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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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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열차
2025-05-22 오전 10:38 조회 1681추천 5   프린트|스크랩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떠나야 하네

  예정된 시간표대로 떠나야 하네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사랑했지만 갈 길이 달랐다

  이별의 시간표대로 떠나야 했다

  달리는 차창에 비가 내리네

  그리움이 가슴을 적시네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추억이 나를 울리네 ···’

  만남과 이별의 아쉬움을 적절하게 표현한 대중가요 노랫말의 일부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인생을 비유한 것일 수도 있다.

  만남과 이별의 장소는 공항,  기차역,  버스터미널이 일반적인데 문득 바둑판도 그 범주에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둑돌이 꼬리를 물고 연이어져 있는 것이 흑백열차 같다.  그래 바둑

열차.  그 열차가 달려가는 곳은 어디일까. 승패가 걸린 게임이니 패자는 곧바로 내려야 한다. 정

해진 역도 없는 곳에. 달리는 기차간에서 뛰어내려야 할 지도 모른다. 승차할 때 산 차표는 유효

하지 않을 것이니까.  내린 다음엔?  다시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수 밖에. 한데 언제쯤 올지 모르

는 상황.  막막하다.  바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바둑열차는 생명줄이 아니던가. 열차

를 놓치면 방황이 시작된다.  두려움과 절망이 엄습한다.  그만큼 차표 한 장은 소중한 것이다.

   요즘은 기차를 자주 이용하는데 큰 도시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는 일이 적지 않아서다.  나이

가 들면서 자가용보다 기차를 이용하는 게 안전하고 편하다. 예전엔 줄을 서서 차표를 샀는데

지금은 모바일 앱으로 편리하게 사용한다.

    기차를 타기 전, 서성대는 역 대합실은 뭔가 모를 설레임을 자아낸다. 소풍 가는 것 보다 가기

전의 설레임이 더 즐겁게 느껴지는 것처럼. 인생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세상에 태어나 지구촌

에 잠시 머물다 어디론가 떠나가는 정거장 같은 것. 바둑도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차표를 샀으니 그 길을 가야 한다. 싫든 좋든 자신이 선택한 운명의 옷을 입었

다.  특이점은 차표를 산 두사람이 기관사가 되어 열차를 몰아야 한다는 것. 속도 조절은 두사람

에게 달렸다.  빨리 갈 것인가 느리게 갈 것인가. 종착역까지 갈 것인가 중간에서 내릴 것인가.

종착역은 어디쯤인지 알 수 없다.  끝도 모를 지점을 향해 가다가 쓰러져버릴 지 모른다.


  오늘도 나는 바둑열차표 한 장을 사 탑승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천원역이다. 그곳은 하늘로 가

는 환승역이다.  환승하려면 동승한 사람과의 의견이 일치되어야 한다.  그래야 열차가 설 테니

까.  한치의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그렇찮으면 무사통과해 버린다.  아니, 오히려 열차가 서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하늘로 가버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 아니던가.  이승에

서 영원히 바둑을 둘 수 없다는 두려움이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유한하듯 그런 욕

심은 접어야겠다.  좀 더 오래 오래 바둑 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천원역에 도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다행히 천원역을 통과하여 전국적으로 돌아다닌다. 바깥 풍경을 돌아볼 새

도 없이 철로 앞을 직시하며 한시도 긴장을 멈출 수 없다.  눈이 충혈되고 땀이 배어 나온다.  피

로에 지친 몸.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할 수 없다.  정신이 몽롱해지고 영혼이 이탈되

는 느낌이다.  몰려오는 졸음에 시야가 흐려진다.  위험천만한 질주.  감각이 무뎌지고 혼돈의 수

레바퀴에 전신을 맡긴다.  나도 모르게 아우성을 친다. … 나를, 나를 데려가다오. 저 멀리 어디

론가  데려가다오. 멀리 멀리 저 멀리 … . 이윽고 무아의 세계에 들어서며 서서히 감속한다 ….

   어느새 여행이 끝나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뜨거운 열탕 속을 빠져나온 것처럼 흠뻑 젖은 몸

매.  한기가 느껴진다.  후줄근해진 몸을 추스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한편으론 바둑열차를 다시

탈 수 있다는 기대와 뜻모를 기쁨이 샘솟는다.

   모바일 앱을 클릭해 내일 다시 탑승할 차표 한 장을 예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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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25-05-24 오전 11:03: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랜만입니다.^^
 
과메기 |  2025-05-24 오후 12:51: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네, 반갑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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