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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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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공 하나가...
2011-01-31 오전 11:02 조회 7467추천 5   프린트|스크랩



  어느 공설운동장에서였다.

  S면의 취미클럽 테니스 회원들이 테니스대회를 하고 있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타면 직원들을 초청하여 기념품과 우승컵도 마련해 놓고, 일반 관객들도 보는 앞에서 대회를 하자니 날도 괜찮고 먹을 것도 푸짐하게 마련되어 있어 정말 기분좋은 날이었다.

  간단한 예식을 치른 후, 경기가 곧 시작되었다. 게임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나갔다. 박수도 터져나오고 고함도 질러댔다. 나는 초보자와 게임을 잘 못하는 쪽으로 편성된 B조에 속해 있다가 게임을 하게 되었다.

  나는 A면장님과 한팀이었다. 몇차례의 게임이 박진감있게 펼쳐졌다. 내가 서비스를 넣었다. 오늘따라 서비스가 잘 들어갔다. 스코어가 듀스에 이르고 내가 서비스를 넣을 차례였다. 이번 게임을 따면 편하게 이길 수 있었기 때문에, 첫 번째 서비스 공을 자신감을 가지고 때렸다.
  그런데 아뿔사! 공이 앞쪽 네트 가까이 전진 위치에 서있던 면장님의 뒤통수를 맞힌 것이었다. 관객들이 까르르 웃었다. 면장님은 머리를 만지면서 멀뚱거렸다. 나는,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를 한 후 두 번째 서비스를 넣고 경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역전패를 당했다. 면장님의 기분이 좋지를 않은 것 같았다. 친선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승부가 갈라지는 입장에서는 지는 것보다 이기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 것이었다. 나도 기분이 좋지를 않았다. 면장님의 뒤통수를 친 것이 화근이었던지 사실 면장님이 그 뒤로 게임이 계속 잘 풀리지를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관객으로 초청받은 타면의 면장들이 이것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의외로, 엉뚱한 방향에서 그것은 불거지고 있었다. 그들은 사실, 스포츠에 별 흥미가 없는, 더구나 테니스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알려져있었고, 오늘은 A면장님이 음식 대접도 할 겸, 견학올 것을 요청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한데, 그들은 내가 테니스 공으로 A면장님의 뒤통수를 친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온 것이었다. 그것도 일반 관객이 보는 앞에서 그럴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면장 체통이 형편없이 구겨졌다는 것이었다. 감정이 있으면 말로 할 것이지 공으로 면장 뒤통수를 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기들이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화가 나고 괘씸한데 사람들이 뭐가 우습다고 웃는거야, 여러사람 앞에서 면장 체면이 뭐야 그기, 눈이라도 튀어나왔으며 어쩔뻔 했어, 내가 볼땐 고의가 분명해, 면장을 모욕한거야, 이대로 나둬선 면장들 권위가 서지를 안해, 징계 조치하도록 요청하겠어, 그것도 중징계를 주도록.

  이렇게해서 나는 얼마뒤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말단 면서기인 내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내가 지금껏 혼자 고독하게 살아 온 것처럼, 바람이 불면 날려가듯이 나는 그렇게 징계위원회에 호출되었다.

  위원들이 질문 공세를 폈다.
  왜 공으로 면장님의 뒤통수를 쳤느냐, 평소 감정이 있었느냐, 불만이 무엇인가, 서비스를 넣을 데가 없어서 면장님 뒤통수에 넣었느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 눈이 튀어 나왔으면 어떻게 할 뻔 했느냐, 그랬을 경우에 보상대책은 생각하고 있었느냐, 보험 들은 게 있느냐, 재산은 어느 정도 되느냐, 알아보니 돈도 모아 놓은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 데 벌로 면장님 뒤통수를 칠 수 있느냐, 배짱이 어느 정도 좋으냐, 겁대가리없이 그렇게 면장님을 칠 수 있느냐, 짧지 않은 거리에서 면장님 뒤통수를 맞히려면 상당한 연습을 했다고 보는데 서비스를 어느 정도 연습했느냐 등등이었다.

  나는 숨막히게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는 덜덜 떨고 있었다. 또 한사람이 대답할 것을 요구했다.

  “덜덜덜…저어…사실 저는요…말을 잘…못합니다…덜덜덜.”

  “벙어린가 그럼? 입이 열리는 거 보이 벙어리는 아닌 모양인데?”

  “덜덜덜…예…제가…입이 열리는 건…입에 뭐 먹을끼 들어갈 때 하고요…덜덜.”

  “그라고? 또 언제 입이 열리나?”

  “예…이장님하고 지도자님들 하고…선진지 견학갔을때…마이크가 제 앞에 와서 노래하라고 할 때…그때만 할 수 없이 열리고요…그 외는 자동적으로 닫힙니다.…덜덜덜.”

  “자동개폐기이긴 모양이지? 사람이 아니고?”

  “예? 아, 예, 그런 셈입니다…덜덜.”

  “오늘은 그래도 잘 지끼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보였다면 고맙습니다. 덜덜. 오늘같은 경우에는 할 수 없이 입이 열리는 경웁니다. 덜덜.”

  “그런데 떨기는 왜 그렇게 떠나?”

  “예…난생 처음 이런 곳에 서보니까, 낯설고 물설고 해서…놀러가서 버스간에서 조금 흔드는 증상이 비정상적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 자넨 진정 잘못을 인정못하겠다 이 말인가?”

  “그런게 아니라, 저는 단지…그날 A면장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면장님에게 고의적으로 그랬던 것은 아니고, 더구나 면장님의 명예를 훼손시겼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나의 주장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나의 떨림은 이미 사라지고, 분노로 바뀌었다가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테니스 공같은 노란 빛줄기 하나가 현기증을 일으키며 나의 시야를 가르고 지나갔다. 그것은 또 누구를 향하여 어디로 날아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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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비 |  2011-01-31 오후 3:40: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의미심장한 글 이네요. 잘읽었습니다.  
江湖千秋 |  2011-02-01 오전 12:16: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ㅋㅋㅋ정말 골때린 시합의 골지지는 사연이네요..
전에 야구할 때 저도 본의와 달리 공으로 자꾸 사람몸을 맞추게 되어 난감했던 적이..  
난빈삼각 |  2011-02-01 오전 1:05: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뒥일 면장넘들...
김엔드짱 로펌 전관예우변호사 줄만 있었어도 면장넘들을 깔아 뭉게는건데....애석하요...  
一圓 |  2011-02-01 오전 10:55: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웃다가 화나다가...할수 있다면 뒤통수에 한방 더 먹이고 싶은데...잘 읽고 갑니다  
팔공선달 |  2011-02-01 오후 2:15:4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뭔가 항상 여운과 메세지를...^^*  
엄지자매 |  2011-02-01 오후 9:07: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옛 생각나게 하는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40여년전에 시골면단위에서 테니스 했는디 그때는 면장뿐아니라 시골유지들 나하고 상대편되는것을 무서버했지요^^ 저는 뒷쪽보다 앞족을 마니 때렸거든요^^ㅎㅎ 실력이 안되서^^ 요즘은 가끔 큰대회가서 얻어터질땐 왜이리 아픈지~! 업보인가 봐요^^  
당근돼지 |  2011-02-02 오전 6:29: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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