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과메기
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바둑에는 자살이 없다
2008-10-27 오전 6:19 조회 7736추천 10   프린트|스크랩

 

       자살(自殺)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을 말한다.

    바둑 용어의 자충(自充)은 자기가 놓은 돌로 자기의 수를 줄이는 것으로 스스로 한 행동이 자기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바둑에서의 자충을 자살과 비유할 수는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확연히 다른 것이다.

 

       신성한 바둑에서 자살이라는 끔찍한 일은 아예 허용되어 있지 않다.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목숨의 끝. 살아있는 숨의 마지막 힘이 끊어지는 지점. 삶의 마지막 지점.  야구에서 투수의 꽉찬 볼이 들어가 타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곳. 사람은 그곳에 수시로 발을 딛는다.

 

       그러나 바둑에서는 그곳에 발을 디딜수가 없다. 없도록 되어 있다. 스스로 목을 매는 일이 없다. 자신의 온몸을 사르는 분신같은 것이 없다. 음독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포위된 마지막 남은 한수에 돌을 놓을 수 없다. 그 곳에 돌을

    놓는다면 그것은 이미 바둑이 아니라 다른 종목일 것이다. 바둑의 규칙에는 없는 것이므로 바둑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자살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 죽음의 저쪽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답을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도피성으로 자살을 택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또다른 해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천원-하늘의 태양을 기점으로 우주를 관장하는 신성한 바둑에는 자살이라는 불길한 기운은 어디에도 찾을수가 없다.

       따라서 바둑둘줄 아는 사람 중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 이것은 통계적으로도 확인한 것이다.

 

       내가 면사무소 호적사무담당 하던 시절.

       각종 호적신고시에 신고서류에 인적사항을 적는 항목이 있었다. 그 중에 사망신고가 있는데 내가 관할하던 곳은 호적인구가 많아 사망신고 건수가 상당히 많았다. 호적인구가 10만명이 훨씬 넘었으니까.

       K시의 전체 인구가 10만이 조금 넘는데 1개면의 호적인구가 10만이 넘는다면 업무량이 제법 많은 편이었다. 호적인구란 주민등록상 인구와는 달리 본적을 둔 호적상 인구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본적 개념이 없어졌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 나는 호적신고에 나타난 각종 통계를 뽑아 군청에 보고하였는데, 사망신고서 기타란에 사망자의 생전 취미활동란을 추가하여 자체적으로 조사해보

    았다.

       사망자의 취미는 등산, 낚시, 운동, 우표모으기, 여행, 퍼즐, 독서, 영화감상, 음악감상, 장난감모으기, 서예, 수석, 조각, 고물수집 등등 가지각색이었다. 그러나 바둑을 취미로 쓴 것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통계수치에 바둑란을 아예 없애버리고 말았다.

 

       요즘은 각종 통계를 근거로 국가예산을 짠다고 한다.

       최근 들어 연예인 등 공인의 자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자살, 실연으로 인한 자살, 기타 사유로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 정부에서는 자살방지 대책까지 세운다고 한다. 

       이 기회에 바둑을 널리 보급하여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면 어떨까.

       권력의 실세에 있는 사람이 힘을 발휘하여 예산을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 것이다.

       유아원에서부터 바둑과목을 정규화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두뇌개발, 건전한 심성발달로 교육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바둑을 배우면 바둑 자체에 자살이라는 용어가 없으니까, 성장하면서 자살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 것이고 보다 더 넓은 안목으로 인생을 관조할 것이다.

 

      우리집 가훈은 ‘인생은 어떤 경우에도 버텨볼만한 가치가 있다’로 되어 있다.

    액자로 만들어 방에 걸어놓고 매일 수시로 눈길을 준다. 아이들도 그렇게 봐오며 자랐다. 별탈없이 잘 컸다. 옆길로 빠지지 않고 대체로 무난하게 성장해 왔

    다. 별다른 사고도 치지 않았다. 자신의 앞길은 스스로 진지하게 모색하며 나아갈 것이다.

       한시적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자신의 목숨을 끊는 자살만은 안된다.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야한다. 삶의 운전대를 조금만 틀면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 한 순간의 부주의로

    물속에 빠져 죽을 수는 없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여. 바둑을 배워라.

       바둑에는 자살이 없다.

 

 

 


┃꼬릿글 쓰기
당근돼지 |  2008-10-27 오전 7:25: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감사 합니다.  
과메기 고맙습니다.
태평역 |  2008-10-27 오전 8:43: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자살 ㅡ 아주 무가치한것입니다.
자살할 용기와 열정을 살아가는데 쏟아붓는다면 상황이 역전되어 행복으로 다가올것입니다.
또한 자살은 자신만 죽이는게 아니고 부모와 처자식을 죽이는 간접살인행위인것입니다.  
과메기 동감입니다. 고맙습니다.
고기뀐지 |  2008-10-27 오전 9:05:5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죽은 셈 치고 살면 되지 죽기는 왜 죽노? 과메기님 감사합니다.  
과메기 그렇지요. 고맙습니다.
바두기뿡 |  2008-10-27 오전 11:28: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자살하는 것들은 다 쥑여야 혀^^
ㅋㅋ 역설적인 독설이죠?
힘들어도 같이 사는게 행복한건디^^  
과메기 그렇습니다. 고마운말씀입니다.
youngpan |  2008-10-27 오전 11:39:5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죽을 용기로 산다!~ 멋져요.ㅎ  
과메기 고맙습니다.
boxtops |  2008-10-27 오후 1:29: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과메기님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한가지 의문사항이 있습니다.
1)호적상 사망신고서상 취미란에 바둑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없다 는 사실과
2)바둑을 취미로 하는 사람은 자살자가 없다 는 것은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만....
글의 취지를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단지 논리성에 근거하여 의문사항을 말씀드릴 뿐이니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과메기 재미있도록 쓴 픽션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고맙습니다.
AKARI |  2008-10-27 오후 2:11: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어떤 아름다운 글들 보다 더욱 아름다운 글이네요.....ㅠ.ㅠ.  
과메기 고맙습니다.
선비만석 |  2008-10-27 오후 9:38: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잉? 과메기님이 공직자이시구나.....반갑습니다.....이궁 ...저도 이제 퇴직이 올 12월이될지 내년 12월이 될지.....  
과메기 저는 얼마전 정년퇴직했습니다. 시간이 나서 글공부하고 있습니다.
팔공선달 |  2008-10-30 오전 7:08: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공.! 느즈뿟따...우짜꼬 주거뿌까...? =3=3=3=3 ^^:  
과메기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자룡일검 |  2008-10-30 오후 1:47: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참고로 중국식룰에는 자살이 있습니다. ^^ 착수 금지점에 놓으면 그 돌 혹은 돌들은 사석으로 들어내고 상대방에게 수순이 돌아옵니다. 손해가 없는 경우 (한 집을 보태줬지만 상대가 다시 가일수를 해야 하는 경우) 팻감이나 시간연장으로 쓰인답니다. 태클은 아니고 걍 생각이나서 ^^;  
트로터 |  2009-01-24 오전 10:42: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어제저녁에 애인하고 과메기 먹었는데 맛있더군요
포항 출신이신가 봐요
초등학교부터 바둑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 공감합니다. 내가 만일 초등학교에서 바둑을 정규과목으로 배웠더라면 지금쯤 프로가 되었을 텐데.........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