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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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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경연대회
2008-10-23 오전 11:19 조회 6836추천 7   프린트|스크랩

 

        H회사 사장 김영주는 유례없이 불어닥친 불경기를 타개할 궁리를 하고 있었다. 흑자경영 회사도 도산한다는 어이없는 보도에 그는 불안한 심리를 감출 수 없었다.

       직원들을 소집해서 토론하던 중에 한 직원이 내뱉은 말이 그의 귀를 사로잡았다.

        -요즘 사람들의 관심은 웰빙식품, 건강하고 장수하는 것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에 착안해서 장수식품 경연대회를 열면 타기업의 참석도 유도할 수 있고 우리 회사 제품도 덩달아 홍보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영주 사장은 무릎을 쳤다. 바로 그거야. 김사장은 제안을 한 직원의 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기로 하였다.


       o. 대회명칭 : 제1회 장수식품 경연대회

       o. 장    소 : K종합운동장앞 공터

       o. 주    최 : H탁주제조회사

       o. 기    간 : 00년 0월0일-0월0일

       o. 참가내용 : 장수식품류(상세한 내용은 별첨 안내서 참조)


       시행안을 마련하고 홍보 전략도 짰다. K시청의 협조아래 관내 읍면동을 통한 대시민 홍보와 지역신문에 광고까지 내었다. 관내의 식품관련 회사에도 참가 협조문을 발송하였다. 참가자는 일정액의 참가비를 내고 현장설치 및 철거까

지  자율적이면서도 깔끔한 위생규칙을 지킬 것을 당부하였다. 심사는 10여명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각 위원들이 작성한 평가서의 항목 평점을 총합하여  등위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접수를 받기 시작한 첫날, 별다른 반응이 없는가 싶더니 오후부터 신청자가 몰려들었다.

       사흘간의 접수기간이 끝난뒤 신청된 품목은 다양했다. 이 지방의 특산물인 마늘, 양파를 비롯하여 포도, 토마토, 시금치, 호두, 머루, 산수유, 양배추, 요구르트, 사과, 수박, 고추, 현미, 땅콩 등 수십가지였다. 그중에서 소주등 주류도 포함되었다.

       물론 H회사 제품인 막걸리도 빠지지 않았다. 사실 H회사의 막걸리는 예부터 명성이 있었는데 최근 경제불황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전 수년의 각고 끝에 새로운 맛을 개발하여 호평을 받고 있어 이 기회에 반전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접수된 품목중에 특이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바둑이었다. 누가 잘못 접수했는가 싶어 알아보니 참가비를 내고 정식으로 접수했다는 것이었다.

       김영주 사장은 자기도 대학 다닐때 바둑에 관심은 있었지만 사업관계로 바둑과는 좀 멀어진 상태였다. 한데 바둑이 식품 경연대회에 참가할 대상이 되는 건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건 그대로 받아주기로 하였다.


       경연대회 당일. 날이 밝았다. 

       K종합운동장앞 공터에는 이미 수십개의 천막이 들어선 주위로 맛있는 음식 냄새가 맴돌았다. 정식으로 신청한 천막보다 주변의 잡상인이 더 많은 것 같았다.

      K종합운동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경찰이 배치되어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

       천막마다 자신의 식품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바둑을 신청한 천막에는 처음엔 사람들의 발길이 없는가 싶더니 차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천막안에는 대여섯조의 바둑판에 젊은이와 노인들이 짝을 이루어 바둑을 두고 있었고 그 뒤로는 병풍이 둘러처져 있었다. 천막 앞에는 바둑부채를 비롯한 바둑용품, 그리고 새로이 개발했다는 바둑라면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한데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은 그 앞에서 선전하고 있는 젊은이였다. 아니 그는 사실 나이로 따지면 젊은이가 아니었다. 나이가 75세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젊은이로 보았다. 젊은이는 말하고 있었다.

       - 제 여기 주민등록증을 보세요. 1923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76세입니다. 제가 76세로 보입니까? 어디 가도 사십대 중반으로 봐요. 실제 나이를 말하면 모두 거짓말이라고 해요. 복장터질 일 아닙니까?  제 나이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사람들이 그걸 믿지 않으니 환장할 일이지요. 그러나 믿거나 말거나 저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제가 왜 이렇게 젊어졌는가? 그것은 바둑을 열심히 두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냥 건성으로 둔 것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 최선의 수를 찾아가면서 한판 한판 바둑을 두어왔습니다. 속임수, 꼼수, 악수를 최대한 피하고 좋은수만을 찾았습니다. 그게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책도 양서와 악서를 잘 구분해서 읽어야 하

듯이 바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구요. 좋은 생각을

하면 행동도 마음도 올바로 됩니다. 상대방을 잡아먹으려고만 하면 안되요. 잘못하면 자기가 잡아 먹히니까요.

       제가 왜 바둑을 권하느냐고요? 바둑이 바로 장수식품입니다. 제가 바로 증명하지 않습니까? 이 실물이 그대로 장수식품의 표징입니다. 물론 다른 식품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거의 다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몸속으로 들어가면 다 좋은 것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거의 다

더럽게 나옵니다.

      여러분, 몸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장수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택하지 않겠습니까? 굳이 먹고 싶다면 이 바둑라면을 드시면 됩니다. 이 라면은 순수한 국산 한약재로 만든 신상품입니다. 라면도 먹고 바둑을 입으로 먹는 것입니

다.

      여러분, 진정으로 장수하실려면 바둑을 배우세요. 저기 저 안에 바둑을 두고 있는 사람을 보세요. 바둑을 두면 시간을 초월하여 적어도 수십년은 뛰어 넘습니다. 머지 않아 개발중인 바둑막걸리도 여러분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김영주 사장이 그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이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천막 앞에 모인 사람도 사람이려니와 바둑막걸리까지 은연중 개발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심사결과였다.

       장수식품 경연대회 종합 1위. 바둑이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 H회사 막걸리는 다행히 3위를 차지하였다. 체면치레는 한 셈이었다. 오늘의 대회로

인해 H회사의 막걸리가 널리 홍보되는 성과를 올렸다. 참가자의 호응도 좋았고

예상외로 많은 참관객들이 와주어 더없이 뿌듯하였다. 참가자와 시민들은 매년

이런 행사를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김영주 사장은 막걸리의 또다른 더 높은 맛의 경지를 향해, 사람들의 장수를 위한 막걸리 개발에 주력할 것을 굳게 다짐하였다.

 

 

 

 


┃꼬릿글 쓰기
팔공선달 |  2008-10-23 오전 11:57: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에이 ~ 김영주 사장하고 합자회사를 건립하고 마치시징...^^; =3=3=3=3  
과메기 글쎄요. 생각해봄직하네요.
youngpan |  2008-10-23 오후 12:57: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선달님 일등이군요..바둑라면에 바둑 막걸리라.~~ 약간 억지성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 수긍할 수 있는 면도 있군요..근심을 잊어버리고 집중하면 뭐 딴짓 하는 것보다 낫겠죠..모랄까? 도박이나 술판보다는 나아 보이는군요..진정한 바둑의 맛을 구하는 분이라면 나아가 젊어질지도..  
팔공선달 나는 제목으로는 영판님인줄 아라서요 ^^
과메기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근돼지 |  2008-10-23 오후 8:08:1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신청된 품목에서 왜? .....당근은 빼셨나요 ㅎㅎㅎㅎ
 
과메기 품목이 워낙 많아서요. 당근도 들어있었을겁니다.
kwo3764 |  2008-10-23 오후 9:52: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싹이 싱싱한데요...거목으로 클라나?과맥선생 大吉  
과메기 과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저니 |  2008-10-24 오전 8:51: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에 열받으면 바둑열라면...신이 나면 바둑신나면..바둑에 취하면 바둑주...^^  
과메기 좋은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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