나는 평일 오전반을 택했다.

     평일 오전반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였다. 강의는 한달 단위로 강의를 마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강의 책자는 기본으로 나왔고 간식은 자비로 학원내의 간이식당을 이용하면 되었다.

      개강 당일 등록을 마친 사람이 2백명에 가까웠다. 학원 측에서는 수용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더 이상 접수를 하지 않겠으니 양해해달라는 안내 멘트가 있었다. 미처 등록하지 못한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등록한 사람들은 각 강의실로 배당되었다.

        내가 배당된 방은 <대박 3호실>이었다. 정원이 30명인데 빈 자리가 없었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모양새가 가지각색이었다. 지정된 좌석은 아니었지만 들어오는 순서대로 앉고 싶은대로 그냥 앉았는데 어느 시장 바닥에서 모아 놓은 것처럼 다양한 옷차림과 얼굴들이 서로를 멀뚱거리며 바라보았다. 모두다

 부푼 기대를 갖고 대박의 꿈과 희망을 넘보고 있었다.

        그랬다. 그들은 세상의 각박한 삶에 지친 나머지 마지막 희망을 이 곳에 걸고 들어온 것이었다. 각자 다른 인생길을 걸어오다가 그들 모두가 염원했던 공

통분모를 발견한 것이었다. 삶에 찌들었던 그들의 얼굴에 조금씩 알 수 없는

미소같은 것이 번지고 있었다.

 

        잠시 후 강의실 문이 열리며 젊은 강사가 들어왔다. 두런거리던 소리가 중단되었다. 그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운을 떼었다.

         - 반갑습니다. 이 곳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하면서 인생 대박을 터뜨릴 강사 박철민이라고 합니다.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꾸벅 큰절을 올리듯이 인사를 하였다.

        - 오늘자로 개강을 했습니다만, 예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저희들도 놀랐습니다. 아마도 우리 S학원은 전국에서도, 아니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최초의 로또전문학원입니다. 우리 학원 이사진을 비롯한 강사들은 이 학원이

세워지기 몇 년전부터 뜻을 모아 준비를 해왔습니다.

        광고에서도 보신 바와 같이 우리 S학원의 임원들은 모두 로또 최상위권에 당첨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투자금액은 쉽게 모을 수 있었고 로또 공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무언가 베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했습니다.

       생각 끝에 우리는 로또전문학원을 설립해서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좌절과 고통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부지 선정과 건물 구조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강생들에게 강의할 교재 개발, 강사 선정 문제였습니다. 로또를

  하나의 학문으로 본다면 그에 걸맞는 교재 개발이 시급한 일이었습니다. 그래

서 우리는 몇 년전부터 은밀하게 수학게임 전문업체인 모연구소에 교재 개발

용역을 의뢰하여 교재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등록할 때 한권씩 나누어 준 교

재가 그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얼굴을 보니 제 마음이 기쁩니다. 왜냐하면, 진지하고 희망찬 모습이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밝은 미소와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부푼 꿈을 안고 힘차게 나아간다면

못이룰 것이 없습니다.

     인생 대박의 꿈. 그것은 꿈이 아니라,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꿈은 이루어지기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바로 여기 이 땅위에 선 우리 학원을 보세요. 꿈으로만 여겼던 로또 대박을 현실로 만든 곳입니다. 그리고 이 곳에 여러분이 들어온 것입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그 꿈을 내 손에 쥐기 위해서, 그 벅찬 로또 대박의 꿈을 우리 가족 모두에게 선사하기 위해서 여기 모인 것입니다.

     모든 공부는 시작이 반이라고 합니다. 로또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은 이미 로또 공부의 반을 마친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꿈을 반이나

이룬거나 같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매일 희망과 꿈을 버리지 말고 살도록 합시다.

     오늘은 이 정도로 인사 말씀을 드리고 내일부터 정식으로 공부하기로 하겠

습니다. 갖고 계신 교재는 집에서 시간 나는대로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강사의 말을 듣는 동안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말 참된 인생의 의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수강생들은 젊은 강사의 여운을 뒤로 남긴 채 진지하고 기쁜 얼굴로 하나 둘씩 학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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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처럼 |  2009-06-10 오전 10:52: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마흔 다섯개의 숫자 속에
희노애락이 걸려 있지
신기루에 홀려
작은 딱지 한장에
재미삼아 찍어보지만
운 좋으면 대박을 터뜨리고
인생역전도 가능하다네
고달픈 삶을 사는 서민들에게
소박한 꿈일 수도 있기에
이것 마저 접고 살기엔
세상이 너무 빡빡한 게 아닐까
오늘도 많은 사람들 줄지어 늘어서지
인생도 어차피 게임이라며,
돌아서서 꽝을 잡고
조또.....라고 투덜거릴 망정.
 
태평역 |  2009-06-10 오전 11:20: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과메기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자주뵙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바티즌 |  2009-06-10 오전 11:42:0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방갑습니다^^..또 한분의 나작 선배님 글을 접합니다..
과메기하면 구룡포죠..로또 이야기 잼납니다..
자주 뵐수있기를 희망합니다..건필하소서~
 
천원정석 |  2009-06-10 오후 6:47: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죄송하지만 이 얘기 진짭니까? 대학에서 전공 첫 시간에 배운게, 카드 5장으로 원페어부터 로열스트레이트플러시까지 나올 확률을 구하는 것이었죠. 결과요? 정확하게 끝발 순이죠. 로또 당첨 확률을 올린다는게 글쎄요. 풍수지리에 사주팔자 다 따지긴 하지만.  
팔공선달 |  2009-06-11 오전 2:39: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요즘은 시간이 안나시나 봅니다 ^^

흥미없는 로또지만 재밌게 봤읍니다
근데 일년에 서너번 사는 로또가 왜이리 아른 거리지요.? 후다닥 =3=3=3 ^^=  
당근돼지 |  2009-06-13 오전 7:50: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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